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청 (사진=송호재 기자)
부산 해운대구청이 최근 관내출장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거부해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비공개를 결정한 공무원이 정보공개 요청 대상자여서 '셀프 비공개' 논란도 일고 있다.
예산감시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시민단체 'NPO 주민참여'는 지난달 20일 해운대구청에 소속 공무원 A 씨와 B 씨의 관내출장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NPO주민참여에 따르면, 해당 공무원 2명은 다른 부서 소속으로 모두 공무원 노조 간부이다.
이들 공무원이 소속된 두 부서는 접수 일주일여 뒤 각각 NPO주민참여에 비공개 방침을 통보했다.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NPO주민참여는 '공무원의 관내출장이 어떻게 사생활에 해당하냐'며 즉각 구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비공개 이유 자체도 납득이 되지 않지만, 특히 처리 과정도 정당하지 않다는 게 주민참여의 주장이다.
주민참여는 공무원 A 씨의 관내출장 내역을 비공개로 처리한 최종 결재권자가 A 씨 본인으로 돼 있어 일종의 '셀프 비공개'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노조 간부인 B 씨 역시 정보공개 담당자에게 자신의 관내출장 내역을 비공개하라고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민참여는 밝혔다.
최동길 주민참여 대표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이 업무와 무관한 노조 간부가 자신의 관내출장 내역을 담당 실무관에게 비공개하라고 요청한 것은 권한 밖 행동임은 물론 공무집행 방해로도 볼 수 있다"면서 "담당 실무관도 B 씨에게 청구 내용과 청구인 정보를 알려준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이어 "공무원의 관내 출장은 엄연한 '공무'이고, 사생활 활동이었다면 해당 공무원은 출장여비를 모두 반납해야 한다"라면서 "게다가 정보 공개 여부를 피청구인인 자신이 최종 결재하는 '셀프 비공개'가 이뤄진 것은 상식 밖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청 담당자는 "정보공개 여부 결정 과정에서 제3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게 법에서 보호하고 있어 당사자에게 물어본 것"이라면서 "어떤 업무의 담당자 혹은 어떤 부서의 관내출장 내역을 요청했으면 공개할 수도 있었지만, 특정 공무원을 지칭해 정보 공개 청구가 들어와 비공개 방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참여는 특정 공무원의 관내출장 내역 자체가 제3자의 의견을 청취할 정보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비공개 결정 과정에 관여된 공무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행정소송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노조 간부는 "시민단체의 이 같은 정보공개 청구는 노조 활동 탄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면서 "전국공무원 노조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구청의 기본적인 방침은 정보 공개"라며 "이번 사안은 해당부서에서 최종결정이 이뤄져 보고를 받지 못했고, 정보 공개 대상자가 결재권자라는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