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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사모펀드, 적인가 동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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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사모펀드, 적인가 동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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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사모투자펀드(PEF)의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옵니다.

    출자약정액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사모펀드가 11곳에 달하면서 기업 매물이 나오면 어김없이 인수후보군에 사모펀드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가기반산업이라 외국인이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 항공업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자 사모펀드가 재무적투자자(FI)로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죠.

    사모펀드가 주목받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요구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외국계 사모펀드가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사모펀드가 '악명'을 남긴 것은 소버린자산운용이 2003년부터 2년 3개월만에 1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고 떠난 이른바 'SK사태'에서 비롯됐습니다.

    반면 '역대급' 성공사례로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009년 벨기에 주류업체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 3000억원에 산 뒤, 2014년 6조 1000억원에 다시 AB인베브에 재매각한 건이 꼽힙니다.

    결국 사모펀드의 특징은 '엑시트(투자금 회수)'입니다. 기업가치와 영업이익을 끌어올려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매각해 큰 수익을 남기는 것이죠.

    그러면 국내 사모펀드의 현황을 한 번 살펴볼까요?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1위는 MBK파트너스입니다. 출자약정액은 9조 7026억원입니다.

    이어 △한앤컴퍼니(6조 8008억원) △산업은행(6조 7872억원) △연합자산관리(유암코‧3조 408억원) △IMM PE(2조 7562억원) △IMM인베스트먼트(2조 5296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최근 우리카드와 컨소시엄을 통해 1조 3810억원에 롯데카드를 사실상 인수한 '큰손'이죠.

    또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4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연간 이자비용으로 영업이익보다 많은 2000억원을 쓰고 있는데요. 임일순 사장이 최근 이례적으로 임직원에게 손편지를 보낸 것은 이 같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한진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그레이스홀딩스) 간의 ‘지분전쟁’ 인데요. 지난해 말 기준 KCGI의 출자약정액은 2294억원입니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5.98%를 보유한 사실상 최대 주주입니다.

    한진그룹 경영권은 물론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 문제까지 관여하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사모펀드가 기업의 경영권을 잡았던 사례를 찾아볼까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1948년 미국에서 문을 연 토이저러스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형 완구체인이었는데 2000년 온라인 유통으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미국내 사업을 청산했습니다.

    실패의 또다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과 KKR이 2005년 75억 달러에 토이저러스를 인수한 방식에 있습니다. 이들 사모펀드는 LBO(차입매수)로 토이저러스를 인수 자금을 확보했는데요.

    이 LBO를 쉽게 설명하면 토이저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토이저러스를 인수한 것입니다. 기업을 인수한 뒤 이자 상환 부담이 상당히 큰 방법이죠.

    한진그룹 이야기로 돌아가면, 오너 일가와 KCGI 간의 지분 확보전쟁은 쉽게 멈추기 어려워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KCGI는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식보유량이 15%를 넘겨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고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자자 자금의 출처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자가 드러나는 것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도 이 부분을 감수한 만큼 KCGI의 공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결국 오너 일가든 KCGI든 자금 확보에만 총력을 기울이다보면, 경영권을 확보한 뒤 오히려 이자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엑시트를 해야하는 KCGI 입장에서는 엘리엇이 현대자동차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 일 것입니다. 1년 전 2만원 안팎에 머물렀던 한진칼의 주가가 벌써 4만원을 넘어선 상황이라 KCGI의 엑시트 전략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출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SK사태 때 최태원 회장이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것과 비슷하게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오너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조현민 전무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부딪힌 반발 여론이 대표적인데요.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여론"이라며 "여론을 무시하고 기업을 경영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모펀드 전성시대의 교훈은 무엇일까요?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도 잘해야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게 됐다는 점일 것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모펀드의 견제 척도이자 여론의 기준이 된 셈입니다.

    사모펀드는 '새로운 금융기법'이라며 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데만 집중해선 안 될 것입니다.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오너든 사모펀드든 명심해야 할 것은 회사(會社)가 오너나 주주들의 단순한 장기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모든 구성원, 즉 우리 '인생'이 모인 집합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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