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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범죄수익' 수십억…가상화폐 몰수할까



사회 일반

    조주빈 '범죄수익' 수십억…가상화폐 몰수할까

    '박사' 조주빈, 가상화폐 통해 범죄수익 벌어들여
    가상화폐도 경제적 가치 인정되는 '재산' 해당…대법원 판례도
    전문가 "조씨 범죄 '중대범죄'에 속해 몰수 가능할 것"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의 유료회원들로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조주빈(25)이 거래에 이용한 가상화폐를 몰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압수된 1억3천만원의 현금 외에 최대 수십억원에 이르는 자금 흐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우선 조씨에게 가입비 등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상화폐를 보낸 유료회원들의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 내역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13일 '빗썸·업비트·코인원' 등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와 지난 19일 가상화폐 대행업체 '베스트코인'을 압수수색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지난 21일에는 다른 가상화폐 대행업체 '비트프록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조씨에게 가상화폐를 입금한 이용자들을 역추적하면 회원들의 신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수위별로 나뉜 유료 대화방을 운영하며 가입비와 후원금 명목으로 일정액의 가상화폐를 받은 뒤 회원을 입장시켜 성 착취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조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범죄 수익으로 추정되는 현금 1억3천만원을 압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씨의 가상화폐 지갑에서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자금 흐름이 포착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겨레'가 블록체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함께 문제의 지갑을 추적한 결과 모두 513개의 지갑으로부터 최대 32억원에 이르는 8825이더가 입금됐다고 한다.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비롯해 수많은 여성의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25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렇다면 조씨가 유료 회원들로부터 받은 가상화폐는 국가가 몰수할 수 있을까.

    법조계에선 법정화폐가 아닌 가상화폐라고 해도 범죄 수익이 확실하다면 충분히 몰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상화폐도 경제적 교환가치가 있는 재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5월 대법원은 음란물 사이트 운영으로 비트코인을 취득한 사건에서 가상화폐를 몰수하라고 판결했다. 가상화폐를 법률상 재산으로 인정해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국내 첫 사례이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해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고,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구체적으로 시행령에 따르면 은닉 재산이란 몰수∙추징의 판결이 확정된 자가 은닉한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말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 취지 및 법률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일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해 취득한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정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음란물유포죄와 도박개장방조죄로 벌어들인 비트코인을 특정해 몰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특히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피고인은 음란물 유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사진과 영상을 이용하는 이용자 및 이 사건 음란사이트에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대가로 지급받아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판결에 비춰보면 조씨가 성 착취물을 제공하고 얻은 가상화폐도 몰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씨가 위반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음란물제작∙배포 등)과 정보통신망법 등의 범죄도 모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의 '중대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이후 송영훈 변호사는 "조씨가 범죄수익으로 얻은 가상화폐도 몰수 대상이 된다고 본다"며 "대법원 판례가 나왔던 사안도 음란물 유포와 관련한 범죄였다. 당시 수사기관은 기소를 하면서 음란물유포죄 위반 등을 통해 얻은 비트코인이라고 특정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범죄수익으로 얻은 재산이라고 특정되면 가상화폐도 몰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이어 "가상화폐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면 가상화폐를 송금받은 내역이 다 나올 것"이라며 "그 내역을 통해 박사방에서 가상화폐를 대가로 지급한 회원들과 그들로부터 가상화폐를 받은 내용이 특정되기 때문에 충분히 몰수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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