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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꺾은 與 예비후보들, 어떻게 파란 일으켰나



국회/정당

    현역 꺾은 與 예비후보들, 어떻게 파란 일으켰나

    신인 아닌 신인…'현역 프리미엄' 깬 지역통
    4선 도약 실패한 3선들…구청장 파워에 밀려
    5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도 '중진 물갈이론'에 경선 탈락

    더불어민주당이 5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현역 프리미엄'을 뛰어넘은 후보들에게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다선(多選)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과 중진 물갈이론,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 등을 내세워 민심을 얻어왔던 것으로 평가된다.

    ◇ 장수생들에게 밀린 초선 의원들

    손금주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은혜 의원(부천 오정)과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초선으로, 각각 지역 내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해 온 후보들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의 패배 원인으로 당 안팎에선 "현역 아닌 현역 아니냐"며 약세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 임기 종료까지 8개월을 앞두고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고 손 의원은 국민의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전력 때문에 이미 '미운털'이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의 경우, 다른 비례대표 의원들처럼 일찌감치 지역을 정해 경선을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 게 탈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 의원의 상대였던 김만수 전 부천시장과 서영석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 모두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오던 후보들로,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투표에서 정 의원을 압도했다.

    다만 현역의원인 원혜영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면서 시장으로 재임했던 김 전 시장을 서전 단장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장애인 가산점(25%) 덕분이라는 후문이다.

    이 지역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시장이 일반 시민 투표에서 20% 차이로 서 전 단장을 이겼지만, 권리당원에선 12% 차이로 졌다. 합산하면 8% 차이밖에 안 났다"며 "서영석 후보가 장애인 가산점을 받아 결국 13% 안팎의 차이로 이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금주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고 나주시장까지 재선했던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에게 공천권을 내줬다.

    둘은 20대 총선에서 맞붙기도 했다. 당시 패배했던 신 전 비서관이 그 뒤로 지역위원장을 역임하며 다수 권리당원을 모아왔던 게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 구청장에게 밀린 '마의 3선'

    유승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구청장 출신들이 3선 의원들을 상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울 강동구에서 세 번이나 구청장을 지내면서 심재권 의원를 상대로 인지도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통상 현역의원들은 인지도에서만큼은 경선 상대를 앞서지만, 구청장 출신들의 경우 이같은 약점을 피해갈 수 있다.

    이 대변인은 "심 의원이 강동을에서 세번 떨어지고 세번 당선되는 동안 지역에선 교체 요구, 새 사람으로 갈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저변에 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재선 구청장 출신인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도 비슷한 이점을 등에 엎고 경선에서 3선의 유승희 의원을 이긴 것으로 평가된다. 또 민주당세가 강한 성북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일했던 것 역시 지역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통한다.

    3선 의원들의 경우 지역 관리 외 '4선에 대한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공천을 받기 어렵다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당에서 3번씩이나 공천권을 받은 것 자체가 특혜인데, 나름의 전문성이나 당 대표·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반열에 오를 정도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당 안팎에선 지배적이다.

    ◇ 폭발한 다선(多選) 피로감

    선수(選手)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다선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이다. 이에 더해 중진 물갈이에 대한 당내 갈증도 다선 의원들이 패배한 원인이다.

    상당수 중진들이 '현역의원 하위 20% 명단에 들었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을 정도로 이들에 대한 염증은 극에 달했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민병덕 변호사는 이석현 의원(5선)과 권미혁 의원(비례대표 초선)을 나란히 격파했고,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도 이종걸 의원(5선)을 눌렀다.

    민 변호사는 "안양 동안갑에서 10년을 닦았다.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라며 "정치에 관심 많은 권리당원 표차만 22%였다. 우리 동네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법무법인을 운영하는 나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이 4선 도전 당시부터 은퇴를 시사했지만 이를 번복했던 것도 다선의원에 대한 피로감을 더하는 요인이 됐다.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도 비슷한 경우다. 강 전 부지사의 경우 경기도의회 의장을 지냈을 만큼 지역 사정에 밝다는 평이다.

    강 전 부지사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컸다. 또 선수가 높다 보니 이종걸 의원은 중앙 정치에 집중했고 나는 상대적으로 지역에 더 밀착할 시간이 있었다"며 "35살 때부터 도의원하면서 주민들과 더 만났고 지지 기반을 쌓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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