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트럼프, 유럽 하늘길 끊고도 한국만 열외…왜?



미국/중남미

    트럼프, 유럽 하늘길 끊고도 한국만 열외…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의 하늘길을 끊어버리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13일 자정부터 30일간 유럽으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여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 자신 유럽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유럽과 미국간 왕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결정은 어떻게 해서 나왔을까?

    우선, 미국의 자체 방역만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묶어놓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담화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럽 ​연합(EU)은 동일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중국 및 기타 핫스팟에서의 여행을 제한하지 않아 미국의 많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클러스터가 유럽 여행자들에 의해 생겨났다"

    'EU가 동일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은, 미국처럼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발동하거나 코로나 유행 국가로 여행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걸 말한다.

    이날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독일 국민 60~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고 자기 고백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유럽이라는 뒷문을 단속하지 않고서는 미국내 코로나 유행을 절대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다음으로 정치적인 고려가 개입됐을 개연성이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초반 중국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외에는 이렇다 할 대응노력이 없었다는 비판도 그 중에 하나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된 현장 시찰을 하면서도 자신의 선거 구호(미국을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가 새겨진 빨간색 모자를 쓴 것도 그렇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이를 놓고도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 개인의 선거 운동에 매달리고 있다는 손가락질을 보냈던 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이날 '팬데믹' 선언은 트럼프 자신의 안이한 인식이 틀렸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이날 미국 주요 증시가 5% 안팎의 대폭락세를 보인 것과, 미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천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그를 번민케 했을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로서는 이 모든 책임 국면을 전환시킬 강력한 반전카드가 절실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에 대한 전격적인 봉쇄카드는 유럽이라는 공공의 적을 새로 만들어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영국 엑서터 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이런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은 입국 금지 국가 리스트에서 열외시켰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 "한국에 대해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면 현재 한국에 가해진 (미국인들의 여행) 제한을 재평가해 가능한 조기 해제(opening)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이라는 선진국들 연합체에 대해서는 통째로 입국 금지를 조치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현재 취해진 '미국인들'에 대한 한국 여행 금지 조치도 상황이 개선되면 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가의 고위 인사는 "한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급격하게 줄고 있고, 한국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미국내 칭찬이 워낙 많다보니 그런 결정이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도 미국 하원 관리개혁위원회의 코로나사태 청문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의 코로나사태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주를 이뤘다.

    관리개혁위원회 위원장인 캐롤라인 맬로니 의원은 "나는 정말 한국에 가서 50개에 이르는 이동식 검사소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와 관련해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를 소재로 한 최근 일련의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는 한국을 모범 사례로 평가하는 일을 너무 자주 목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특별 대우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미국 조야의 면밀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