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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복판 주차장, 인근 아파트 입주로 갈등 심화



부산

    도로 한복판 주차장, 인근 아파트 입주로 갈등 심화

    부산 북구 이면도로 위 콘크리트 주차장 인근 아파트 입주 시작
    주민들 "예견된 교통지옥"… 한 아파트 입주민, 주차 부스 부수기도
    원룸 건물주-시공사 협상 지지부진…구청 "시공사에 부지 매입 독려 중"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 '입주 환영' 현수막 위로, 도로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땅 주인과 아파트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도로 한복판에 주차장이 들어선 부산의 한 동네에서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주민 불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관련기사 : 도로 한복판에 주차장…공사피해 갈등에 주민만 '날벼락')

    급기야 아파트 입주민이 주차장에 설치된 부스를 부숴 경찰에 입건되는 소동까지 벌어지는 등 갈등이 커질 조짐을 보인다.

    지난 5월 도로 한 개 차선에 콘크리트 주차장이 들어선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이면도로.

    대형 화물차가 좁은 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자, 길을 걷던 주민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도로 한복판에 생긴 주차장 옆 도로를 대형 화물차가 간신히 지나가고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화물차가 통과하고도 차량 행렬이 계속 줄을 잇자 주민들은 주차장을 바라보며 잔뜩 찌푸린 표정을 지었다.

    도로 한복판 바닥에 4개 주차면을 그려놓은 주차장에는 공사장에서나 볼 법한 파란색 '안전제일' 가림막이 둘러쳐 있었다.

    분홍색 주차 부스 벽면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 위에, 누군가 사인펜으로 "좀 치우세요. 동네 인심 난다"라고 적어놓았다.

    주차 부스에 붙은 안내문구에 누군가 "좀 치우세요"라고 적어놓은 모습.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주민들은 지난 6월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면서 일대 차량정체가 더 심해졌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인근 주민 A(64) 씨는 "출퇴근 시간에 특히 차량과 사람이 붐벼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길이 조금 불편해졌어도 통행량이 많지는 않아 조용한 편이었는데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완전히 교통지옥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급기야 지난 12일에는 한 아파트 입주민이 자신의 1t 화물차로 부스를 여러 차례 들이받아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소동까지 있었다.

    부스를 들이받은 입주민 B(45)씨는 "길을 통과하던 한 운전자가 주차 부스 앞으로 튀어나오는 아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급정거해 거의 치일 뻔하자, 놀란 아이와 엄마가 길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 119를 불렀는데 구급차도 길이 좁아 못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구청과 시공사에 여러 번 위험성을 알렸음에도 결국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화가 나 부스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부산 북구 이면도로 위 주차장에 놓인 주차 안내 부스와,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아파트 공사로 소음·분진 등 피해를 겪었다며 도로로 이용되던 본인 소유 땅을 주차장으로 만든 원룸 건물주와 아파트 시공사 간 합의는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불편이 예견된 상황에서 준공 허가를 내준 구청이 도로 확장 공사 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할 북구청은 "예산 사정상 구청이 직접 부지 매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 시공사에 주차장을 매입하도록 독려 중"이라는 입장이어서, 주민 불편과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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