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2018 울산시장 선거개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30일 검찰에 출석해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기획된 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장 차림으로 이날 오전 10시6분쯤 서울 서초구 소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임 전 실장은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이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의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인생과 가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며 "이번처럼 하고 싶은 만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해대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명이고 불러서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을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제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라며 "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그리고 책임도 지는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이어 "(검찰이)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기소할 수 있다고 제발 그러지 말라"며 "왜 손에서 물이 빠져나가는지 아프게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며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진행되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8개월 동안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임 전 실장을 상대로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청와대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구체적으로 당시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공천 과정에 도움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송병기 전 울산 부시장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른바 '송병기 업무수첩'을 확보했는데 여기에 임 전 실장이 송 시장의 후보출마를 요청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 전 실장은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인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 포기를 대가로 공직을 제안하는 과정에 연루된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전날 SNS를 통해 본인의 출석 사실을 알렸다. 그는 "내일(30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며 "비공개로 다녀오라는 만류가 있었지만 저는 이번 사건의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일부 검사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번 사건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에 가깝다"며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쫓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기획을 해서 짜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