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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해 '토바펜션' 불법영업…단속 '두 번' 놓쳤다



영동

    [단독] 동해 '토바펜션' 불법영업…단속 '두 번' 놓쳤다

    • 2020-01-30 09:53

    사고 펜션 건물 동해시 홈페이지에 중소기업으로 소개
    온라인 영업은 절차대로 진행한 펜션…행정편의 '비난'

    사고가 발생한 펜션 건물로 토바펜션 간판과 알림이 뒤섞여 붙여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일가족 6명이 사망한 강원 동해 토바펜션 사건 이후 동해시는 해당 펜션의 불법영업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불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는 '두 번'이나 있었다.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사고 펜션 건물을 포함해 7개 동의 소유자는 주식회사 D 기업이다. D 기업은 수산동물 건조와 염장품 제조업체다.

    동해시는 해당 기업을 음식료품 분야 중소기업 중 하나로 파악하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해당 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해당 건물 중 3동은 현재 다른 업주에게 창고로 임대해 준 데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 2층은 펜션으로 불법 운영하고 있었는데도 동해시는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홈페이지에까지 소개되고 있는 만큼 해당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는 지 여부를 파악해야 했지만, 제대로 관리·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시 홈페이지에 소개된 D 기업은 지난 2016년 11월 18일에 최종 수정됐다. 이 시기는 토바펜션이 버젓이 불법영업을 했을 시기다.

    이와 관련해 동해시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중소기업들은 별도로 공장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따라 업로드하고 있다"며 "기업이 제대로 운영이 되는지를 일일이 들여다보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계획을 세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펜션 건물을 포함해 7개 동은 주식회사 D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데, 이 기업은 동해시가 중소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사진=동해시청 홈페이지 발췌)

     

    이런 가운데 동해시가 사고펜션이 온라인에서 예약 등 거래가 이뤄지는 사실은 알 수 있었는데도, 정작 불법 영업을 막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펜션 건물주는 D 기업 대표 남모(67)씨다. 남씨는 지난 2002년 1월 1일 동해시에 '통신판매업 신고'를 접수했다. 통신판매업 신고는 통신 등을 이용해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 진행되는 절차다.

    남씨는 토바펜션에 대한 영업을 시에 알리지 않았지만, 통신판매업 신고에 근거해 홈페이지를 운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재진이 실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펜션 예약계좌의 예금주도 D 기업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무등록 펜션이면서 온라인에서는 적법하게 운영되는 것처럼 꾸며 놓은 셈인데, 만약 동해시가 온라인 판매행위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들여다봤더라면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동해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별다른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불법 영업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공익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단속을 나서기에는 인력 부족, 건물주의 단속 거부 등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이번 동해 펜션 참사는, 그저 이용자들의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올 때만 움직이는 '행정 편의주의'가 '인재(人災)'를 키웠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사고 펜션 건물주이자 D 기업 대표가 통신판매업을 신고한 내역. (사진=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발췌)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는 또 있었다. 소방당국은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4일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진행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건물이 불법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내부를 점검하려고 했지만 건축주가 거부해 못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다음 달인 12월 9일 동해시에 이 같은 위반 사항을 통보했지만, 별다른 행정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동해시는 이번에 소방점검이 진행된 이후에서야 해당 건물이 용도변경을 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하면, 동해시는 불법 영업 펜션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유족 A(53)씨는 "소방에서 점검 후 시정하라고 알렸는데 시청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일가족이 몰살 당했는데 대체 누가 책임을 저야 하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렇듯 동해시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무등록' 된 토바펜션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 D 기업 대표이자 펜션주 남씨는 LPG 가스배관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28일 "토바펜션 건물주가 객실 내 인덕션을 설치하고 가스배관도 직접 철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객실 내 가스배관 중간밸브 부분에 막음(잠금)장치가 제대로 안 된 부분, 중간밸브가 열려 있었던 이유 등을 집중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는 애꿏은 투숙객들에게 이어졌다. 설날인 지난 25일 발생한 토바펜션 가스폭발로, 단란했던 일가족 중 4남매와 남편 등 6명이 숨졌다. 사망한 일가족 4명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폭발에 의한 화재사"로 나왔다.

    일가족 중 나머지 1명은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전신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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