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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을 역사로 만든 송강호 그리고 가족



문화 일반

    봉준호 '기생충'을 역사로 만든 송강호 그리고 가족

    배우진 호연으로 작품성↑
    "소시민 전형 송강호의 힘"
    "영화 안팎 배우들 협업 빛나"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세계 영화사를 바꾸던 순간까지, 그 곁에는 늘 배우 송강호가 함께했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 '기생충'(2019)까지 봉 감독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주요 작품에 출연해 '봉준호 페르소나'로 불린다.

    영화평론가 이안은 "봉 감독은 소시민의 전형으로 송강호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송강호는 아주 용감하지도, 아주 악랄하지도 않은 인물에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봉 감독 작품에서는 아버지 이미지가 굉장히 강한데, '기생충'의 경우 그를 중심에 두고 가족 역할 배우들을 모은 것으로까지 보일 정도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한국영화는 물론 외국어영화 최초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을 수상하면서 극중 배우들의 뛰어난 협업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입증했다.

    이안은 "한국에는 힘겹게 생존한 중견배우들이 굉장히 많은데, 배우 이정은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라며 "송강호, 이선균 등도 연극무대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 온 배우들인데, 스스로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극 전체 흐름 안에서 연기하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을 비롯해 한국을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쉼 없이 작업해 온 송강호는 이 점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이안은 "영화 속에서 크기가 다른 송강호의 두 눈을 보고 있으면 복잡미묘한 정서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속내를 읽을 수 없도록 만드는 그 지점은 봉 감독 특유의, 예측하기 힘든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는 연출력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고 평했다.

    이어 "송강호가 등장했을 때 관객들은 '저 사람 무서워', '저 사람 뭔가 일을 벌일 것 같아'라고 느끼지 않는다. 극중 소시민적인 그의 예측할 수 없는 모습으로 인해 함께 불안을 느끼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송강호의 예측불가능한 연기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이안은 "일반적인 셀럽(유명인사)의 길을 걷지 않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보통 셀럽이 되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광고를 많이 찍으면서 이미지가 소비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경우 소시민 연기를 하더라도 '아무리 그래도 저 사람은 돈이 많잖아'라는 관객들 인식을 벗어나기 힘들다. 본업인 연기 외 영역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송강호는 상업적인 틀을 벗어나 있다."

    이안은 "이 점에서 배우 조여정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조여정의 경우 똑부러지는 발음과 도회적인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자유자재로 연기 변신을 해 왔는데, '기생충'에서는 부유하지만 철없는 부잣집 사모님을 제대로 소화했으면서도 영화 밖에서는 그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렇듯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 영화로 얻은 이미지를 광고 등으로 소비하지 않았다"며 "그 덕에 협업의 결과물로서 '기생충'이 보다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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