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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떠오른 '의사' 안철수, 중도 공간 넓힐까



국회/정당

    대구서 떠오른 '의사' 안철수, 중도 공간 넓힐까

    호남서 무너지던 국민의당 주가 상승
    단숨에 지지율 3배 오르며 정의당 제쳐
    보여주기 논란? 현장선 "사람 달라보여"
    보건복지부, 안철수 '의사 면허' 확인
    "朴 옥중정치 호재" VS "지속 어려워"

    지난 2일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서 찍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의당이 기사회생하고 있다.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에서 무너지는 듯했지만 안철수 대표가 대구에서 코로나19 진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뒤 주가가 뛰는 모습이다.

    때맞춰 공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편지 공개로 미래통합당이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가 꿋꿋이 추구하던 중도 쪽에 공간이 넓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이대로라면 비례 10명 입성 관측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4.6%의 정당 지지도를 기록했다. 전주(1.7%)보다 3배 가까이 뛰면서 정의당(4.3%)을 앞지른 것이다.

    동시에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는 6.5%의 지지를 받았다. 당선 하한선인 3% 문턱을 2배 이상 상회하면서 이대로라면 다음 국회에 10명 이상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지지율 반등은 안 대표 개인기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 지난 1일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대구를 찾은 안 대표는 이곳에서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닷새 이상 진료하고 있다.

    특히 첫날 진료를 마친 뒤 진료복이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나오는 모습이 포착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대체로 1%대를 유지하던 국민의당 지지율이 확 오른 것도 이날이 기점이었다.

    4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 두번째)를 비롯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를 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큰 도움 된다…와서 보라카이소"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환자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현장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워낙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재난 상황이라 1명의 손길이라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서 안 대표를 비롯한 의료봉사팀 일정을 조율하는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기 직접 와보시면 '아하' 하고 모든 게 끝나는 얘기"라며 입을 뗐다.

    이어 "안 대표는 대구시의사회 등 다른 의료진과 함께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 환자를 만나고 필요하면 검체도 검사하고 있다"면서 "물론 약을 내고 사진을 확인하는 주요한 일은 상주하는 분들이 맡지만 그들의 손과 발이 되는 일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려운 건 사람마다 똑같으니 용기가 필요할 텐데 사람이 달라 보였다"며 "또 2시간씩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온몸이 땀에 젖는데 남자의 경우 의료진 수백명이 샤워부스 2곳을 쓸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있다. 와서 좀 보라카이소(보라고 하라)"라고 힘줘 말했다.

    이 병원 실무급 관계자 역시 "자원봉사자들은 본인 일정에 따라 잠시 머물다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상시 함께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한 감염병 전문의는 "특히 선별진료소 같은 곳에선 1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무면허 의료'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한 전문의는 트위터에 안 대표가 현업을 오래 떠나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면허가 정지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다 뒤늦게 계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면허가 살아있다는 안 대표 측 말이 맞다. 정지 처분을 받은 명단에 그분(안 대표)은 없었다"며 "보수교육을 받지 않았을 수 있어 확인중이지만 실제 면허 효력을 정지하기까지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 있다. 그때까지 진료를 보는 건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대구 현지 의료봉사활동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당무에 참여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국민의당

    국민의당은 모처럼 잡은 기회를 적극 살려보려는 분위기다. 조만간 당 최고위원회의를 대구에서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6일에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안 대표 일정을 이유로 연기했다.

    아울러 안 대표의 일정을 세세하게 공개하고 나섰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와 부인 김 교수는 하루 2차례씩 방호복을 입고 진료를 본다. 하루 1차례씩 방호복을 입는 대부분의 공중보건의나 자원봉사자보다 강행군을 걷는다고 한다.

    김도식 대표 비서실장은 "안 대표가 오전에는 검체 채취, 오후에는 문진을 하고 환자상태를 살피러 간다. 방호복을 입고 하루 4시간 정도 일하면 거의 녹초가 되기 때문에 퇴근 후에는 병원과 가까운 모텔로 이동해 일찍 잠을 청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최근 기자들에게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가 국민의당에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당이 태극기 세력이 주축이 된 자유공화당과의 연대 논의에 응하는 과정에서 극우 성향을 강화할 경우 '중간 지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직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라며 "미처 이루지 못한 통합의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확실하게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 반등한 지지세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잖다. 권순정 여론조사 분석가는 "국민의당 창당대회 효과와 대구에서의 안 대표 사진 한 장으로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동력이 없으면 향후 지지율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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