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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혐오·배제 분위기…오히려 2차, 3차 문제 야기"



인권/복지

    "감염병 혐오·배제 분위기…오히려 2차, 3차 문제 야기"

    농업혁명 이후 동물에서 넘어온 감염병이 인류로 확산
    신종 바이러스는 변이돼…백신 개발 안되면 대유행 가능성
    물자·인력 이동 금지로 신종코로나 유행 막긴 힘들어
    혐오·배제 지속되면 증상 있어도 숨기게 돼…사회적 신뢰 깨져
    감염병 혐오 감정 있더라도 합리적 사고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2월 4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 정관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모두가 걱정입니다. 또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사스, 메르스 우리 기억에 이런 대형 감염병 사태 계속 이어지고 있죠. 이 감염병 사태가 우리 사회 또 우리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감염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요. 정신과 의사이면서 인류학 박사가 한 분 계시네요.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의 박한선 박사를 오늘 스튜디오에 좀 초대해 봤습니다.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 박한선>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서울대 인류학과 소속이세요?

    ◆ 박한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럼 정신과 진료는 안 하세요?

    ◆ 박한선> 지금은 환자는 보고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정신과 의사이면서 인류학을 하면 의료인류학 이런 분야가 있습니까?

    ◆ 박한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뭐예요, 의료인류학이 뭐하는 거예요?

    ◆ 박한선> 인류학이 여러 가지 분야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의료 인류학이 있고 최근에 많이 고도로 발달된 인류학의 합의 분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건강, 긴 진화적인 관점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생태적 환경에서 인간한테 생기는 여러 가지 질병들의 원인과 경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또 의료 시스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좀 주목해서 보고 있는 학문 영역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이런 쪽 분야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고 전문 연구자가 되시게 된 거예요.

    ◆ 박한선>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거의 10년 정도 됐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업으로 연구하게 된 건 한 4년 정도 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처음 관심 갖게 된 게 감염병과 관련이 있어요?

    ◆ 박한선> 감염병은 아니고요. 인간한테 여러 가지 질병들. 병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원인을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부분에서 찾아보려면 긴 인류의 진화성적인 관점, 거대한 사회문화 생태계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 정관용> 한 사람, 한 사람 환자를 직접 진료할 때는 그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조금 더 가면 그 개인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이런 것에만 관심을 가지실 텐데 인류의 진화 전반과 연관지어보면 정말 새로운 시각이 생기겠네요.

    ◆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는 진화의학이라고 하는 분야가 의학의 아주 각광받는 분야로.

    ◇ 정관용> 진화의학. 그렇죠.

    ◆ 박한선> 그렇습니다. 많이 연구들을 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아직 연구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진화의학과 의료인류학은 서로 상통하겠네요. 서로 연결되겠네요.

    ◆ 박한선> 물론입니다.

    ◇ 정관용> 다양한 얘기 듣고 싶습니다마는 오늘은 감염병으로 집중을 해서 인류의 역사는 사실 감염병의 역사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거죠?

    ◆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걸 좀 나눠서 봐야 되는데요. 구석기 시대까지는 사실 아니었습니다. 신석기 혁명, 우리가 농업 혁명이 일어났다고 하죠.

    ◇ 정관용> 그게 대략 몇 년 전이죠?

    ◆ 박한선> 한 1만 년 전 전후해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 감염병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는데요.

    ◇ 정관용> 그 이전에는 감염병이 별로 없었어요?

    ◆ 박한선> 수렵채취 사회는 인구의 규모가 작고 또 계속 이동을 하는 데다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염병이 생겨도 전파될 숙주가 많지 않으면 스스로 사라집니다.

    ◇ 정관용> 구석기 시대, 수렵채취 시대는 그렇군요. 사람과 사람 간에 접촉하는 일이 별로 없으니까.

    ◆ 박한선> 있어도 한 부족에서 발병하고 끝입니다. 다른 부족으로 갈 일이 별로 없죠.

    ◇ 정관용> 그러면 농업 혁명과 함께 한곳에 모여살면서부터군요, 문제는.

    ◆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농업, 가축을 또 기르기 시작했고요. 그러면서 가축한테 이제 인수공통 감염병이라고 하는데요. 동물한테 여러 가지 감염병들이 인간 사회로 넘어오게 되고요. 한 번 넘어오면 인구가 많으니까 쉽게 전파되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돼서 일어났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신종 코로나도 박쥐에게서 왔다고 그러고. 맞죠? 지난번 메르스는 낙타에서 나왔었다 그러고.

    ◆ 박한선> 낙타, 처음에는 낙타라고 했었는데요. 그것도 박쥐에서 온 걸로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런 것도 1만 년 전부터 이어져온 것이군요. 가축으로부터 온 것이.

    ◆ 박한선>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렇게 모여살게 되고 가축을 기르고 전염병이 한 번 퍼지면 다수의 사상자가 생기고 이게 계속 끊임없는 반복입니까, 어떻습니까?

    ◆ 박한선> 연구에 따르면 대략 한 5000년 정도는 이 문제로 인해서 인구가 많이 증가하지 못했습니다. 정주생활을 시작하면서 인구가 금방 늘어났어야 될 것 같은데 실제로 인구 증가는 최고 수백 년 전까지는 그렇게 많이 인구가 증가하지 않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한선>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감염병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1만 년 우리 지구상의 인류가 몇 명쯤이었대요?

    ◆ 박한선> 대략 한 400만 명 정도로 추정을 하는데요. 5000년 전. 그러니까 많은 지역에서 신석기 혁명이 일어났죠. 그 시절까지 5000년 동안 고작 100만 명 정도 늘어난 걸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5000년이 흘렀는데 400만에서 500만밖에 안 됐다.

    ◆ 박한선> 물론 그건 추정하기 참 어렵지만 대략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이유는?

    ◆ 박한선> 감염병이 가장 주된 원인입니다.

    ◇ 정관용> 거의 몰살되는 경우가 많았겠나 봐요.

    ◆ 박한선> 이건 아직 확정된.

    ◇ 정관용> 지역마다.

    ◆ 박한선> 맞습니다. 확정된 건 아닌데요. 구석기 시대 유물 중에서 갑자기 도시의 사람들이 전부 사라져버리는 일들이, 그런 유족들이 종종 발견이 되거든요. 그래서 과거에는 호사가들은 외계인이 나타났다 이런 얘기도 하기도 그랬는데요. 지금은 아마 감염병으로 인해서 전부 죽어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그건 다 추정이고 5000년, 1만 년 얘기하니까 너무 까마득한데요. 이제 기록과 이런 게 다 시작된 역사 이 시대 이후로 지난 한 몇백 년 정도는 기록이 다 있잖아요. 그 몇백 년 사이에도 여러 번 정말 초대형 이런 감염병이 있었죠?

    ◆ 박한선> 맞습니다. 유사 이래 계속 감염병이 있었고요. 잘 아시겠지만 동서양의 여러 가지 신화에 보면 의학의 신, 역병의 신 또 약초를 만들어서 인간을 구제하는 이야기들. 이런 것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이런 신화적인 내용만 봐도 그랬을 걸로 추정을 할 수 있죠. 그리고 문자기록이 잘 남게 된 이후에도 전염병의 기록들은 계속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의학이 발전하면서 감염병으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거 아닐까요?

    ◆ 박한선> 200년 전 얘기죠. 루이파스퇴르가 질병의 원인이 병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그러면서 백신들이 개발됐고 또 항생제가 개발이 되면서 루이가 인류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감염병에서 해방됐다고 생각을 했었죠.

    ◇ 정관용> 그게 한 200년 전이군요.

    ◆ 박한선> 정확히 따지면 200년도 아닙니다. 150년 정도 됐을까요.

    ◇ 정관용> 그 전에는 정말 속수무책이었던 건가요?

    ◆ 박한선> 맞습니다. 항생제도 없고 백신도 없었으니까. 물론 다른 방법들이 있었죠. 그때도 사람들을 격리하고 감염자가 쓰던 옷이나 집기를 태운다든지 이런 방식의 원시적인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 사실 효과적인 방법은 없었죠.

    ◇ 정관용> 백신, 항생제가 나온 게 한 150년. 그리고 또 위생이나 이런 것이 좋아진 것도 관련이 있잖아요.

    ◆ 박한선> 맞습니다.

    ◇ 정관용> 사망률 낮추는 데는.

    ◆ 박한선> 가장 중요한 인간의 보건이 향상된 이유 중에 하나가 위생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150년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는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박한선> 글쎄요. 사실 기존의 인간 사이에서 전염되던 감염병 이걸 따로 전염병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건 많이 줄기는 줄었습니다. 특히 세균성 전염병들은 많이 줄기는 줄었는데요.

    ◇ 정관용> 그리고 사실 예방 백신 때문에 어려서부터 예방 백신을 다 맞으니까 예를 들면 홍역이나 소아마비 이런 건 거의 정복했다 이런 말이 나오잖아요.

    ◆ 박한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거죠? 그런데요?

    ◆ 박한선> 그런데 이제 신종 바이러스들, 신종 세균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그렇고요. 바이러스는 변이가 높기 때문에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75년부터 지금까지 약 50개 정도의 신종 감염균이 생겼습니다. 대부분은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처럼 RNA 바이러스고요. 그래서 이런 지금 현대 보건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런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한 문제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75년 이후 지금까지 50개?

    ◆ 박한선> 네, 50여 개 정도가 인간 사회에서 유행한 그런 신종 감염병만 따지면 그 정도.

    ◇ 정관용> 이런 신종으로 생긴 건 한 번 유행하다가 또 사라진다면서요.

    ◆ 박한선> 그건 아마 병원성 균형이론에 대해서 아마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병원성이 너무 높은 병원균은, 감염균은 인류사회, 인간사회에서 널리 퍼지기가 어렵습니다. 숙주가 죽으면 병원균도 같이 죽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병원균의 독성은 점점 낮아지고 인간의 면역력은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그 사이에 균형이 맞춰진다는 가설이 이게 진화의학적인 가설이 한 30~40년 전쯤 전에 대두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전부터 이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종 감염병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자세한 건 설명드리기는 어렵지만 4가지 정도의 기전을 통해서 독성도 높은 신종 감염균이 인간 사회에서 널리 퍼질 수 있는 몇 가지 도망칠 수 있는 몇 가지 기전들이 밝혀지기 시작을 했고요.

    ◇ 정관용> 진짜 그건 위험한 거네요.

    ◆ 박한선> 위험하죠.

    ◇ 정관용> 그리고 이런 건 추적해서 백신도 개발해서 항생제도 만들고 하면 될 텐데 그게 못 따라가는 겁니까?

    ◆ 박한선> 백신 개발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항생제는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를 해야 되는데요. 변이가 일어나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존스 홉킨스의 보건안전센터에서 예상 시나리오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이벤트201이라고 하는 시나리오였는데요. 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전 세계로 다 퍼지고 백신이 개발되거나 아니면 전 인구의 80에서 90%가 감염될 때까지 막지를 못한 것으로 이렇게 시나리오가 종결이 된 적이 있었거든요.

    ◇ 정관용> 80~90%가 감염될 때까지 약을 못 만들어요?

    ◆ 박한선> 이제 백신을 개발을 성공을 하면 막을 수 있고요. 백신개발이 안 되고 어느 정도 이상의 대유행이 시작이 되면 사실상 막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그렇게 비극적인 상황으로 가면 안 되겠습니다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해서 좀 많이 주의를 기울여야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이런 대형 감염병의 역사 이런 얘기 지금 해 봤고요. 또 감염병이 또 발병해서 요새는 또 국가 간의 국경도 참 문턱이 낮아져서 이동이 많아지다 보니까 그 발생 즉시 국제적 문제가 된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요즘 유럽이나 이런 데서는 동양인 학생은 아예 다 들어오지 마 이런 식의 일종의 혐오현상도 막 나타나고 그런다는데 일단 감염병이 발생한 후의 사회문화적인 현상은 우리가 뭐를 좀 주목해서 봐야 됩니까?

    ◆ 박한선> 일단 감염병이 대유행을 하면 3단계 정도로 대중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고요. 이제 두 번째는 감염이 됐을 것 같은 그런 집단에 대한 집단적인 혐오, 배제 이런 반응이 나타나고. 이번 사태에서는.

    ◇ 정관용> 지금으로서는 중국인이죠?

    ◆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희생양 찾기가 시작이 되는데요.

    ◇ 정관용> 희생양 찾기.

    ◆ 박한선> 이런 문제를 누가 만들었느냐. 그래서 보건 관련 공무원이나 의료인을 탓하거나 이런 식으로 이제 흐르죠. 그런데 사실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신종 감염병을 막는 데 있어서는 그렇게 도움은 안 되는 심리적인 반응이거든요. 물론 우리가 오염된 사람, 오염된 집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혐오나 배제의 마음은 사실 굉장히 오랜 진화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사실 더러운 거 보면 우리가 눈살부터 찌뿌리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런 식으로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고 또 중국 사람이라고 해서 전부 걸리는 것도 아니고. 또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시아 사람이라고 전부 걸린 게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안 반응이 확 오기 때문에 혐오, 배제가 굉장히 심해지죠. 그런데 이게 만약에 아마 구석기 시대라는 효과적인 심리적인 방법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안 보면, 안 만나면 되니까요. 그런데 현대사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수십억 명이 해외여행도 가고 물자와 인력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 세계화 시대기 때문에 사실 국경을 완전히 막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요. 또 앞으로 계속 신종 감염병이 생길 텐데 그때마다 계속 이렇게 할 수도 없는 일이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국제적인 협력과 공조가 더 중요한데.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좀 안타깝죠.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시행된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전용 검역대를 통과한 뒤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검역 확인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그래도 중국에서는 확진자만 2만 명이 넘었다 그러고 우리나라는 그래도 다행히 16명밖에 안 되고 이런 상태에서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사람들을 막읍시다 이 얘기는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얘기 아니에요?

    ◆ 박한선> 현실적으로 심리적으로는 그런 얘기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만 명의 감염자 그리고 접촉자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고요.

    ◇ 정관용> 그렇겠죠, 중국 지역에.

    ◆ 박한선>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보니까 매년 중국과 한국 사이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매일 1만 명도 넘는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실 격리나 이런 배제, 국경폐쇄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건 이미 일어난.

    ◇ 정관용> 그러니까 평상시에는 양국을 오가는 사람이 하루에 몇만 명이다 하더라도 이런 특정기간만 한 달 사이라도 좀 다 봉쇄할 수는 없는 거예요? 그건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박한선> 대유행의 단계를 저희가 레벨1부터 4로 봅니다. 마지막 단계가 전시 지구상에 대유행이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아주 초기 단계. 그러니까 몇 명의 환자들이 발생해서 아주 좁은 지역사회에 퍼졌을 때는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그런 이동제한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그 시기는 좀 지난 것 같고요. 그래서 오히려 이건 불필요한 불안, 걱정 그리고 집단 간의 갈등만 유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그렇게 지금 현재 우리 정부는 후베이성에 지난 2주 동안 간 적이 있는 외국인들은 입국금지예요. 이것도 그러면 박사님 보시기에는 불필요하다 이거예요?

    ◆ 박한선> 저는 원칙적으로 이 WHO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물자와 인력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러 나라에서 취하고 있는 이런 정책은 국가에서는 사실 의학적인 면만 볼 수는 없고 사람들의 정서라든지 심리 그리고 여러 가지 불안 이런 것도 봐야 되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에서 취해진 조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의학적 효과는 없다고 본다.

    ◆ 박한선> 지금으로서는 제한적이다 이 정도로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오히려 그 노력보다 뭘 하는 게 좋다는 겁니까?

    ◆ 박한선> 일단 한국의 여러 연구자들이 중국의 연구자들 그리고 세계 WHO를 비롯해서 여러 연구자들과 힘을 합쳐서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한다든지 감염경로를 특정하고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방법 이런 것들에 대해서 좀 에너지를 집중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은 국내라면 일단 발병한 사람 주변의 역학조사 등등으로 차단막을 잘 치는 것.

    ◆ 박한선> 역학조사도 새로운 감염을 막는 목적도 있지만 이제 감염이 되는 경로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한 의학적 목적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어떤 누구를 만났고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고 이런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되거든요.

    ◇ 정관용> 당연하죠.

    ◆ 박한선> 그런데 환자에 대해서 이렇게 배제하고 편견이 이렇게 가득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증상이 있는 사람도 증상을 숨기거나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메르스 때 그런 일이 있었거든요. 메르스 때 감염자 신상 털이하고 자녀 등교 거부하고 학부형들이 가서 초등학생인데 학교 못 오게 하고 막고 그랬거든요. 이렇게 희생양 찾기가 시작이 되면 사회적인 신뢰가 깨지니까 2차적, 3차적인 문제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정관용> 혐오, 배제 그다음 단계가 희생양 찾기. 거기까지 가게 되면 사람들은 증상이 있어도 숨기려고 든다.

    ◆ 박한선> 맞습니다.

    ◇ 정관용> 그건 결국 전염병을 더 퍼뜨리게 만드는 거네요.

    ◆ 박한선> 그게 가장 위험합니다. 그 중의 일부가 잘 아시겠지만 슈퍼전파자라면 사실 모든 노력이 헛수고로 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증상이 있든 혹은 자신이 여러 사람을 접촉을 했든 이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주변에서는 감염자에 대해서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면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합니다.

    ◇ 정관용> 너무나 말씀을 들으면 논리적으로는 맞는 얘기인데. 그러나 박사님도 스스로 인정했잖아요. WHO가 권고한 것처럼 이동제한 등등이 별로 효과가 없다, 제한적이다라고 본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의학적 관점뿐 아니라 여론도 봐야 되고 등등 해서 이랬을 것이다라고 말했잖아요.

    ◆ 박한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즉 그 말이 무슨 뜻이냐면 논리적으로는 이렇게 혐오, 배제 이런 거 하지 맙시다. 희생찾기 하면 안 됩니다. 맞아요. 그러나 인간의 정서가 그리 흐르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요.

    ◆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런데 타고난 본성대로 휩슬리지만 않는 게 인간이니까요. 이럴 때 가장 합리적인 반응이 뭔지. 자연스러운 반응은 말씀하신 것처럼 혐오와 배제가 맞습니다. 그건 저도 사실 있을 거예요. 그런데 합리적인 반응은 분명히 아니거든요. 그래서 합리적으로 접근을 하고 효과적으로 접근을 하는 건 그거보다는 조금 더 냉정한 태도가 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9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 도로에서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중국인 입국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우한에서 오는 우리 교민들에 대해서 첫째날 해당 지역에서 반대시위를 하다가 하루 만에 바뀐 걸 보면 알겠네요.

    ◆ 박한선> 그렇습니다. 사실 말씀하신 대로 얘기하면 우한에 우리 국민들도 복귀를 하면 안 되죠. 감염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들로만 시야를 좁히지 말고요. 전 세계, 지구, 인류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지 아마 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지금 많은 여론이나 이런 데서 후베이성만 막는 거 이거 문제다. 중국 전역에서 막자 그러면 중국에 지금 살고 있는 우리 교민이 귀국하겠다는 것도 막아야 되느냐? 어떻게 해야 되죠?

    ◆ 박한선> 이제 국가 간의 인구의 이동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이걸 100% 막을 수 있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불가능합니다. 이게 실질적으로 효과적이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시행을 하고 있는 거죠. 예를 들어서 마스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거든요. 마스크를 다들 사서 지금 매진이 돼서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일반 인구집단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의 예방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이 불안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의료인이라든지 환자 가족들, 대중접객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못 구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집단적인 공황이 오히려 효과적인 방역을 막는 그런 문제를 불러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마스크를 정말 써야 되는 사람들은 먼저 환자죠.

    ◆ 박한선> 환자, 환자 가족 그리고 치료하는 의료인 이런 사람들인데요. 막상 그런 사람들이 구하기가 어려워서요. 실제로 제 주변에 개업한 아직 임상에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요. 병원에도 마스크가 부족해서 구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이건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일반 시민들이 버스나 전철 탈 때 우리 전부 마스크 쓰는 게 예절처럼 돼 가고 있는데요. 그 필요치 않은 거예요?

    ◆ 박한선> 그렇습니다. CDC에서 발표를 했고요. 일반 인구집단의 마스크 사용은 필요치 않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물론 본인이 증상이 있거나 아니면 아주 불특정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다든지 혹은 의료인이거나 이렇다면 당연히 써야 됩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는 좋은 마스크를 써야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쓰는 게 별의미가 없습니다.

    ◇ 정관용> 과학적, 합리적으로만 따지면 내가 탄 전철칸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그러면 더 불안해질 것 같아요. 저 사람들이 다 환자인가 보다 이렇게.

    ◆ 박한선> 그런 느낌이 들죠.

    ◇ 정관용> 한마디로 말해서 감염병은 인간을 불안하게 하고 누군가를 혐오하게 하고 희생양을 찾게 만든다. 그러나 그러지 맙시다, 이 얘기군요.

    ◆ 박한선> 그래서 지금 진행하시는 것처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올바르고 정돈된 정보를 전달을 해야 되는데요. 지금은 SNS를 통해서 잘못된 유언비어가 돌고 있어서 우려하는 바가 큽니다.

    ◇ 정관용> 냉정해집시다. 이럴수록 합리적 판단을 합시다.

    ◆ 박한선>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박한선 박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한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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