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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 소식 주목하지만…미국 '직접 비난'은 아직 자제



통일/북한

    북한, 이란 소식 주목하지만…미국 '직접 비난'은 아직 자제

    6일에 이어 8일도 '5줄 단신'으로 노동신문 6면에 보도
    정부 공식 입장 내지 않고 사실 위주의 보도만 이어가
    북한과 이란, 탄도미사일 등 협력… 둘 다 테러지원국 지정
    이라크전·시리아 공습 땐 시간 약간 지난 뒤 대미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각) 이란의 군부 실세인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에 의해 살해된 사실에 대해 북한이 정부 공식 입장 대신 에둘러서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하는 등, 중동 정세가 북한에도 여러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직까지는 신중한 반응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이라크 국회가 외국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법안을 채택하였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미국이 바그다드시에 있는 한 비행장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여 이란과 이라크의 고위 군사지휘관들을 살해한 것과 관련하여 이라크 수상은 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합법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소집할 것을 국회에 제기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상의 요청으로 5일 이라크 국회 특별회의가 소집되었으며 외국무력의 주둔을 끝장내며 그들이 이라크 영공과 영해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시킬 것을 요구하는 법안이 절대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통과되었다"며 "그에 따라 이라크 정부는 나라의 주권과 안전에 대한 미국의 침해행위를 고소하고 외국 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한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반테러전'의 미명하에 5천명 이상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고 한다"는 내용으로 끝나는 이 기사는 5문장으로 짤막하게 구성돼, 국제 소식을 주로 다루는 노동신문 6면에 실려 큰 비중이 주어지진 않았다.

    다만 '미명하에'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꼬집는 방식으로 비판한 점은 눈에 띈다.

    이들 관영매체는 지난 6일에도 '유엔헌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또한 지난 4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이들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는 내용을 짧게 전한 정도였다.

    미국,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일러스트=연합뉴스)

     

    북한은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된 국제 소식에 관영매체를 통한 성명이나 담화, 기자와의 문답 등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보다는 소식 그 자체를 짤막하게 전하며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1970년대부터 북한과 수교하며 탄도미사일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유지해 왔다. 둘 모두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있다.

    중동 정세가 군사적 공격 가능성으로 술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일단 이같은 내용의 우회적 비판이나 사실 위주 보도를 이어가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 또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이런 문제에 대해선 일단 주의깊게 살펴보고 신중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대미 비난을 개시하는 경향도 있는데,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003년 이라크전 당시에도 초기에는 전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비교적 객관성을 유지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전쟁 발발 열흘만인 3월 29일에는 노동신문이 '우리는 추호의 양보와 타협도 모른다'는 논평으로 "이라크가 무기사찰 등의 양보를 했음에도 '미국의 도마에 오른 생선' 꼴이 됐다"고 강조한 뒤 (핵 문제에 있어) 양보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후세인 정권의 제거에 전쟁의 목적을 두고 있는 데 대해 '국가 테러행위의 전형'이라고 비난하는 등 대미 비난에 들어간 전례가 있다.

    지난 2017년 4월엔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공습하자 3일 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은 주권국가에 대한 명명백백한 침략행위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강하게 단죄한다"며 강한 비난 메시지를 낸 적도 있다.

    일단,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직까지 특별히 북한의 보도 경향이나 태도 등에 대해서 특이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며 "사실 위주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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