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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명수' 어쩌라고…'배달의 민족' 할인쿠폰 살포



전북

    '배달의 명수' 어쩌라고…'배달의 민족' 할인쿠폰 살포

    프렌차이즈 카페 사장 "하루 한 두 건 주문"
    '배달의 민족' 할인쿠폰에 고객들 쏠리기도
    수수료·광고료 제로 '배명' 가맹점 728곳↑
    지역상품권 10% 할인 효과로 그나마 버텨
    청와대 청원 등장·지자체마다 배달앱 관심

    전북 군산에서 모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씨가 '배달의 민족'의 할인쿠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군산에서 개발된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가 수수료·광고료 제로화에 나서며 소상공인에게 환영받고 있지만, 상당수 프렌차이즈 가맹점에서는 '배달의 민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려나 정책이 반감될 위기에 놓였다.

    상인들에게 수수료율을 높인 '배달의 민족'이 할인쿠폰까지 살포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공공 배달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군산지역 상권에선 "앞으로 배달의 민족의 쿠폰 공세가 얼마나 공공 배달앱을 위협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6천원 할인쿠폰' 뿌리는 '배민'

    "우리는 기껏해야 1천원 정도 할인을 해주는데 3천원짜리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는 배달앱이 있다면 어디서 주문하시겠어요?"

    지난 6일 전북 군산에서 모 프렌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A씨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그러면서 A씨는 '배달의 민족' 앱을 보여줬다.

    앱 메인 상단에는 '3천원 햄버거 할인 쿠폰'과 '4천원 빵집 할인쿠폰', '3천원 카페 할인쿠폰' 등이 보였다.

    배달의 민족에 소개된 할인쿠폰. (사진= 배달의 민족 캡쳐)

     

    50개 브랜드에서 최대 6천원 할인되는 쿠폰도 소개됐다. 이날부터 5일간은 특정 지불 결제 방식을 이용하면 하루종일 2천원 할인 쿠폰을 쓸 수 있었다.

    A씨는 "배달의 민족과 프렌차이즈 본사가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힘든 '배달의 명수'는 '배달의 민족'으로 향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막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번에 A씨 매출에서 표가 났다. 지난 5일 '배달의 명수'로 들어온 배달이 단 2건에 불과했다. 배달의 민족은 22건이었다.

    A씨는 "'배달의 명수' 주문 알림음인 '명수야 홈런'이 하루에 1~2번꼴로 들리는 편"이라며 "이마저도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이 빠진 부분을 1천원 할인으로 전환한 것인데 '배달의 민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달의 명수' 수수료 제로 효과 반감 우려

    논란은 '배달의 민족'이 이달 1일부터 오픈 서비스의 수수료율 올리면서 시작됐다. 오픈 서비스는 앱 상단에 업체를 노출하는 광고 방식이다.

    A씨는 지난달 31일 '배달의 민족'을 통해 11만5천원의 매출을 보였고 이 중 1천989원이 '오픈서비스'의 비용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수수료율이 인상된 뒤인 지난 5일 매출 21만9천원 중 9천694원이 '배달의 민족'의 오픈 서비스 비용으로 분류됐다. 불과 5일 만에 수수료율이 1.7%에서 4.4%로 2.7%P 증가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배달의 민족' 측은 4월 수수료 절반을 감면하고 새로운 요금 체계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군산의 한 프렌차이즈 카페의 '배달의 민족', 불과 5일 만에 수수료율이 1.7%에서 4.4%로 2.7%P 증가했다. (사진= 남승현 기자)

     


    반면 '배달의 명수'는 수수료·광고료가 전혀 없다.

    군산에서 배달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아직까지 '배달의 민족'으로 들어오는 주문이 더 많지만 '배달의 명수'의 덕을 보고 있다"며 "수수료와 광고료 부담이 줄어든 만큼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배달의 민족'과 '배달의 명수' 중 '배달의 명수'에만 2천원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B씨 업체는 '배달의 민족'에서 할인쿠폰이 없다는 점에서 A씨와 차이가 있다.

    카드수수료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배달의 명수' 가맹점이 지난 5일 기준 728곳까지 늘었다. 이중 410곳은 운영을 하고 있고 318곳은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공식 운영된 지난달 13일부터 5일까지 2만3549명이 6천937건을 주문해 1억 6천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에는 상품권이 4천336건(62.5%)으로 월등히 높았다. 이어 카드 2천304건(33.2%), 현금 297건(4.3%) 순이었다.

    이는 지역상품권인 '군산사랑상품권'를 통한 할인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산시는 이달부터 6월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군산사랑상품권'을 1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 할인율이 '배달의 민족' 할인쿠폰을 방어하고 있었던 셈이다.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한 '역전의 명수'

    '배달의 명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다.

    이 지사는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경기도판 '배달의 명수' 개발을 지시했다.

    7일엔 경기도 성남시청 직원이 '배달의 명수'를 배우기 위해 군산시청을 찾을 계획이다.

    이에 강임준 군산시장은 "전국 어디든 ‘배달의 명수’라는 이름의 앱을 사용하고 싶다면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사용하라”고 화답했다.
    군산의 모 카페 주문대에 '배달의 명수'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이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에선 군산의 '배달의 명수'처럼 우리 지역도 공공 배달앱을 만들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해당 게시글에는 7일 현재 2862명이 동의했다.

    군산시청 이종혁 소상공인지원과장은 "'배달의 명수'가 수수료·광고료가 없다고 알려지면서 소상공인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지역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점을 고려한다면 시민들이 보다 더 많이 애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달의 명수'는 애초 종합쇼핑몰을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라며 "배달앱의 기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배달을 이용하는 다른 업종을 비롯해 숙박 등과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전국 고교 야구경기에서 매년 연달아 9회에 드라마틱한 역전 승리를 펼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팀.

    군산의 공공배달 앱 '배달의 명수'가 '배달의 민족'을 상대로 또 한 번의 '역전 드라마'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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