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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과 반일 사이, 일본 불매운동이 던지는 메시지"



사회 일반

    "혐한과 반일 사이, 일본 불매운동이 던지는 메시지"

    불매운동의 역사,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시대까지
    반일 불매운동이 민족주의 마케팅에 이용되기도
    불매운동이 감정적? 감정적이라고 나쁜 것 아냐
    행동까지 나선 20대의 자발적 움직임, 의미 있어
    한국의 반일 vs 일본의 혐한, 두 사회의 차이 존재
    소녀상 침 뱉은 일베 유저, 한국인이 혐한 하는 것
    자유무역체제와 한국경제 자립성에 대한 질문 남아
    일본 내 '전쟁 가능 국가' 되려는 움직임과도 연관돼
    민족주의 정서에서 한 걸음 더 나가는 고민도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7월 12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강유정 강남대 교수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강남대학교의 강유정 교수 두 분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강유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은 수다인데 조금 진지한 수다가 될 것 같아요. 오늘 이야기할 주제가 불매운동인데 지난주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때문에 한일 갈등, 그래서 시민들 사이에 일본 제품 사지 말자. 일본 여행 가지 말자 이런 운동이 펼쳐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또 사실 처음은 아니잖아요. 일본 관련해서 여러 번 있었죠?

    ◆ 이택광> 가장 제 기억에 남는 것은 95년도 광복절.

    ◇ 정관용> 광복 50주년.

    ◆ 이택광> 광복 50주년 기념으로 그때 아마 일본 불매운동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모 회사에서 콜라 제품을 출시했죠. 815라는 콜라를.

    ◇ 정관용> 맞아요, 기억납니다.

    ◆ 이택광> 사실은 이른바 민족주의 마케팅이었는데 기원을 따져보면 굉장히 오래 가죠. 대표적인 게 경성방직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잖아요. 그때 면방직을 김성수 씨가 공장을 설립해서 아주 물산장려운동이라는 것을 펼쳐서 1919년에 사실 품질 면에서는 그 당시에 일본 제품을 따라갈 수 없었지만, 많은 분들이 그 제품을 구매해서 경성방직이 굉장히 큰 수익을 올리고 나중에 민족기업으로 성장해 가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이런 평가가 있어요. 그래서 그런 걸 본다면 이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죠. 또 (일본에서) 교과서 왜곡 같은 이런 망언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 정관용> 독도 다케시마의 날 이런 것.

    ◆ 이택광> 그때마다 또 불매운동을 많이 했고 말씀하셨던 다케시마의 날, 독도를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다든가 이런 조례를 그때 제정했는데 그럴 때마다 불매운동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이택광 교수를 동참했어요?

    ◆ 이택광> 저는 광복 50주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는 걸 보고 제가 글을 썼죠.

    ◇ 정관용> 뭐라고요?

    ◆ 이택광> 다 좋은데 민족주의 마케팅은 좀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결국 불매를 하자고 해 놓고 다른 걸 사자 이렇게 가는 것은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상술의 하나로 써먹어서는 곤란하다.

    ◆ 이택광> 차라리 진지하게 내가 정말 이 문제가 심각하다 생각해서 불매를 하시는 건 괜찮지만 이걸 마케팅 전략으로 쓴다든가 이런 것들은 약간 좀 너무 심한 것 같고요. 특히 냉정한 태도, 중립적 태도 또는 객관적 정보를 전달해야 될 언론이 앞장서서 이러는 건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 정관용> 조금 더 노골적으로 이건 민족정신에 입각해서 당연한 불매운동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자유무역시대에 거기에 역행하는 일본의 행동이 있다고 우리가 또 그것에 역행하는 식의 불매운동을 해서야 되겠느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 제품도 아닌데 이런 얘기도 한편에는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불매운동 동참 안 하는 사람들을 막 욕하고 비판하는 것 이건 문제 있다는 얘기도 있고. 강 교수님.

    ◆ 강유정> 저는 지금 앞서 열거한 불매운동의 양상과 완전 다르다고 보는 편인데요.

    ◇ 정관용> 이번 것이?

    ◆ 강유정> 지금 이택광 교수가 마케팅 전략으로 쓰고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보기에는.

    ◇ 정관용> 그런 적이 있었다, 과거에.

    ◆ 강유정> 그러니까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겠다 말씀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이번 불매운동은) 시민들의 선량한 움직임이고. 사실은 이게 시민단체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냥 몇몇 시민들이 자신의 어떤 SNS, 이를테면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이렇게 시작이 됐는데. 시작되자마자 많은 언론사에서 이를테면 ‘굉장히 잘 모르고 불매운동을 하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임금이 더 줄어든다’라든가 이렇게 (보도를 해서) 저는 (기업이) 마케팅 전략으로서 쓴다기보다는 오히려 (정가와 언론에서) 조금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이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서. 이번에 좀 달리 봐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저는 좀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달리 본다는 거예요?

    ◆ 강유정> 여기서 말하는 불매운동이 확장되기 이전에, 처음부터 등장했을 때 굉장히 급박하게 일어난 사태였잖아요, 사실은 7월 4일부터 시작해서 그때 사람들이 한두 사람 정도 시작이 됐고 사실 이게 좀 확산력을 가진 것은 일부 연예인들이 일본에 가는 것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이런 것들인데 사실 저는 이게 과거 20년 전 있었던 1995년보다 훨씬 더 아주 작은 규모로 일어났던 일들인 것 같은데, 이것에 대해서 언론이 확장을 오히려 시켰다라고 보여지고 그 확장이 이를테면 (불매운동) 하자라는 쪽보다 약간 우려스럽다는 얘기가 먼저 나온 건.

    ◇ 정관용> 그랬어요?

    ◆ 강유정> 먼저 나왔습니다. 훨씬 더 주요 언론들에서, 이거 되게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 정관용> 언론사마다 조금 다르지 않아요, 반응도?

    ◆ 강유정> 그런데 제가 우려하는 건 이런 불매운동이 있었다라는 사실 보도는 거의 없고 이런 불매운동은 이렇게 갈 확률이 있다고 해서 대부분 그런 부분이 훨씬 더 컸고요. 그래서 그건 조금 저로서는 오히려 약간은 지켜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 정관용> 그래요? 며칠 사이의 보도들은 보면 주로 불매운동의 확산. 실제로 일본 여행 예약 건수가 어떻게 줄어들었는지 이런 것들이 쭉 자료로 나오는 식의 보도였던데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죠?

    ◆ 강유정> 초기에 그렇지 않고 제가 이제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7월 8일에 실렸던 기사들 같은 경우에도 ‘불매운동이 잘 모르고 놓치는 것들’ 이런 일종의 계몽성 기사였어요. 그러니까 지금 시작이 되고 있지만 훨씬 놓칠 것이 클 것이다라고 하는 기사들이 좀 실렸어요.

    ◇ 정관용> 예를 들어 뭘 놓쳤다는 거죠?

    9일 오후 서울 은평구 푸르네마트에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강유정>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를테면 유니클로 같은 회사들을 불매운동하면 거기에 고용하고 있는 한국인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임금이 삭감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그리고 사실 지금 많은 시민들이 진짜 일본 기업과 그리고 무늬만 일본 기업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식의 얘기들이 있어서. 저는 조금 보고 그때는 이런 식의 불매운동이 있다라는 소개기사가 아니라, 이거는 그러니까 시작도 하기 전부터

    ◇ 정관용> 문제제기가 너무 많다.

    ◆ 강유정> 문제제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정말 이번에는 특징적이라는 게 무슨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이렇게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게 아니라 SNS를 통해서 젊은 층이 주도한다 그래요. 기사를 20~30대 젊은 층은 불매운동 관련된 기사를 많이 보고 40~50대는 일본과 갈등에 대한 분석, 진단 이런 기사를 본다. 이런 것도 조금 특징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택광> 아무래도 20~30대들이 인터넷이나 직구를 많이 했고요. 특히 일본 제품의 실질적으로 일본 제품의 주소비층들을 20~30대로 볼 수가 있죠. 그리고 여러 가지 그런 (인기 있는) 품목들이 좀 많이 있어요.

    ◇ 정관용> 젊은층들한테 요즘 확실히 일본이 인기죠.

    ◆ 이택광> 특히 일본 여행도 그렇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그래서 아마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소비자 주권이라 볼 수 있는 소비자 권리죠. 그런 것들을 행사하자라는 것이고요. 지금 그런 걸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지금 현재 국면에서 불매운동이 큰 효과를 발휘할까라고 했을 때는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그러니까 큰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거라고. 왜냐하면 이게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일본의 그런 경제적 요구 때문에 지금 이런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아베 정권이 가지고 있는, 지금 특히 선거 국면이고 지금까지 유지돼 왔던 자기들의 어떤 입장들을 보통 국가화 하면서 이걸 통해서 어떻게 전환점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한일 관계의 재정의에 가까워요, 이게.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불매운동 과정에서의 어떤 소비자 권리나 이런 걸 주장하는 것들이 이제 또 이런 한일 관계 재정의에도 영향을 주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자립성을 갖는 문제. 이런 것들을 고민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불매운동 자체를 너무 과장해서 이렇게 보도하는 것들은 별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또 한 가지는 이런 불매운동을 전개했을 때 문제가 뭐가 생기냐면 우리 기업들이 지금 손 놓고 있는 게 많이 있었잖아요. 지금 보면 특히 삼성 같은 경우가 의존성이 굉장히 높았고 물론 일본이 정말 말도 아닌 요구를 하고 있고 정말 자유무역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자유무역 규정에 위배되는, 본인들 스스로는 자유무역을 준수하는 국가라고 해 놓고 지금 보면 그런 규정을 위반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또 그러한 것이 국제관계이기 때문에, 법대로 되지 않는 게 국제관계였잖아요. 그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그런 의존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 왔었는데 그 말을 듣지 않는 국내 기업들의 잘못도 크죠. 그러니까 많은 부분에서 정부 잘못이라기보다는 한국의 기업들의 잘못도 크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묻혀버릴 수가 있어요. 불매운동을 너무 과열하게 되면. 그래서 오히려 불매운동을 했던 바람들이 한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자립성에 대한 반성으로 좀 나아가게 되고 또 그걸 통해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어떤 그런 각성들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강유정> 저는 오히려 20~30대들이, 특히 20대들이 정치적인 무관심 내지는 정치 혐오까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식의 어떤 자발적 움직임을 저는 사실 긍정적으로 봤어요.

    ◇ 정관용> 적극적으로 행동까지 나서는?

    ◆ 강유정> 행동까지 나서는 것들. 그래서 지금 말하자면 이런 불매운동의 효과를 운운하기보다는 이렇게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 보여줄 필요는 저는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실은 용어 자체가 우리는 반일이지만 일본에서는 혐한이거든요. 우리는 혐일이라는 표현을 써본 적이 없어요, 역사적으로. 이것 자체가 그리고 우리가 불매운동을 하든 안 하든 지금 일본의 혐한세력은 언제나 하거든요. 한국인, 이를테면 유명 아이돌에 대해서도 혐한시위가 평상시에도 있었잖아요.

    작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혐한시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헤이트 스피치.

    ◆ 강유정> 그렇죠. 극우 세력들이 우리는 한 번도 일본에 대해서 특별한 사안이 없었을 때 혐일 시위 같은 것이 존재한 적이 없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도 저는 지금 불매운동이 주는 반일운동으로 볼 수 있는데 혐일 운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먼저 이를테면 어떤 너무나 기습적인 경제 제재가 있었고 그리고 그건 약간 보복성 성격을 가졌다는 건 자타공인의 사실이기 때문에 거기에 뭐라도 하나를 보태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게 저희는 혐일 시위로 간 게 아니라 불매운동으로 갔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약간 이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냥 불매운동은 불매운동이다라고 조금 건조하게 보여주지만, 이런 것들이 저는 충분히 한국의 20대들이 어떤 식으로든 뭔가를 이렇게 누군가 선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라는 시그널은 분명히 보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반일과 혐한으로 구분한 건 참 날카롭네요. 어찌 보면 우리는 무조건 일본을 혐오한다가 아니라 잘못하는 행동을 하면 그것에 대해서 반대한다.

    ◆ 이택광> 그렇죠.

    ◆ 강유정> 리액션을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우리도 일본 좋아한다.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나는 꾸짖겠다 이런 거라는 얘기죠?

    ◆ 이택광> 그런데 혐한은 일본 내에서 이제 특별한 세력들, 우리로 치면 이제 일베 같은 세력들인 거죠. 그래서 이제 특정한 부류들이 하는 거고 한국에서 또 이 문제와 관련돼서 반대되는 흐름도 있습니다. 소녀상에 침 뱉은 젊은이들도 있잖아요.

    ◇ 정관용> 있죠.

    ◆ 이택광> 그 젊은이들이 일베 인증을 했지 않습니까? 자기들이 일베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명백하게 우리나라에도 그런 세력이 있기는 있죠. 그런데 우리 (사회)는 말씀하신 것처럼 혐한을 하는 게 아니지만, 이 젊은이들도 한국 사람이지만 결국은 혐한을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이제 그런 혐한이라는 것은 혐오세력들의 어떤 그런 것이고, 불매는 이제 민족주의적인 어떤 그런 자긍심에 대한 것이고.

    저는 이제 이번에 보여준 어떤 일본의 그런 행동들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어떤 자유무역의 대의라는 것이 너무 쉽게 잘 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내부적인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사실 경제적 영역이 침해되는 일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같은 경우는 그것을 잘 대비를 해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자유무역이라는 것이 갖고 있던 분업체계가 미국이 가지고 있었던 그런 지위 때문에 가능했는데 이번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트럼프와 북한의 어떤 그런 만남이라든가 김정은의 만남이나 이런 것들이 정말 과거와 전혀 다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사실 과거에 갖고 있던 미국의 지위가 사실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지금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도 실질적으로 미국입니다. 그러니까 일본의 지금 경제 제재 뒤에는 사실 미국이 있다고 생각해야 되는 거죠.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강한 경제압박을 하는 걸 아베가 배운 거잖아요.

    ◆ 이택광> 그리고 이 정도는 해도 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기의 어떤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거기 때문에 이 문제가 사실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닌 거죠, 그러니까. 그래서 이 과정에서 이제 그런 소비자운동이라 부를 수 있는 불매운동이 말씀하신 것처럼 분명히 정치적 의미를 갖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런 비전들이 중요하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고.

    ◇ 정관용>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도 국가 간 문제가 벌어졌을 때 불매운동 방식으로 대응한 사례가 있어요?

    ◆ 이택광> 많이 있어요.

    ◆ 강유정> 사실 지금 얘기했지만, (저희도) 겪었잖아요. 사드 이후 이를테면 그것도 불매운동이었죠. 한국으로 관광 가지 않겠다는 시민운동 차원도 같이 일어났잖아요.

    ◇ 정관용> 중국에서?

    ◆ 강유정> 그래서 그건 중국에서

    ◇ 정관용> 관제시민운동격의

    ◆ 강유정> 그렇기도 했지만. 지금도 심심치 않게 대만만 하더라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 조금 이해관계가 엇갈렸을 때 (발생하죠). 저희는 한국이 조금 억울하게도, 이 혐한 세력이 곳곳에서 돌출적으로 나오지만 우리는 한 번도 혐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없다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보자면 굉장히 복합적인 어떤 상황에 대해서 분석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서 약간 이게 감정적이다, 정서적이라는 것도 저는 일종의 프레임 같거든요. 왜 20대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무조건 감정적이고 정서적이라고 이걸 이미 약간 결론적으로 한 보름이나 20일 지나고 나서 나오는 결론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건 감정적이고 정서적이라고 먼저 말씀들을 여러 군데에서 하는 건 글쎄요, 저는 약간 프레임 같기도 해요.

    ◆ 이택광> 그런데 운동은 다 감정적일 수밖에 없죠. 운동이기 때문에 이것도. 운동이 되려고 그러면 어떤 감정이 저는 선행이 되어야 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런 민족주의 자체가 잘못되었다, 미개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어차피 민족주의라는 것은 근대국가의 기본이고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때 강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 이것을 이용하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자연스러운 건데 여기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 말인 거죠, 이 교수는?

    ◆ 이택광> 그게 머물러 있으면 사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은 바람직하지가 않고 이런 에너지가 이제 다른 비전 다시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유무역에 대한 반성이라든가. 물론 자유무역을 추구해야 되겠지만 거기에 대한 반성이라든가 이런 다양한 어떤 의제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다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분들이 잘못 이해하면 그래서? 그냥 감정적 적대적 대응인 민족주의적 대응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는 그건 하찮다는 뜻이야 이렇게 볼 수 있는데 하찮다는 건 아니죠?

    ◆ 이택광> 저는 그 반대를 얘기하고 있는 거죠. 민족주의는 필수불가결한 것이고요. 하지만 민족주의에 머물러버렸을 때는 그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는 겁니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죠.

    ◇ 정관용> 한 걸음 더 나가는 것까지도 생각을 해야 한다.

    ◆ 이택광> 그렇죠.

    ◇ 정관용> 또 우리 강 교수께서도 그냥 무조건 감정적, 정서적 반응이라고 폄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 강유정> 그렇죠.

    ◇ 정관용> 정당한 반응이다?

    ◆ 강유정> 감정적, 정서적이라는 게 지금 이택광 교수 말씀에서도 동의하는 게 이 말은 중립적인 말이지 감정적이어서 나쁘다라고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어떤 사태에 대해서 감정적 반응도 있죠, 이성적 반응도 있고. 그런데 그 일부가 어쩌면 감정적 반응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그런 감정적 반응은 나쁘다가 제가 아까 말씀드린 프레임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감정적 반응도 있을 수 있다. 여기서 멈추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제가 오늘 이런 사태 다루면서 사람들 보면서 저는 신동엽 시인의 풀이 되게 많이 생각이 났어요. 그 풀의 내용이 뭐냐면 바람보다 먼저 눕기도 하지만 먼저 일어서기도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는 풀이 바람에 흔들리기만 한다는 게 아니라 때로는 우리가 아주 조용한 건물에서 창밖을 보면 바람을 못 느끼지만 풀을 보면서 바람을 볼 때도 있거든요. 그것처럼 먼저 움직일 수도 있고 그게 감정적이든 정서적이든 간에 이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가 굳이 먼저 나서서 약간 계도하거나 혹은 그것에 대해서 먼저 평가를 내려서 우려심을 심어주는 것보다는 사태를 전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이 여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비난하는 것.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일부 소수가 그렇게 하는 것 같고요. 일단 제가 볼 때는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크게 SNS상에서 그냥 그렇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만 당연히 이런 문제가 감정적인 어떤 차원으로 전개될 때는 그런 반응들이 나온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이제 말씀드린 것처럼 민족적 감정에서 출발하지만, 거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불매운동이란 뭐다뭐다? 강유정 교수.

    ◆ 강유정> 조금 전에 말씀렸지만 불매운동이란 풀의 움직임이다.

    ◇ 정관용> 먼저 일어나는 풀이다?

    ◆ 강유정> 네.

    ◇ 정관용> 이택광 교수.

    ◆ 이택광> 저는 반쯤 물이 담긴 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물이 반쯤 없는 걸 수도 있고요. 물이 반쯤 채워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반이나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반밖에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 이택광> 그렇죠.

    ◇ 정관용> 좀 어렵네요. (웃음)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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