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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장님 나빠요 아니에요. 한국사람 진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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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자원봉사왕 수상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비얀트
    1년 전 공장화재로 큰 부상
    통원치료 받을 때 자원봉사 시작
    축제봉사, 무료급식소, 경찰방범대까지
    비자연장 목적이었지만 다 채우고도 계속
    봉사현장에서 만난 한국인 너무 착하고 좋아
    '사장님 나쁘다'는 친구들에게 권유
    가족과 살 수 있는 비자취득이 꿈
    재입국 가능한데도 불법체류? 안 좋아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윤승훈 PD, 이윤상 아나운서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비얀트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김해시 자원봉사왕 수상자)

    ◇김효영> 경남 김해시가 선정하는 자원봉사왕에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선정됐다고 합니다. 이주노동자가 이 상을 받은건 아주 특별한 케이스인데요.
    자원봉사왕의 주인공 비얀트씨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비얀트> 예.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한국말 하시는 것 어렵지 않습니까?

    ◆비얀트> 괜찮습니다.

    ◇김효영> 한국에 처음 오신 게 언제입니까?

    ◆비얀트> 2008년에 처음 들어왔어요. 그리고 체류기간이 다 돼서 2013년에 스리랑카 갔다가 다시 15년에 들어왔어요.

    ◇김효영> 처음 어떤 회사에서 일 했습니까?

    ◆비얀트> 거기서 용접하는 회사였어요. 부산에요.

    ◇김효영> 부산에서.

    ◆비얀트> 그 회사에 2년쯤 일했었어요. 그리고 김해에 들어왔어요. 용접 아무것도 몰랐었는데 회사에서 다 배웠어요. 용접.

    ◇김효영> 나이는 어떻게 됩니까?

    ◆비얀트> 네. 41살이요.

    ◇김효영> 스리랑카에 두고 온 가족들은 누구 누구가 있습니까?

    ◆비얀트> 음. 대가족이예요.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살아요. 그리고 와이프, 아들, 딸.

    ◇김효영> 처음 한국에 온 이유는요?

    ◆비얀트> 한국에 오면 돈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 우리 스리랑카에 그때는 일이 많이 없어서.

    ◇김효영> 일이 많이 없어서.

    ◆비얀트> 우리 열심히 하고 싶어도 그렇게 일할 회사가 많이 없어요.

    ◇김효영> 그래요. 한국에 오셔서, 기대한만큼 돈을 버셨어요? 하하.

    ◆비얀트> 네. 돈 대출받아가지고 집 만들었어요.

    ◇김효영> 스리랑카에 집을 만드셨군요?

    ◆비얀트> 네. 큰 집 만들었어요. 하하.

    ◇김효영> 축하합니다. 그런데, 일하다가 크게 한번 다쳤다고 들었어요.

    ◆비얀트> 네. 그때 많이 힘들었었어요.

    ◇김효영> 언제입니까 그게?

    ◆비얀트> 작년 10월 달에. 일하다가 불이 났어요. 나도 몰랐어요. 위에서 용접하고 있는데, 밑에서 불이 났어요.

    ◇김효영> 불이 났는데 모르고 있었군요.

    ◆비얀트> 네. 작업복 불이 났어요. 많이 다쳤어요. 그때부터 많이 힘들었어요.

    ◇김효영> 병원에 입원하셨고?

    ◆비얀트> 두 달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해서 6개월 쯤 치료를 받았어요.

    ◇김효영> 지금은 다 나으신 거 에요?

    ◆비얀트> 손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다리는 아직까지 조금 아파요. 굽힐때 조금 힘들어요.

    ◇김효영> 화상은 정말 안 당해보신분은 몰라요. 말도 못하게 아프다고 해요.

    ◆비얀트> 가족들도 없고 말할 사람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죽을 뻔 했어요.
    너무 많이 아팠어요.

    ◇김효영> 화상을 입고 치료하는 동안은 일을 못했겠군요?

    ◆비얀트> 네. 일 못했어요. 그때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심심했고.
    그때 제가 봉사활동 시작했어요.

    ◇김효영> 자원봉사활동을 그 때 시작했군요?

    ◆비얀트> 네. 왜냐하면 남는 시간 많이 있으니까. 처음에는 제가 비자 연장하기 위해서 그것을 시작했어요.

    ◇김효영> 비자를 연장하기위해 자원봉사활동기록이 필요한가 보군요.

    ◆비얀트> 네.

    ◇김효영> 몇 시간?

    ◆비얀트> 200시간은 되어야 돼요. 내년 3월 달까지 채우면 돼요. 근데 저는 230시간 넘었어요.

    ◇김효영> 이미 채웠다? 그러면 더 이상 할 필요 없잖아요?

    ◆비얀트> 그런 생각 없어요. 왜냐하면 봉사활동할 때, 한국사람들, 같이 하는 아저씨들과 너무 재미있게 봉사활동 했어요.

    ◇김효영> 처음엔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서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이미 다 채웠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하는 건, 재미있어서?

    ◆비얀트> 네. 너무 재미있어서, 하하.

    ◇김효영> 뭐가 그렇게 재밋었어요?

     



    ◆비얀트> 가야문화축제 때 줄 당기는 새끼 만들기. 재미가 있어서 일주일, 이주일, 계속 8시간씩, 일요일도 토요일도 계속 일했어요.

    ◇김효영> 하하. 또 어떤 봉사를 했어요?

    ◆비얀트> 무료급식소에 가요.

    ◇김효영> 무료급식소.

    ◆비얀트> 예. 금요일에 회사에 일 없는 날 가요.
    경찰서 방범대도 해요. 그거는 목요일 날, 토요일 날 꼭 가요.

    ◇김효영> 경찰 방범대까지?

    ◆비얀트> 네네. 경찰 방범대요. 그 사람들 많이 착한 사람. 많이 좋아해요. 경찰 사람.

     



    ◇김효영> 그 자원봉사를 하니까 어떤 점이 제일 좋아요? 그냥 기분이 좋은 거에요?

    ◆비얀트> 네. 자원봉사하시는 분들과 같이 밥도 먹고 막걸리도 먹을 수 있고.

    ◇김효영> 하하. 그렇게 어울리는 게 좋았던 거군요.

    ◆비얀트> 예. 왜냐면 회사에서 일할 때 만나는 사람보다 밖에서 만난 사람 많이 너무 달라요. 그 사람, 회사에서는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말도 조금 안 좋아하고, 그래도 밖에서 일할 때는 이 사람 너무 착한 사람. 말도 좋아해요. 다 좋아요. 그 사람. 그 사람들 너무 착하고 좋아요. 한국분들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김효영>하하. 자원봉사를 계기로,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끼셨군요. 잘하셨습니다.

    ◆비얀트> 감사합니다.

    ◇김효영> 스리랑카에서 온 친구들 많이 있습니까?

    ◆비얀트> 예. 많이 있어요.

    ◆비얀트> 혹시 그 친구들이 '한국사람 나빠요. 사장님 나빠요'라는 말도 해요?

    ◆비얀트>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면 저는 자원봉사 한번 해보라고 해요. 내가 많이 소개해줬어요. 그러면 한국사람 좋다고 해요.

    ◇김효영> 앞으로도 자원봉사 계속 하겠네요?

    ◆비얀트> 네. 앞으로도 계속 해요. 하하.

    ◇김효영> 비얀트씨의 꿈은 뭡니까?

    ◆비얀트> 가족들이 같이 사는 거. 한국에서.

    ◇김효영> 한국에서?

    ◆비얀트> 네. 그게 꿈이에요.

    ◇김효영> 지금은 불가능하죠?

    ◆비얀트> 제가 지금 E7비자에요.

    ◇김효영> E7.

    ◆비얀트> 네. 저는 계속 연장해서 살 수 있어도 E7비자로 가족들이 같이 한국에 사는 것은 조금 힘들어요. 그거 다시 다른 비자로 변경해야 돼요.

    ◇김효영> 어떤 비자가 필요합니까?

    ◆비얀트> 그거는 F5, F2라는 비자가 있어요. 그런 비자가 있어요.

    ◇김효영> F5나 F2.

    ◆비얀트> 네. 그런 비자 있으면 가족들이 같이 여기 한국에 살 수 있어요. 한국 학교도 다닐 수 있어요, 그러면.

    ◇김효영> 스리랑카로 돌아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뭘까요?

    ◆비얀트> 제가 일자리가 있어요. 할 수 있는 게 일 많아요. 지금 우리나라 가면 용접 안해요. 그러니까 다른 일 찾아봐야 돼요. 지금 스리랑카 경기가 너무 안좋아요.

     



    ◇김효영> 그래요. 한국에서 배운 용접기술로 계속 일을 하면서 아이도 키우고 싶다는 말씀. 아이들은 몇 살, 몇 살입니까?

    ◆비얀트> 딸 12살이요. 아들 7살이에요.

    ◇김효영> 많이 예쁠때네요.

    ◆비얀트> 네. 많이 보고 싶어요. 영상전화 해요.

    ◇김효영> 지금 아이들 얘기 하니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해졌어요.
    오신 김에 하나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요. 비얀트씨는 입국기간 만료되어 다시 스리랑카 돌아갔다가 절차를 밟아서 비자를 한 단계 한 단계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체류자라는 말은 들어보셨죠?

    ◆비얀트> 예.

    ◇김효영>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얀트> 그거는 안 좋아요. 우리 스리랑카 갔다가 다시 올 수 있어요. 그거 그런 방법 있을 때도 그렇게 불법적으로 일하는 것 많이 안 좋아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계속 일, 한 회사에 계속 일하면 스리랑카 3개월 쯤 지나서 다시 바로 올 수 있어요. 그 회사에. 시험 안 봐도 되요.

    ◇김효영> 그렇군요.

    ◆비얀트> 만약 회사 바꿨으면 시험보고 다시 올 수 있어요. 그런 방법 있어도 불법하는 건 좀 안 좋아요.

    ◇김효영> 알겠습니다. 스리랑카에 가족들 보러 언제 갈 생각입니까?

    ◆비얀트> 그건 나도 몰라요.

    ◇김효영> 나도 몰라요?

    ◆비얀트> 왜냐하면 이제 조금 힘들어요. 왜냐하면 내가 치료받는동안 일을 못해서 비행기 왔다갔다 하면 돈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조금 돈도 조금 모아가지고 가야 되요.

    ◇김효영> 알겠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있습니까?

    ◆비얀트> 음... 부탁하는 게 가족들이 같이 여기 살 수 있게끔 만들어졌으면 좋아요. 하하. 그거 밖에 없어요.

    ◇김효영> 알겠습니다. 비얀트씨의 꿈,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비얀트> 예, 감사합니다.

    ◇김효영> 지금까지 김해시 자원봉사왕에 선정된 스리랑카에서 오신 비얀트씨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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