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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관련됐다고 워싱턴포스트에 제보했던 ''딥 스로트'' (Deep Throat) 전 CIA요원 마크 펠트(William Mark Felt)가 95세를 일기로 숨졌다.
펠트의 가족들은 몇 개월동안 심장 질환을 앓아온 펠트가 현지시각으로 18일 울형성 심부전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펠트는 1972년 6월 워싱턴 D. C.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를 도청한 워터게이트 사건에 닉슨 당시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워싱턴포스트에 제보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는 ''딥 쓰로트''의 도움을 받아 닉슨 행정부의 치부를 폭로하는 여러 편의 기사를 썼다.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은 결국 사임했다.
2005년에 전 FBI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는 자신이 제보자(Deep Throat)임을 공식 확인했다. ''딥 스로트''가 누구였는지는 지난 30여년간 미국 정치계 및 언론계 최대의 수수께끼였으며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기자는 ''딥 스로트''가 죽기 전에는 그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겠다고 주장해왔으나, 2005년 5월 31일 당시 91세였던 마크 펠트가 미국의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딥 스로트''임을 밝혔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그리고 당시 편집국장이던 밴 브래들리도 그가 제보자임을 확인했다.
마크 펠트의 확인 이후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마크 펠트가 직무를 위반했다고 비난한 반면 일부에서는 부정행위에 경종을 울린 영웅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정보요원이 직무로 얻은 비밀을 무덤에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2006년에 발행된 회고록에서 펠트는 자신을 백악관의 탈선을 좌절시킨 론 레인져(Lone Ranger, 미국 TV 서부극의 주인공으로 사람들을 돕는 외로운 의인을 말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