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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왕의 남자' 귀환 보름, 만사'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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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왕의 남자' 귀환 보름, 만사'철'통?

    [구성수 칼럼]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양비, 왕의 남자, 문의 남자, 문의 복심, 권력 디자이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한 사람에 대해 불려지고 있는 별칭이다.

    여기서 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킨다.

    양정철 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문 대통령 탄생의 1등 공신이지만 지난 2년 동안 야인생활을 자원했다.

    양 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애정은 각별하다.

    이는 출범 초 양 원장이 대통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 왕의 남자가 귀환한지 보름이 지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최고 권력과 가장 가까운 '실세 중의 실세'의 귀환인 만큼 양 원장은 보름 동안 역대 민주연구원장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거기에는 양 원장의 거침없는 언행도 일조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민주연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 병참기지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1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자신이 복귀한 배경을 설명할 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촛불혁명의 완성"이라며 "돌아오는 총선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총선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다른 야당으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촛불혁명의 공을 다 가로채가 결국 야당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정치행보도 광폭 그 자체였다.

    16일에는 정당 정책연구원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단독으로 만났다.

    18일 광화문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에게 공개적으로 정계복귀를 강력히 권고하기도 했다.

    절정은 21일 서훈 국정원장과 가진 비공개 만찬이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집에서 회동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국회 정보위원장도 사석에서 쉽게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국정원장을 서울 강남 한정식집에서 4시간 동안 독차지한 것이다.

    특히 양 원장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병참기지가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총선과 관련한 모종의 대화를 나눈 것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에서는 쏟아지고 있다.

    양 원장은 동석한 기자를 언급하며 "기자가 있는 자리에서 무슨 총선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느냐"며 "상식적으로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강효상 의원의 국가기밀 유출사건을 물타기하기 위해 국정원장과 양 원장의 사적인 만남을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야당에 역공을 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 원장은 반성은커녕 심지어 국정원장과의 밀담 보도를 황색저널리즘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총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적인 모임이었다는 양 원장이나 민주당의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 원장이 아무나 쉽게 만날 수 없는 정보기관 수장을 무려 4시간 동안이나 만났다는 사실을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것처럼 넘기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왕의 남자라고는 하지만 양 원장의 이런 행보는 누가봐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할 만큼 정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양 원장으로서는 앞으로 전개될 총선국면에서 자신의 위상과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여권 내 역학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의 최근 광폭행보를 보고 당장 야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 최순실의 만사'최'통의 시대가 지나가고 양정철의 이름을 딴 만사'철'통 시대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왕의 남자로서 국정원장도 쉽게 만나는 등 무소불위의 힘을 보여준데 따른 것이다.

    이런 비난이 확산되는 것은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민주당이나 양 원장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 양 원장의 자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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