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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오징어 돌아오나?…어민·상인들 '풍년' 기대



영동

    동해안 오징어 돌아오나?…어민·상인들 '풍년' 기대

    최근 수온 상승에 따라 오징어군 북상
    동해 중부해역 중심 소규모 어장 형성
    상인들 "오징어가 돌아와야 우리도 살아"

    2일 강릉 주문진항에 동해 먼 바다에서 잡은 오징어들이 놓여 있다. (사진=전영래 기자)

     

    "오징어가 돌아와야 어민도 살고 상인도 숨통이 트이지..."

    강원 동해안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이 지난해 보다 증가하면서 주민들은 '오징어 풍년'이 다시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2일 오전에 찾아간 강릉 주문진항. 29톤 가량의 어선에서 오징어를 내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선원들은 울릉도 인근까지 나가서 잡아온 오징어를 배에서 내리고, 인부들은 오징어를 아이스박스에 싣고 있었다.

    하지만 선장과 선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틀 동안 조업에 나섰지만 어획량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어선에서 오징어를 내리고 있는 선원들. (사진=전영래 기자)

     

    선장 임승전(62)씨는 "가까운 연안에서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울릉도 인근까지 갔다왔지만, 80개(두름) 정도 밖에 잡지 못했다"며 "기름값과 인건비를 제외하면 남는 장사도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오징어가 조금씩 북상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래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주문진항에 있는 어민수산시장 상인들은 그저 오징어가 돌아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서 팔고 있는 산오징어는 4~5마리에 1만 원, 20마리인 1두름은 5만~6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지난해 어획량에 급감하면서 '금징어'라고 불린 시기에는 한 때 1두름에 20만 원 가까이 올라갔지만, 다소 안정된 모습이다.

    상인 신선옥(여.58)씨는 "지난해는 정말 말도 못할 정도로 오징어가 없었다. 이제는 오징어가 조금씩 나니까 좋고,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며 "주문진에 사람들이 많이 오려면 '오징어 풍년'이 와야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또 다른 상인 전명희(여. 61)도 "솔직히 오징어가 밑에서 올라오고 있다고 하니까 올해는 정말 많이 잡혔으면 좋겠다"며 "주문진은 관광객이 없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동네라 '이제는 돌아오겠지'하는 맘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2일 주문진 어민수산시장에서 오징어를 팔고 있는 모습. (사진=전영래 기자)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집계된 오징어 어획량은 237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41톤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오징어 금어기(4~5월) 이후인 지난 6월 어획량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해 6월 어획량은 891톤이었지만, 올해 6월(25일까지)은 258톤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어획량은 늘었지만 어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수협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지난해 보다 전체 어획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시점에서 상인들과 어민들이 체감하는 어획량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김중진 박사는 "동해 남부해역에서 서식하던 오징어군이 수온이 상승함에 따라 북상 회유하면서 동해 중부해역을 중심으로 전 해역에 걸쳐 소규모 어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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