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탓에 잘 보이지 않는 인도 뉴델리 정부청사 (사진=AFP 제공/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의 스모그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37개의 항공편이 회항하는 등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서 37개 항공편이 스모그로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우회했다.
또 에어인디아와 스파이스젯 등 인도 주요 항공사들도 스모그 때문에 비행편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공항 관계자는 스모그로 시야가 나빠 비행편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며 모든 파일럿들이 이런 상황에 대비한 전문교육을 받은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뉴델리의 이날 대기질 지수(AQI)는 999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며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인도 AQI 지수는 보통(101∼200), 나쁨(201∼300), 매우 나쁨(301∼400), 심각(401∼500) 등으로 나뉘는데, 이날 지수는 심각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인도 정부는 일시적으로 휴교하거나 공사를 중단하고,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뉴델리의 스모그는 나날이 심각해 지고 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주총리는 트위터에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세계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각한 10개 도시 중 7곳이 인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이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5곳 중 14곳이 인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델리의 대기오염은 특히 10월 하순∼11월 초 힌두교 디왈리 축제를 전후해 곳곳에서 터지는 대규모 폭죽 등이 먼지로 쏟아지면서 대기가 최악이 된다.
또 뉴델리 인근 여러 주에서 추수가 끝난 후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한다.
여기에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과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우는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지면서 뉴델리의 대기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