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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당, 종로에 黃 대신 '신인 투입' 검토



국회/정당

    [단독] 한국당, 종로에 黃 대신 '신인 투입' 검토

    '종로' 출마 후보군에 신인급 '다윗' 공천 검토…이낙연 대항마
    '수도권 험지' 카드 던진 黃, 원내 진입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
    김형오 "黃 종로 출마" 주장에 黃 측근 "반대" 갑론을박
    대선 지지율 3위 기록, 윤석열에 뒤쳐지는 등 위기감 증폭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 후보로 정치 신인을 내보내 이낙연 전 총리와 맞대결을 벌이는 방식의 새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종로 출마의 압박을 받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나설 경우 '골리앗(Goliath‧거인) 대 골리앗', 즉 거물급 빅매치 구도가 펼쳐져 현재로선 불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일각에선 여전히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황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역전을 당하는 등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이낙연 대항마로 제2의 손수조?…민주당 프레임 탈피 고심

    한국당 공관위는 종로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총리에 맞설 당내 후보로 황 대표 대신 여성·청년 중심 정치신인, 이른바 다윗(David)을 유력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황 대표의 의중이 종로 출마를 고사 하는 쪽으로 강하게 기울면서, 종로 출마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과거 손수조 후보 사례처럼 젊은 분들을 종로로 출마시키자는 의견이 있다"며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황 대표 입장에서 종로 출마는 득(得)도 있고, 실(失)도 있다. 굳이 민주당 프레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에서 거론된 이 전략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던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썼던 방식을 재차 변형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당시 부산 사상구에 출마했던 문 후보에 맞서 '박근혜 키즈'라 불리는 20대 여성인 손 후보를 출격시켰다.

    진보진영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문 후보를 상대할 만한 후보군을 찾지 못하자, 경량급 신인인 손 후보를 내세워 '힘 빼기'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손 후보는 당시 선거에서 43.75% 득표를 거뒀다. 패하긴 했지만 문 후보(55.04%)와의 격차는 12% 포인트에 불과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인사 후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당에서 제안한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서울 종로 출마를 "영광과 책임으로 떠안겠다"라고 밝혔다.(사진=윤창원 기자)

     

    ◇黃 앞에 놓인 '대선주자·원내입성' 과제…종로 출마 딜레마

    한국당 내에서 이같은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 것은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를 발판 삼아 수도권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여당의 전략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에 입문한지 1년이 채 안 된 황 대표는 원내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 유력 대선주자로 꼽힌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원내 입성과 동시에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황 대표 입장에선 '종로'에서 당선되는 게 최선의 결과지만, 현재로선 이 전 총리에 비해 열세라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황 대표는 출마 지역과 관련해 줄곧 "당이 필요로 하는 곳에 가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아울러 황 대표가 종로로 나설 경우, 이 전 총리와의 승부가 대선 전초전 양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아 총선에서 '정권 심판' 구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 대표는 당초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며 지난달 3일 '수도권 험지 출마' 카드를 던졌다. 이후 출마 지역을 두고 황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자, 서울 양천갑·영등포을·용산·경기 용인병 등이 후보군에 오르며 소문만 무성해졌다.

    급기야 총선 불출마 또는 위성정당으로 당적을 옮겨 비례대표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황 대표의 출마 지역 선정을 놓고 당 안팎의 피로감이 서서히 분출되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를 찾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

     

    ◇논의 장기화에 黃 '종로 회피' 이미지?…윤석열에 추월 당해

    황 대표가 출마 지역에 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출마 지역을 두고 갑론을박이 여전히 진행 중인 모양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은 종로에서 황 대표에게 승산이 있다며 판단,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설을 띄우고 있는데 '자충수'라고 본다"며 "나는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출마에 힘을 실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정작 본인(황대표)께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아무 말씀을 안 하시기 때문에 속내를 모르겠다"며 "본인이 결정하실 내용으로, 공관위와도 당연히 협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황 대표의 출마 관련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황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역전 당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출마 지역 선택을 두고 고민이 길어지면서 유권자들에게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회피한다는 인상을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대선주자 지지율 결과(세계일보 의뢰, 2020년 1월 26~28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황 대표는 10.1%를 기록했다.

    이 전 총리(32.2%)와 윤 총장(10.8%)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줄곧 보수진영 내 대선주자로 선두를 유지해온 황 대표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오는 5일까지 종로를 포함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모 결과를 수렴 후, 공모기간 연장 또는 전략공천 지역 선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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