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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지층·TK서 '현역 물갈이' 요구하는 이유



국회/정당

    한국당 지지층·TK서 '현역 물갈이' 요구하는 이유

    진보-보수 엇갈린 '현역 재투표' 여론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지역 가장 뚜렷
    "투쟁 강화하란 뜻" VS "거짓말이다"
    여론 빌미로 한 공천권 남용 우려도
    당무감사 착수…황교안 리더십 시험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 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내년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물갈이' 여론이 보수, 자유한국당 지지층, 이 가운데 특히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이 현역 의원 교체 시 토대자료가 되는 당무감사에 최근 착수한 가운데 공천에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보수 45% "다시 뽑지 않겠다"

    한국리서치가 경향신문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 동안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층에서 현역 의원을 재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45%가 나왔다. 다시 뽑겠다는 42.2%보다도 3%P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특히 진보층에서 재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겨우 28.7%로, 다시 뽑겠다는 59.7%와 30%P 이상 차이를 보인 것과 상반된다.

    지지 정당별로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당 지지층 40.5%가 현역 의원을 다시 뽑지 않겠다고 했다. 재투표하겠다는 46.9%보단 낮지만 상대적으로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재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TK가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갈이 여론이 가장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응답자 가운데 44.1%가 현역 의원을 다시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이 39.1%, 인천·경기 37.6%, 서울 34.2%, 광주·전라 26.3%로 그 뒤를 이었다.

    전국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면접 조사한 것으로 표본오차 ±3.1%P, 신뢰수준 9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더 세게 싸우라는 지역여론?

    조사를 맡은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견을 전제로 "최순실 사태 때 민주당 쪽으로 옮겨갔던 기존 중도보수층이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한국당이 내세울 만한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총선 후보군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응답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국당이 보수층 지지세가 강한 TK 지역에서 왜 유독 박한 평가를 받을까.

    이를 두고 '물갈이' 요구의 당사자로 꼽히는 현역 TK 의원들은 대체로 정부·여당에 대한 투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한다.

    복수의 TK 의원들은 통화에서 "한국당을 지지하지만 의원들이 지역발전도, 대여투쟁도 잘 못 살린다는 여론인 것 같다"면서도 "보통 지역민들을 만나면 '고생이 많다. 나라가 이래가(이래서야) 되겠느냐'고들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지역 한 재선 의원은 "그건 거짓말이다. 그런 논리로 자꾸 집토끼만 마사지하면 안 된다"며 "TK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문제 등 정치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저스티스리그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과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물갈이 여론, 차후 판단해 참고"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가 이런 여론을 빌미로 공천권을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물 경쟁력을 토대로 옥석을 명확히 가리지 않고 연줄이 우선시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얘기다.

    TK의 한 초선 의원은 "대표 측근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사람 꼽기'로 한몫 잡으려 하겠지만 혹시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낙하산으로 채운다면 큰일"이라며 "20대 총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심은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대구 지역 공천에 진실한 친박(친 박근혜계)이라는 뜻의 청와대 참모 출신 중심 예비후보, 이른바 '진박 6인방'이 도전장을 냈다 상당수 고배를 마셨던 사례를 지적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최근 전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향후 총선 공천과정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정량평가를 했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정성평가 방식이 될 것"이라며 "잘하는 그룹과 못하는 그룹을 나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 "물갈이 여론에 대해서는 자체 기준대로 다시 평가하겠지만, 차후 판단해 참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공천, 그중에서도 현역 물갈이 문제가 황교안 대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취임 직후부터 추구해온 개혁과 쇄신이란 구호를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지점이지만, 당내 기득권의 반발도 만만찮은 탓이다.

    또 총선 결과는 황 대표의 대권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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