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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로"…늘어나는 IT업계 적과의 동침



IT/과학

    "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로"…늘어나는 IT업계 적과의 동침

    '7년 전쟁'삼성-애플, 올해 초 스마트TV에 아이튠스 탑재하며 손잡아
    '내비‧커머스‧음원 등 경쟁'SKT-카카오, 10월 지분교환
    '페이전쟁'라인-Z홀딩스, 통합 계약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ICT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얻는 시너지가 더 크다는 판단을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거래"…삼성-애플의 변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올해 초 삼성전자와 애플이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애플의 음악·영화·팟캐스트 유통채널 아이튠스를 탑재하기로 했을 때 블룸버그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거래가 발표됐다"고 평가했다.

    이전까지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특허를 침해한 상대방 제품의 판매 금지를 주장하며 7년 간 소송전을 벌였다. 하지만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대상 제품들은 시장에서 사라졌고 이 과정에서 수억 달러의 법률 자문료만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이지만 매년 수천만대 이상의 TV를 판매하는 TV제조업체라는 점에서 애플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양사가 뒤늦게 간파한 것.

    삼성은 AI플랫폼 경쟁자인 '구글'과 '아마존'의 플랫폼도 자사 제품에 적용하기로 했는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인 'CES 2019'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CE부문장)은 "어떤 회사도 모든 부문이 강한 회사는 없다"며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잦은 부딪힘, 그 끝은 혈맹…SKT-카카오 맞손

    SK텔레콤과 카카오가 28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협력 관계로 돌아서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0월 카카오와 SK텔레콤의 3천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도 국내 IT시장에서는 충격이었다.

    지난달 28일 SKT은 3천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T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 했는데, 이를 통해 SKT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T 지분 1.6%를 보유하게 됐다.

    이와 함께 양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양사가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동안 내비게이션부터 커머스, 모바일 메시징,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양사가 신경전을 펼쳐왔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하는 것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으로 손을 잡은 것이다.

    이후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양사는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해 SKT 유영상 사업부장과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가 대표 역할을 수행하며 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피를 섞은 지' 20일 만에 성과도 나왔다. SKT는 지난 18일 카카오VX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사실을 공개하며 카카오VX가 개발 중인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 VR게임 '프렌즈 VR월드'를 연내 공개하고, SKT가 판매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 '페이전쟁'은 그만, 이젠 한 배에…네이버 라인-Z홀딩스 합병

    (사진=연합뉴스)

     

    일본 간편결제(페이)시장 선점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부었던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라인페이)과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Z홀딩스(페이페이)도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주식회사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를 만들어 Z홀딩스의 공동 최대 주주가 된다. 지난 18일 경영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고, 다음 달 중으로 최종 통합 계약 및 최종 자본 제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합병의 배경에 대해 라인은 "인터넷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기업이 압도적으로 우세이고 기업 규모를 비교해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과 일본의 기업 간 큰 차이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라쿠펜페이에 이어 일본 페이시장 2‧3위 업체인 두 업체는 수천억 원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며 출혈경쟁을 벌여왔었다.

    이렇게 IT업계에서 합종연횡이 이어지는 이유는 ICT산업의 국가‧사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국지적 시장에서는 출혈 경쟁보다 협력을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 경영학과 전성민 교수는 "로컬마켓(local market)만을 갖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과 직접 경쟁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 연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여러 딜(deal)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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