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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싫지만 한국 너무 억지 부린단 일본人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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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싫지만 한국 너무 억지 부린단 일본人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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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관하여 ①] 심리학자 요시카타 베키 인터뷰
    "아베 정권 향한 반감과 별개로 혐한·반한 정서 확산"
    "日사회 혐한 보편화…편파적인 언론 보도 문제 크다"
    "한국에 관심 크나 日언론 '또 엉뚱한 짓 벌인다'는 식"
    "아베정권 '변화 이뤄내겠다' 선전…젊은층 지지 얻어"

    20년 넘게 한국과 인연을 맺어 온 요시카타 베키(46) 서울대 선임연구원(심리학 박사)은 "아베 정권을 싫어한다" "자민당에 투표한 적도 없다"고 전제했다. 한일 관계가 얼어붙는 와중에 그를 통해 들여다본 일본 사회 분위기는 예상과 기대를 크게 벗어나 있었다. 정권과 언론의 태도에 따라 변하는 사회 인식을 깊이 연구해 온 그와의 심층 인터뷰를 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아베 싫지만 한국 너무 억지 부린단 일본人 는다"
    ② "'위안부' 반성하던 日 국민들 돌변시킨 일대 사건"

    ③ "아베 '한국 악마화' 속내는 '외교 참패' 감추기"
    <끝>


    제74주년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15 아베 규탄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요시카타 베키 선임연구원은 "지금 일본에서 아베 정권 지지율이 높기도 하지만, 최근 수출 규제와 같은 한국에 대한 압박 정책 지지율은 이보다 더 높게 나온다"며 "이는 상당히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본 사회가 보수화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혐한·반한 정서의 확산을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요. 일본 사회에는 아베를 싫어하는 것과는 별개로 한국에 대한 특별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일본 내 아베 지지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떨어지는데, 20·30대에서 높고 70대에서 가장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층은 스스로를 보수로 여기지 않는다"며 말을 이었다.

    "젊은층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지만 '나이 든 세대는 일본 사회가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낡은 가치관을 지녔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일본이 침체된 이유는 기성세대가 아무 대책 없이 옛날 방식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모든 걸 바꾸기 싫어하는 진보 정당의 이야기는 맨날 똑같다'고 보는 거죠. 그들은 '조금 더 전향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정권이 필요하다'며 자발적으로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아베 정권과 일본 우익 세력이 '전쟁 가능한 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내지만, 일본 청년세대는 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요시카타 연구원은 "일본 젊은층의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헌법 개정에 대한 견해"라며 "그들은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헌법을 바꾸는 부분도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을 지녔다. '현행 헌법을 지켜야만 나라가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진보 세력 등을 비논리적이고 이상하다 여긴다"고 전했다.

    "일본 20·30대의 보편적인 생각이 이렇습니다. 현재 야당을 전혀 좋게 생각하지 않아요. '낡은 가치관을 따르고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 '현실적으로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뭐든지 반대만 하는 사람들'로만 인식하고 있어요. 아베에 대해서는 '적어도 안정적이고 뭔가 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내용을 따지기보다는 막연하게 그렇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는 "현재 일본에서 다루는 국제뉴스는 거의 대부분 한국에 관한 것인데, 일본 언론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보도할 때 일본 정부가 설명하는 것 이외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볼 수는 있지만, 언론이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한국이 또 엉뚱한 짓을 벌이고 있다' '또 억지를 부린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혐한이 예전보다 훨씬 보편적인 정서로 일본 사회에 퍼진 데 따른 영향입니다. 일본 극우단체인 재특회 등이 벌였던 혐한 활동은 2014년쯤 가장 심했는데, 최근 2, 3년 사이 그 존재감은 사실상 없어졌어요. 일본 사회에서 '혐오 발언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그들(재특회 등 극우단체)은 정말 이상하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혐한 정서도 가라앉아야 할 텐데, 그렇지가 않아요."

    ◇ "'이상한 집단'만 떠들던 혐한…이젠 저명한 지식인들도 가세"

    요시카타 베키 서울대 선임연구원이 CBS노컷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현재 일본 사회 내 혐한 정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됐다"고 요시카타 연구원은 진단했다. "예전에는 이른바 '이상한 집단'이 떠들고 다녔다면, 지금은 '극우단체도 이상하지만 한국이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라는 식으로 혐한 정서가 훨씬 보편화 됐다"는 이야기다.

    "지금 일본 사회에는 혐한 혹은 혐한에 가깝게 한국을 기피하는 정서가 상당히 넓게 깔려 있어요. 그 안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완전한 우익이 있고, 우익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대해서는 유난히 예민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 경계선이 애매합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엉뚱한 주장 탓에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죠."

    일본 사회에 번지는 이러한 혐한 정서를 두고 요시카타 연구원은 "물론 아베 정권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언론 문제가 크다. 언론에서 한국에 대해 상당히 편파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과거사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한국은 제외'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다른 분야에서는 특별히 이상한 주장을 하지 않는 사람들, 상당히 공평한 저널리스트·지식인으로 인정받는 사람들도 언론을 통해 '한국은 너무 한다'고 이야기하니 그렇게 믿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케가미 아키라입니다. 그는 NHK에서 수십 년 동안 아이들을 위한 뉴스 해설 프로그램으로 인지도를 쌓은 언론인인데, 프리랜서로 전향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면서 인기가 높아졌죠. 그는 단적으로 지난 2015년 후지TV에서 '한국이 반일인 진짜 이유를 알고 싶습니까'라는 특집 방송을 했는데, '한국은 반일로 나라가 응집한다' '반일을 그만두면 붕괴된다' '한국 헌법에는 3·1운동, 임시정부가 뿌리라는 식의 판타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어요. 그는 아베 정권을 비판하고 과거의 일본을 미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대해서는 아닌 거죠."

    이러한 일본 사회 분위기는 장기 불황, 동일본 대지진 등을 겪으면서 공동체가 무너지고 파편화 한 데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요시카타 연구원은 '자기책임론'이라는 개념으로 지금 일본 사회 흐름을 설명했다.

    "자기책임론은 일본 내 사회적 약자·소수자를 파괴하는 논리로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당신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 힘들다'는 인식이 최근에 와서 엄청나게 강화됐어요. 남의 힘을 빌리기 전에 본인이 충분히 노력했는지를 따지자는 거죠. '생활보호 대상자는 사회에 폐를 끼치는 사람'이라는 논리를 과거 우익에서 펴 왔는데, 어느 순간 정치인들이 들고 나오더니 이젠 사회 전반으로 번졌습니다. 높은 경제 수준에도 굶어 죽는 사람들이 발견되고, 생활보호를 신청하려다가도 주변 눈치보며 포기하는 일도 잦은 이유죠."

    ◇ "혐오에 기댄 선전·선동 판치는 일본 사회…아베 정권에 날개"

    국제평화행진 대학생 홍보단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우리가 역사의 증인입니다'라는 주제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요시카타 연구원은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 사회는 발전하고 있었다고 본다. 당시 페미니즘 등도 사회적 지지를 얻어갔는데 1990년대 후반 들어 그러한 흐름이 역행하기 시작했다"며 "우익만의 주장이라고 여겨지던 것들이 2000년대 들어 점점 힘을 얻어가더니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금 일본 사회에는 혐오에 기댄 선전·선동이 판을 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정타는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힘을 합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가 오히려 소수자 목소리를 묵살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동일본 대지진 당시 집권당이 민주당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민들 실망감을 등에 업고 아베가 부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일본 사회에서 좌파·진보는 이른바 '어리석은 놈들'이 돼 버렸어요. 견제 세력이 힘을 잃다보니 아베 등 우익 세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우파라고 생각하는 젊은층은 극소수예요. 그들 대다수는 좌우 모두를 싫어합니다. 정치에 관심 자체를 두지 않는 거죠."

    결과적으로 "아베 정권은 일본 청년세대가 지닌 마인드에 부합하는 '우린 민주당 정권과 다르다' '해낼 수 있다'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요시카타 연구원의 진단이다. "일본 청년세대가 자민당과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이유는 '듣기로는 이전 정권에서는 사정이 정말 안 좋았다더라' '지금 우린 그나마 취직도 되고 어렵지 않게 살고 있잖나'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수시로 기득권층이 지닌 태생적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일본 국민들의 상식적 지지 기반에 뿌리내리지 못한다고 요시카타 연구원은 꼬집었다.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아베 정권을 못마땅해 하는 속마음을 지녔다고 봅니다. 최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 전에 아베 정권 지지율이 약간 떨어진 적이 있어요. 이를 두고 한국 언론에서는 '수출 규제 여파 때문'이라는 진단도 내놨지만, 전혀 상관없었습니다. 바로 연금 문제가 그 원인이었으니까요. 당시 일본 금융청에서는 '노후 걱정 없이 살려면 2천만 엔(약 2억 2700만 원) 정도 저축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이건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2천만엔을 저축할 수 있는 사람이 극소수인 현실에서 '연금만 믿고 있다가는 안 된다'는 이야기니까요."

    요시카타 연구원은 "문제는 이 보고서를 받은 아소 다로 재무상에게서 불거졌다. 돈 걱정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재벌 가문인 그가 그 정도 저축도 없냐는 투로 '다들 80~90세까지 살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제대로 생각하고 살라'는 비상식적인 말로 국민 정서를 건드렸기 때문"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를 접한 일본 국민들이 아소 다로에게 엄청난 비판을 쏟아냈어요. 그런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아소 다로는 자기 발언에 직접적인 문제가 있었음에도 '보고서가 잘못됐으니 (해당 보고서를) 안 받아주겠다' '정부는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보고서 자체를 없던 일로 해버린 겁니다. 이 사건이 아베 정권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죠."

    그는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 사회 현실에서 '자기 건강에 신경 안 쓰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어 당뇨병에 걸리고는 나라 의료비 부담을 늘린다'는 식의 근거 없는 후생성 발언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며 "아베 정권은 이런 식으로 속물적인 속내를 들켜 국민들로부터 비판받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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