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3년 만의 컴백이다. 가수 이하이는 2016년 4월 정규 2집 '서울라이트'(SEOULITE) 를 낸 이후 긴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어느덧 스물넷이 되어서야 침묵을 깬 이하이는 스물넷이 겪은 사랑의 온도와 다양한 감성을 담은 EP '24℃'로 다시 팬들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려 한다.
앨범에는 한영애의 동명의 노래를 오마주한 곡으로 경쾌한 인도풍 사운드에 이하이만의 특유의 소울풀한 목소리, 그리고 소속사 동료 뮤지션인 아이콘 멤버 비아이의 랩이 어우러진 타이틀곡 '누구없소'를 비롯해 총 5곡이 수록됐다. 수록곡 중에는 이하이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인 '20분 전'도 실렸다.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기에, 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앨범을 만들려고 했죠. 긴장이 좀 되긴 하지만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서 기대되고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 같아요"
다음은 앨범 발매 당일인 30일 오전 서울 롯데 호텔 L7 홍대에서 만난 이하이와의 일문일답.
-근황이 궁금하다.
똑같이 노래하고, 녹음하고,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하면서 지냈다.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게 지낸 것 같다. 이전과 달라진 것은 크게 없는데...아, 어머니가 가게 일로 바빠지셔서 혼자있는 시간이 더 많이 졌다. 그래서 집을 꾸미는 실력이 늘고 있다. (웃음).
-컴백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 팬들의 반응을 좀 살펴봤나.
'이번에는 진짜 나오는 거냐'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미소).
-공백 기간이 길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앨범 작업은 계속했다. 그런데 타이틀로 지정할만한 곡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더 좋은 곡을 들려드리고 싶었고, 오랜만에 나오는 거기도 해서 계속 수정을 하다가 앨범의 방향성을 바꾸기도 했다.
-이번 타이틀곡은 들었을 때 느낌이 왔나 보다.
사실 가사를 붙이기 전에는 해보고 싶은 곡 정도였는데 '누구없소'라는 가사가 붙은 뒤 내가 해야 하는 곡이라고 느껴졌다. 또 그동안 많은 곡을 녹음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곡이기도 했다.
-동명의 유명 곡이 있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그래서 샘플링을 하거나 리메이크를 하는 게 아니라 오마주를 선택했다. 너무 유명한 분이고 많은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는 멜로디이지 않나. 너무 그런 부분을 따라가면 소화를 못할 것 같아서 오히려 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오마주하게 됐다.
-비아이가 랩 피처링을 맡았는데.
수록곡 중에서는 비아이 씨가 써준 곡도 있다. 작업을 하면서 얘기를 나누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피처링에도 참여하게 됐다. 또, 가이드를 했을 때의 느낌도 좋았다.
-무대는 어떻게 꾸미나.
인도풍 안무라고 설명해야할 것 같다. (미소). 살짝 어떻게 생각하면 코브라 춤 같기도 하고...실수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했다.
-공백 기간 동안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저번 앨범 준비할 때가 더 힘들었고, 이번에는 여유롭게 생각하면서 지냈다. 제가 조급하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앨범이 빨리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좋은 노래를 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동안 이하이는 어떤 성장을 했나.
너무 어릴 때 활동을 시작해서 어른 목소리를 가진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젠 어른스러운 가사를 불러도 어울리는 가수로 성장한 것 같다.
-분명 아쉬운 점도 있었을 텐데.
그 나이 때만 가질 수 있는 감성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기에 후회는 없다. 아, 작업해놓은 좋은 곡들이 많은데 다 못 들려드려서 안타깝다는 생각은 있었다.
-이번 앨범에 스물넷의 감성을 담았다고.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기에, 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솔직하게 앨범을 만들려고 했다. 또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K팝스타) 출신이다 보니 어릴 적부터 저를 봐오신 분들도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제 나이에 맞게 좀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집중했다. 타이틀곡도 그런 느낌이고, 나머지 곡들은 가사에 좀 더 제가 생각하는 스물넷이 느끼는 감정들을 풀어냈다. 장르는 다양하다. 알앤비도 있고, 발라드도 있고, 빠른 트로피컬 장르도 있다.
-직접 작사, 작곡을 맡은 5번 트랙 '20분 전'은 어떤 곡인가.
저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는 가사를 잘 못 쓴다. 그래서 제가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쓰려고 했다. '20분 전'은 20분 전부터 이미 상대방에게 지쳤다는 이야기를 풀어낸 곡으로 리얼리즘이다.
-경험담이라면,,YG에서 연애를 규제하지는 않나 보다.
그런 제제가 있긴 한데, 그것도 너무 엣날에 들었던 거라서 아직 유효한지 모르겠다. (미소). 만약 유효한 거라면 앞으로 조심해야할 것 같다.
-오랜만에 활동에 나서게 되었는데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다.
사실 그것과 별개로 제 음악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타이틀곡이 너무 마음에 든다면서 열심히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가족 외에 의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악동뮤지션 수현이다. 문득문득 해주는 말이 너무 힘이 될 때가 많다. 제가 혼자 활동하는 가수이다 보니 그런 말을 들으면 힘이 되더라. 한번은 너무 지쳐있었는데 수현이가 '이 시간도 다시 안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좋은 시간이야'라는 말을 해주더라. 그 말을 듣고 스스로 반성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하이가 생각하는 이하이 보컬의 장점은.
어떤 기자 분께서 첫 소절부터 끌어당기는 목소리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는데 제 생각에도 그 부분이 저의 장점이라는 생각이다. 또, 잔잔한 노래도 듣기 좋게 만들 수 있는 스타일이라는 점이 저의 장점인 것 같다.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반응은.
'많이, 잘 자랐구나' 하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사실 팬 분들 중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있다. (미소). 어릴 적부터 봐주신 분들이 많으니까 잘 자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성공적인 거 아닐가 싶다.
-어느 정도 성적을 기대하나.
사실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기분이 좋겠지만, 그것보다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마음이 그렇게 초조하지 않다.
-뭔가 쉬는 동안 해탈한 것 같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다 보니...(미소).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은.
콘서트를 꼭 해보고 싶다. 아직 콘서트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하게 되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곡도 많이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 팬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새로운 음악 많이 들어달라는 말. 그리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