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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음향대포에 시위대 화살까지…내전 방불케한 홍콩시위



아시아/호주

    경찰 음향대포에 시위대 화살까지…내전 방불케한 홍콩시위

    • 2019-11-18 00:53

    17일 홍콩 이공대에서 시위대와 경찰 정면 충돌
    경찰 물대포·음향대포 동원에 시위대 투석기·화살로 대응
    시위 진압경찰 화살에 맞고 장갑차 불타기도

    홍콩 이공대 인근서 시위대-경찰 격렬 충돌. (사진=로이터통신 제공/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야 한다는 '최후통첩'을 한 이후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던 홍콩 시위가 17일 다시 격렬한 양상으로 돌아갔다. 홍콩이공대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정면으로 충돌했으며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이 화살에 맞고 장갑차가 불타는 등 등 시위 현장은 준 내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정부 지지자 100여 명이 홍콩 이공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기 시작하자 시위대 수십 명이 이에 항의하면서 충돌은 시작됐다. 시위대가 정부 지지자들을 향해 벽돌을 던지자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후 들어 경찰이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본격적인 진압에 나섰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음향 대포는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쏘는데 음향 대포에 맞은 대상은 고막에 강한 통증을 느끼면서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장거리음향장치가 무기가 아닌 경고방송용 장치라고 해명했다.

    경찰이 다양한 장치를 동원하자 시위대 역시 자체 제작한 투석기를 동원해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해 대항하면서 시위 현장은 전쟁터를 연상시켰다. 양측 충돌이 격해지면서 시위 진압 경찰 한 명이 왼쪽 종아리에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아 인근 병원에 긴급 후송됐으며 경찰 장갑차 한 대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주 홍콩 중문대를 시작으로 시립대와 침례대 등 홍콩 대학가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빚어졌지만 대부분 대학에서 시위대가 철수하면서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에게 마지노선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경찰도 이같은 상징성을 고려한 듯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예정인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진압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홍콩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홍콩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내린 전면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더 연장했다.

    시위대는 전날인 16일까지만 해도 이날과 다르게 큰 충돌 없이 잠잠하게 넘어가 관심을 끌었다. 지난 주 금요일까지 이어졌던 대중교통 운행 방해 시위도 없었고 바리케이드로 가로막았던 도로 중 일부 구간은 차단을 풀기도 해 홍콩이 중국 정부를 향해 유화적인 손짓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시 주석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홍콩 시위대를 '폭력 범죄 분자'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의 시위대를 향한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전날 오후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40여 분간 했다.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는 중국군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지휘관이 "이번 활동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시위대와 홍콩 야당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홍콩 사무를 담당하는 한정 부총리와 자오커즈 공안부장이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을 방문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명보는 자오커즈 공안부장,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을 방문, 홍콩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자오커즈 공안부장은 중국 사법당국의 총책임자이며, 한정 부총리는 홍콩 담당자로 모두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급이 둘이나 선전을 방문했다는 것은 홍콩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다짐이 반영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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