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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율주행차 2030년 등장"…실리콘밸리 과학자들의 생각은?



IT/과학

    "완전 자율주행차 2030년 등장"…실리콘밸리 과학자들의 생각은?

    공공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포드 자율주행 시험차량 (사진=포드 제공)

     

    로봇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2020년부터 레벨3 이상 자율주행차를 선 보일 전망이지만 기술적 문제와 안전을 이유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2030년까지 인간의 능력보다 뛰어난 자율주행차가 등장할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시스(ANSYS)가 시장조사업체 아토믹 리서치(Atomik Research)에 의뢰해 자율주행차 기술 주요 국가의 만 18세 이상 성인 2만20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71%)은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더 나은 운전을 할 것이라고 믿었고, 10년 안에 인간 운전자를 능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 자율주행차 부정적 인식 여전…"10년 내 인간 능력 따라잡을 것" 기대

    자율주행차 사고가 최근 잇따르면서 응답자의 29%만이 현재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인간 운전자보다 낫다고 답하는 등 부정적 인식은 여전했지만 71%가 2029년까지 인간 운전자를 따라잡을 것이라 답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실제 전체 응답자의 77%가 일정 시점 이후에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대별로는 18-24세 응답자의 87%와 25-34세 응답자의 88%가 자율주행차가 편안한 느낌을 준다며 긍정적인 반면, 65세 이상 응답자의 43%는 남은 생애 동안 자율주행차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인식차를 보여줬다.

    앞서 올해 1월 발표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2만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율주행차가 안전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9%만이 자동차 제조업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출시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47%였던 1년 전 응답률보다 부정적 의견이 크게 높아진 수치다.

    우버, 테슬라 등 자율주행 시스템 인명사고 발생 직후 부정적 여론이 비등해진 탓이다. 그러면 전 세계 과학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실리콘 밸리 여론은 어떨까?

    주행 대기중인 우버 자율주행차

     

    ◇ 실리콘밸리 과학자들 "여전히 불안하다"

    소득이 높은 중산층 엔지니어와 기술직 근로자들이 대부분 거주하고 자녀들이 자전거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다니는 실리콘 밸리 교외는 엄청난 양의 테슬라 전기차를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술 친화적 도시다.

    캘리포니아 주 교통당국(DMV)에 따르면 8월 9일 현재 GM, 포드, 구글, 애플 등 63개의 회사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을 승인받아 수백대의 시험용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누비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휴렛패커드를 거친 컴퓨터과학자이자 인공지능 전문가인 카렌 브렌클리는 구글의 웨이모(Waymo) 자율주행차가 집 주변을 다닐때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30년째 실리콘 밸리에 거주하는 그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이 세상을 더 좋게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지만 일상 생활에 들어왔을때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자전거를 탈때마다 반사조끼를 입혀 자율주행차가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부라고 그는 덧붙였다.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 뷰에서 5년째 거주 중인 소셜 임팩트 스타트업 '아틀라스 AI'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지 아자리는 "운전하다보면 시속 25마일(약 40㎞)로 운행하며 좁은 길에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자율주행차들과 자주 마주친다"며 "자율주행차가 주변에 있다면 평소와 달리 급정거를 하거나 감속해서 운전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차 서비스

     

    반면, 10년 전부터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 참여한 브래드 템플턴은 "10대들이 운전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속해서 운전해야 안전한 중년 운전자가 될 수 있다"며 "사람은 한 명의 안전한 운전자를 만들 수 있지만, 자율주행차는 수백대의 프로토타입 운행을 통해 100만대의 안전한 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잡지 작가인 존 조스는 "자율주행차는 운전경험이 미숙한 노인이나 10대 청소년처럼 운전한다"며 "마운틴 뷰 거리에서 수백대의 자율주행차들이 유발하는 문제는 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30~40년간 수 많은 괴짜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글도 썼다"며 "그들이 연구하고 있는 기술을 이해는 하지만 그것이 늘 잠재적인 문제나 영향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지역 첨단 기술 회사들은 인구 고령화, 교통혼잡 및 공해,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차가 해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를 직접 접하고 있는 기술친화적인 사람들조차 실제 안전과 인간의 편의에 도움을 정말 주는지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 내비건트 리서치 자율주행차 선도그룹 지표

     

    ◇ 자율주행차 기술 선도 미국·유럽 '안전' 화두…규제 발목 잡혀

    이처럼 사람과 기술이 어울리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가 언제든 촉발 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자율주행차 기술은 여전히 시험주행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우버의 시험주행이던 자율주행차가 애리조나 주에서 심야에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던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여론을 부정적으로 돌리는데 영향이 컸다.

    미국 교통부(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와 도로교통 안전국(NHTSA)이 사생활 보호·사이버 보안·윤리적 고려 등 15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지침 2.0(ADS·Autonomous Drive Systems: A Vision for Safety 2.0)'을 새로 발표하면서 제조사와 기술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전 지침이 기계적으로 안전하게 주행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2.0은 탑승자와 보행자의 안전, 특히 보안 문제를 대폭 강화했다.

    2009년부터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워싱턴, 미시간, 조지아 주 등 25개 도시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며 상용화 기술에 가장 앞선 웨이모는 2019년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완전 무인차량 투입과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규제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아우디는 2018 년 말 출시된 A8 플래그십 세단형 자동차에 레벨3(반자동) 자율주행 시스템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m Pilot)'을 탑재했지만 규제 기관의 판매승인을 아직 받지 못했다.

    2020년 레벨3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임러도 좌불안석이다. 일찌감치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 BMW는 2021년 차세대 크로스 오버 자율주행 전기차 iNEXT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EU(유럽연합)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18년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시험주행이던 우버 자율주행차가 자전거를 끌고 차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유럽 자동차매체 오토모티브뉴스유럽(ANE)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할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인증을 위한 법적 요건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유럽 자동차업계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 에릭 조너트 사무총장은 "유럽이 현재까지 유지해온 자동차 승인 시스템이 향후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자율주행차 표준화 규제 마련이 속도감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대차-앱티브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기술 격차 좁힌다

    북미·유럽 제조사와 기술업체들이 주춤한 사이 수 년 이상 격차가 있는 중위권 제조사들은 틈을 좁히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달 23일 미국 자율주행 기술 기업 앱티브(APTIVE)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오는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자율주행차는 2030년께 출시를 목적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번 앱티브와 합작으로 자율주행 플랫폼을 먼저 상용화해 구글 웨이모, 독일차 빅3, 일본차 등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 혼다는 2020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웨이모 기술협력 파트너로 참여하며 혼다의 주요 차량에 웨이모 자율주행 플랫폼을 통합시키는 형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은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구글, 아우디, BMW, 다임러, GM, 폭스바겐, 르노-닛산 등 자동차 제조사들과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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