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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민병두 의원의 위선과 책임감



칼럼

    [칼럼]민병두 의원의 위선과 책임감

    [김규완 칼럼]

    2년 전 미투 당시 의원직 사퇴 승부수
    믿지못할 정치인의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꼼수
    두 달 만에 의원직 복귀, 회개의 시간이 아닌 위선의 시간
    4.15총선 컷오프되자 탈당,무소속 출마 선언
    선출직의 무책임한 행동은 폭력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치권에는 정치인들의 3가지를 믿지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정치인의 단식투쟁과 삭발투쟁 의지, 그리고 의원직 사퇴의 진정성이 그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단식투쟁 해서 숨진 정치인이 한 명도 없고 삭발한 머리는 곧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

    의원직 사퇴 역시,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한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컷오프됐다. 그러자 15일, 탈당해 4.15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민 의원은 2018년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이른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당사자가 됐다.

    3선인 민병두 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곧바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민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의원직까지 사퇴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반응과 함께 민병두 의원의 진정성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아니나다를까,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는 위의 3가지 밀지말아야 할 정치인의 행동 3가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병두 의원은 불과 두 달 만에 의원직에 복귀했다. 지역구민의 탄원서가 있었고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쳤다는 명분을 제시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당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잠잠해지마 은근슬쩍 의원직에 복귀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못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의원직 사퇴와 번복이 이루어지는 불과 두 달의 시간은 회개의 기간이 아니라 위선의 시간이었을 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는 최근 민 의원의 공천 컷오프와 무소속 출마의 과정이 충분히 뒷받침한다.

    민 의원은 "저를 주저앉게 하는 힘도 일어서게 하는 힘도 유권자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천과정도 유권자의 힘이라는 것을 민 의원은 간과하고 있다.

    자신을 복귀시킨 당이 이번에는 컷오프한 뜻은 거부하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2년 전 자신의 의원직 사퇴가 쇼가 아닌 진정성에서 비롯됐다면 차라리 이번 총선에 불출마로 증명해보였어야 했다.

    중요한 것은 선출직 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이다. 그토록 유권자의 뜻을 중시한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의원직 사퇴라는 지키지못할 무책임한 행동으로 대응했다.

    더 나아가 이번에는 억울한 컷오프 피해자를 자처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모든 정치인들에 대한 희화화에 한 술 더 보태는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선출직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주머니 속 공기돌 정도로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것은 무책임이 아니라 폭력이다. 선출직이기 때문에 유권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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