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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 검경 '상하관계' 바뀐다…국회 넘은 '수사권 조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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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66년 검경 '상하관계' 바뀐다…국회 넘은 '수사권 조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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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수사 지휘권 폐지·경찰 1차 수사 종결권 인정
    '협력 관계'로 변화…檢, 웬만해선 경찰 수사 못 건드려
    커지는 경찰 권한에 우려 목소리도
    아직 '각론 손질' 남아…검·경 갈등 '산 넘어 산'

    (이미지=연합뉴스)
    # 지난 2016년 경찰은 한 게임업체 대표가 회사 공금을 횡령해 김형준 부장검사에게 입금한 혐의를 포착하고 계좌 추적 영장을 신청했다. 이를 반려한 검찰은 경찰에 수사를 중단하고 사건을 넘기라고 지시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이 '스폰서 검사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 지휘를 '사건 가로채기‧셀프수사'의 대표적인 예로 꼽고 있다.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은 이처럼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부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견제하는 여러 장치들을 담고 있다.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독립적 수사권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경찰이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명시돼 있는데, 조정안은 검·경을 협력 관계로 바꿔 규정했다. 이로써 해당법 제정(1954년) 이후 66년 간 유지돼 온 검‧경 '상하 관계'가 깨지는 것이다.

    ◇ 검‧경, 66년 만에 '협력 관계'로 변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막강한 기존 권한을 일부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검찰개혁 법안으로도 불린다. 그 내용 가운데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문구다.

    이처럼 검·경이 협력 관계로 변화하면 검찰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스폰서 검사 논란 때처럼 사건을 마음대로 넘기라고 지시할 수 없게 된다. 더군다나 검사 비위 사건은 지난해 말 통과된 법에 따라 앞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의 키를 쥔다.

    조정안은 경찰에게는 1차적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않고 자체 종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반대로 경찰이 권한을 악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만큼 조정안에는 견제장치도 포함됐다. 검사에게 보완 수사 요구 또는 경찰이 자체 종결한 사건 기록을 검토해 이상이 있을 경우 재수사 지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게 대표적이다. 경찰은 재수사 지시에는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지만, 검찰의 요구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보완수사 요구는 거부할 수 있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등으로 처음 제한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역시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에 더해 광범위 수사권까지 쥔 검찰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이자, 경찰에 더 넓은 수사 자율권을 주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해당 수사 범위 내에서 검찰과 경찰이 다루는 사건이 겹칠 경우 검사에게 수사 우선권이 부여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2월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검찰 '막강 권한' 견제 장치 다수

    앞으로는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도 일정 수준 견제 받게 된다. 검사가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을 경우 경찰로 하여금 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조정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경찰은 임은정 부장검사의 고발로 전‧현직 검찰 수뇌부의 직무유기 의혹을 수사하면서 기초 자료 확보를 위해 수차례 검찰청사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번번이 반려했다. 경찰은 반려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만큼, 이런 경우 심의위에 이의를 제기해 시비를 가려볼 수 있게 된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의 증거 능력을 조건부로 제한하는 문구도 조정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검찰의 피신조서는 법정에서 진술 당사자가 부인을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는 상황에서 진술이 이뤄졌다면 증거가 됐지만, 앞으로는 부인하면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권한 커지는 경찰…'준비됐나' 우려도

    이처럼 수사 관련 검찰의 권한을 줄이고 경찰의 자율성을 높이는 취지의 조정안이 현실화 되는 데 대한 일각의 우려도 존재한다. 이는 수사 능력과 독립성 차원에서 경찰은 준비가 됐느냐는 의심의 시각과도 맞닿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대통령의 오른손에 쥐어졌던 칼이라면, 경찰은 대통령의 왼손에 쥐어졌던 칼이나 다름없다. 오른손에 들었던 권력을 왼손으로 옮겨놓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개혁의 핵심은 수사기관이 중립성을 확보해서 어떤 사안이든 제대로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인사 등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권한만 나누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또 "최근 버닝썬 사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우려도 불거졌는데, 그런 것에 대한 해소 없이 권한만 덥석 넘기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비슷한 논리로 이번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경찰은 "(조정안에도) 각 수사 단계별로 경찰 수사에 대한 10여 개의 촘촘한 통제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별다른 장치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자치경찰제 완성과 국가수사본부 신설 등으로 내부 권력을 분산하고 수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 방안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법안이 처리됐더라도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 1차 수사 종결권 부여'를 둘러싼 세부 이행 방안이 정해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각론을 둘러싼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양 기관 안팎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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