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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내 이름은 김삼순''의 현진헌…. 그런 이름보다 ''삼식이''이라는 애칭이 잘 어울렸다. 2005년 여성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삼식이'' 캐럭터를 영화로 옮긴 ''백만장자의 첫사랑''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리나 ''삼식이''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한 ''백만장자의 첫사랑''이나 ''눈의 여왕'' 모두 주목 받지 못했다. ''삼식이''의 성공은 ''삼식이''의 성공이었을 뿐 현빈의 성공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은 현빈이라는 배우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다. 대본을 집필한 노희경 작가가 "현빈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믿었고 그의 연기에 120% 만족한다"고 말할 정도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브라운관 속 현빈은 한층 물 오른 연기로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평범한 일상을 연기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게다가 극 중 지오라는 인물은 저보다 7-8살은 많은 역할이거든요. 노작가님이 칭찬을 많이 하셨다고 하는데 아마 제가 캐스팅되고 나서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웃음)"
극 중 송혜교가 연기했던 준영과의 애정신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지오-준영의 데이트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 화제였다. 하긴 현빈, 송혜교라는 선남선녀가 만났으니 그림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유난히 송혜교 씨와의 데이트 장면에 입맞춤 장면이 많았어요. 하지만 만약 실제 상황이라면 준영이 같은 여자 안보죠. (웃음) 물론 지오가 좀 심하게 대한 것도 있지만 남자 입장도 무시 못할 것 같아요. 제 실제 이상형이요? 준영이보다는 연희(차수연)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 저조한 시청률, 전문직 드라마의 어려움 [BestNocut_R]
''그들이 사는 세상''은 노희경, 표민수, 현빈, 송혜교의 만남만으로 관심거리였다. 게다가 방송가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반기 화제작이었던 ''온에어''와 여러모로 비교를 당했다.
"많은 분들이 제게 왜 이렇게 시청률이 저조하냐고 묻더라고요. 제 주변 분들은 다 보거든요. 시청률이란 게 잘 나오면 좋지만 예전처럼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현빈은 시청률 저조원인으로 전문직 드라마의 어려움을 꼽았다. 방송가를 다룬 작품이다 보니 의학드라마처럼 용어가 낯설게 되고 자연히 시청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
"가만 보니까 저희 드라마는 어른들이 잘 안 보셨던 것 같아요. 전에 주변 분들이랑 얘기하다보니 ''단막''이라는 단어를 모르시더라고요.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A팀, B팀, 풀샷같은 용어들도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어른들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찾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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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사세''는 좋은 수업같은 작품비록 시청률은 기대이하였지만 ''그사세''가 현빈에게 드리워진 ''김삼순''의 그늘을 벗겨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이제 더 이상 현빈을 보며 ''삼식이''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좋은 수업을 들은 기분이에요. 좋은 선생님, 학우들과 재미있게 한 학기를 마친 기분입니다."
현빈은 이제 새로운 작품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드라마로 만들어질 곽경택 감독의 ''친구''에 캐스팅 된 것. 현빈은 장동건이 과거 연기했던 동수 역에 도전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친구''는 ''그사세''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 기대가 큽니다. 2009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