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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는 수사가 안됩니다" 조주빈 조롱에 "박사님은 영웅"…조폭 방불



사건/사고

    [단독] "국가는 수사가 안됩니다" 조주빈 조롱에 "박사님은 영웅"…조폭 방불

    조주빈, 과거 박사방 언론 통해 드러나자 "보도될 때마다 추가 피해자 만들 것"
    실제 보도때마다 새로운 피해자 영상 올려…'철저한 보복' 모습 보여줘
    '구경꾼·관전자·명령자·직원'으로 나눠 회원 관리…"조직적 관리"
    이들은 박사 마음에 들기 위해 '미션' 수행…성착취물 홍보 등
    일부는 '직원'돼 피해자 미행·미성년자 성폭행 등 오프라인 행동도

    박사방 안에는 수많은 조주빈(24)이 존재한다. 그 세계는 혼자 만들어 간 것이 아니다. 조씨가 피해 여성들을 협박하고 착취할 때, 돈을 주며 부추기거나 유도한 수만명의 박사방 회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박사방의 운영 형태는 '조직폭력배'와 꼭 닮아 있다. 그들은 방에 계속 남아 있기 위해 조씨가 지시하는 여러 미션을 수행했다. 말을 잘 듣는 이들은 '직원'이라 불리며 조씨의 각종 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지시에 따라 미성년자를 성폭행 하기도 했다.

    조씨는 방을 수시로 폭파하고 재생성하는 과정을 통해 절대 충성하는 사람들만 남도록 만들었고, "절대 잡히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언론에 의해 박사방이 드러나자 오히려 "보도할 때마다 피해자를 추가하겠다"며 새로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피해자가 외부에 알리지 못하도록 철저히 '보복'한 것이다.

    박사 조주빈이 자신은 절대 잡히지 않는다며 호언장담하는 모습.(사진=독자 제공)

     

    ◇ '충성' 회원만 남자 조씨 "절대 잡을 수 없다" 장담…언론 보도에는 '보복'까지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9월쯤 텔레그램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박사' 조주빈은 무료 홍보방과 함께 단계별 유료방을 운영했다. 유료방은 금액별로 성착취 정도가 다른 영상들이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유료방에 들어 온 회원들을 철저하게 단속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내쫓아 버리거나, 방을 폭파하고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배제해버렸다. 이를 통해 충성도가 높은 회원들만 유료 대화방에 남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조씨는 "자신은 절대 잡을 수 없다"며 호언 장담을 하기도 했다.
    조주빈이 '박사방'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박사방에 새로운 피해자 영상을 올린 모습(사진=독자 제공)

     


    그는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인 이달 초까지도 "박사는 비겁합니다. 절대 안 잡힐 환경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는 겁니다", "언론·수사관 다 잘 들으라 이겁니다. 보지 못했던 자료들을 푸는 만큼 철저합니다. 내가 있는 국가는 수사가 안됩니다" 는 등의 글을 올리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조씨는 일부 언론에서 박사방에 관한 추적 기사를 보도하자, 새로운 피해자의 영상을 올리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그는 지난달 19일 "OOOOO의 활동이 보고되는 족족 새로운 노예 공개한다. XXX는 △△ 방송에 대한 보답으로 공개하게 됐음을 공표한다"며 박사방을 추적하는 언론과 수사기관을 조롱하며 영상을 추가로 올렸다. 자신을 건드리면 철저하게 '보복'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박사 조주빈이 대화방에서 회원들에게 '미션'을 요구하고, 회원들은 박사를 호응하는 모습(사진=독자 제공)

     

    ◇ 박사방 회원들, 박사에게 잘 보이려 '범죄 미션'도 서슴치 않아

    조씨는 회원들을 '구경꾼', '관전자', '명령자', '직원'으로 나눠 관리했다.

    '구경꾼'은 박사가 제시하는 미션(프로필 바꾸기, 홍보하기)을 충실히 수행하기만 해도 될 수 있다. 이들은 직접 조씨가 공유하는 성착취물 영상을 볼 수는 없지만, 그에 파생하는 사진이나 유료방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관전자'는 직접 돈을 내고 유료방에 입장한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은 눈으로 보는 것만 가능하고, 채팅은 불가하다. 여기에 더해 피해 여성들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명령자'가 되고 싶으면, 조씨에게 '새끼손가락과 얼굴 사진'을 보여주는 등 신분 인증을 해야 한다.

    이들 중 특히 조씨의 명령을 잘 듣는 회원들은 '직원'이라 불리며 그의 심복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박사방 운영, 성착취물 유포, 자금세탁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미행하거나 미성년 피해자를 성폭행하는 등 오프라인에서 행동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직원'이 되기 위해 조씨 지시를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사 조주빈은 자신에 충성하는 회원들이 많아지자 점점 유료 대화방을 세분화하기 시작했다.(사진=독자 제공)

     

    시간이 지날수록 충성도가 높은 회원들 위주로 남게 됐다. 그러자 조씨는 점차 유료 대화방을 세분화하기 시작했고, 가격 또한 올렸다.

    기존 자료들만 모아 놓은 '자료방', 피해 여성의 이름을 따서 만든 'OO방', 피해자를 실시간으로 성착취하는 '실시간방' 등 다양한 방이 만들어졌고, 폭파됐다.

    조씨가 경찰에 붙잡히기 전 마지막에 운영했던 방은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내야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 전문가 "조주빈, 앞서 '갓갓', '와치맨' 사라지는 모습 보며 조직화 학습했을 것"

    드러난 박사방의 실체는 '조직폭력배'와 다를 바 없었다. 피해자의 약점을 잡아 협박을 이어가면서 이를 통해 이득을 노리는 것은 물론, 회원들 또한 조직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그들의 약점을 잡아 이를 철저히 이용했기 때문이다.

    텔레그램 성범죄 내부고발자인 김재수(25·가명)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원으로 활동한 사람들은 박사에게 신분을 인증했다가 이를 빌미로 협박당해 직원화 된 경우도 있다"고 증언했다.

    현재 경찰이 붙잡은 조씨의 공범 중에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인 이중적인 지위에 놓인 사람도 1명 있는 상황이다.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박사방은 조직폭력배가 운영되는 방식과 유사하다"면서 "조주빈이 앞서 N번방의 '갓갓'이나 이를 물려 받은 '와치맨' 등이 사라지고 조직이 와해되는 것을 보면서 비밀 조직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학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추적 등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회원들을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점을 느낀 것 같다. 비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회원들한테 긴장감을 부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박사가 머리가 좋다. 집단성을 강화하기 위해 절차를 만들어놓고, 이를 통해 안전하다는 느낌을 부여했다"면서 "집단의 가장 중요한 것이 충성인데, 어떤 조건 등을 내세움으로 인해서 조직의 응집력은 커지고 배신을 못 하게 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법무부는 박사방 내에서의 범행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통상 조직폭력배나 보이스피싱 조직원 등에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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