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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강남역 사건 3주기, 여성들 '여전히' 시위하는 이유"



사회 일반

    이수정 "강남역 사건 3주기, 여성들 '여전히' 시위하는 이유"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정부 대책 쏟아졌지만
    여성 대상 4대 강력범죄 오히려 10.1% 증가
    근본적 피해 방지할 수 있는 입법은 실패해
    스토킹 방지법 없어서 막지 못한 피해 이어져
    디지털 성범죄, 수사력 미비로 검거 어려운 상황
    버닝썬, 성범죄/경찰 유착 의혹도 제대로 수사 안돼
    여성 대상 범죄는 인권과 민생의 문제, 관심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8:55)
    ■ 방송일 : 2019년 5월 17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정관용>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 문구 여러분, 기억나십니까? 3년 전인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인근의 노래방 공영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강남역 살인사건. 오늘로 딱 3년이고요. 그런데 지금 3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여성들은 우리는 아직도 우연히 살아남았다 이렇게 말한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치안 대책들이 발표가 됐기는 했습니다마는 여전히 불안해하는 여성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3년 전 이 사건 이수정 교수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기억되세요?

    ◆ 이수정> 글쎄요, 그때 많은 여성들이 강남역으로 몰려들었던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고요. 범죄가, 특히 여성 대상 범죄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들은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많이 언급이 됐었지만 그렇게 일반인들, 특히 젊은 여성들이 그 정도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호소하고 있구나 하는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저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사건 직후부터 많은 여성들이 강남역에 가서 포스트잇도 붙이고 국화꽃도 놓고 그런 게 쭉 이어졌었죠?

    ◆ 이수정> 네.

    작년 2018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2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 성평등도서관 '여기' 안에 마련된 '기억ZONE: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은 한 여성이 포스트잇 글들을 읽으며 피해여성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범인은 징역 30년이 확정됐죠?

    ◆ 이수정> 네, 징역 30년에 전자발찌 20년이 확정이 됐고요. 검찰에서는 무기징역을 이제 구형을 했지만 조현병으로 인해서 범행 당시에 사리분별력이나 행동통제력, 의사결정능력이 크게 책임을 물을 정도가 못 됐다. 그런 부분이 인정이 돼서 30년으로 줄어서 선고가 됐었죠.

    ◇ 정관용> 그런데 실제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흉악, 강력 범죄 그 추이가 어떤지 통계자료가 있죠?

    ◆ 이수정> 네, 실제로 경찰청에서도 매년 보고를 하니까 기대하기는 줄어야지 될 것 같은데요. 하도 정부기관에서 대책을 많이 내놨었거든요, 그 당시에. 그런데 오히려 10.1% 더 증가했다는 게 지금 보고가 되고 있고요. 특히 2017년도 통계를 보면 4대 강력범죄라고 하면 살인, 성폭력 그다음에 강도, 방화 이렇게 죄명을 한정을 합니다. 그중에 남성 피해자인 사건은 3만 건 좀 넘는데요. 남성이 한 3000건 정도 되는데. 여성 피해자들이 한 3만 건 정도 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10배 정도가 여자 피해자들이 많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2017년 기준으로 4대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가 남성보다 10배 이거네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2016년 이 사건 나고 이런저런 대책이 나왔는데도 전혀 줄지 않고...

    ◆ 이수정> 오히려 증가했다는 거죠.

    ◇ 정관용> 여성 피해자 숫자 비중이 더 늘어난다?

    ◆ 이수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후에 이런저런 대책들 경찰에서도 정부에서도 발표하지 않았나요?

    ◆ 이수정> 발표도 했고 또 집행하려고 노력도 했고 또 데이트성폭력 같은 경우에는 시범기간을 두고 신고를 독려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근본적인 몇 가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법률의 입안은 입법이 잘 안 됐어요. 아직까지 실패 상태입니다. 그중에 이제 대표적인 게 스토킹방지법 이런 것들인데요. 보통 보면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또는 살해하려고 할 때 그 전에 일종의 준비기간들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피해자를 일정 기간 동안 스토킹을 하는 기간들이 존재하는데 그런데 스토킹방지법이 없다 보니까 결국에는 막지 못해서 인명피해가 나는 사건들이 그 이후에도 계속 발생을 했었죠. 헤어진 연인한테 사망한 사건도 있었고 헤어진 남편에게 주차장에서 살해되는 사건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오히려 더 이게 법률이 입법이 안 되고 또 현재의 수사력으로는 디지털성범죄 같은 것들은 검거가 굉장히 어렵고 이러다 보니까 오히려 더 증가 추세이고요. 특히 그렇게 된 데는 디지털성범죄 같은 것들이 만연하기 때문에 사건 수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측면도 있습니다.

    ◇ 정관용> 언급해 주신 스토킹방지법은 저희 시사자키의 계류법안 심폐소생 코너에서 다뤄본 바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여야 간의 무슨 정치적 이해다툼이 있을 주제도 아닌데 왜 입법이 안 되나요?

    ◆ 이수정> 글쎄 정치적인 부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이거야말로 정말 민생 아니겠습니까? 인구의 반이 여자인데. 그러니까 빨리 입법을 해 주시고 단속의 근거를 마련을 해 주셔야 그래야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경찰을 믿고 112에 신고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진주사건만 해도 신고를 해도 경찰이 8번씩이나 출동을 했다가 그냥 돌아가고 이래서 인명피해가 나는 사건이 여전히 발생하다 보니까 지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법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고 경찰에 대한 신뢰도 별로 없다. 특히 이번에 버닝썬 사건. 백몇십 명 경찰이 투입돼서 100일 동안 수사했다는데 결국 승리는 구속영장도 기각됐고 그거보다 더 기가 막힌 건 경찰과 연루 의혹이 참 많았었는데 뭐 하나 제대로 밝혀낸 게 없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수정> 다 무혐의 처분 나고 그런 부분이 도대체가 불안감을 안 느끼려야 안 느낄 수가 없는 거죠. 특히, 어디서 발생했습니까? 그게 버닝썬이라는 어떤 특정 장소가 있었잖아요. 그런 범죄들이. 그럼 최소한 그 장소를 운영했던 사람들은 형사적인 책임을 최소한은 져야지 될 것 같은데요. 그 안에서 약물 성범죄나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나 이런 것들이 만연돼있었는데 어찌하여 그렇게 만연되게 장소 제공을 하고 성상납을 일삼고 한 사람은 구속이 안 되고 그야말로 영상 촬영해서 올린 몇 명의 사람들만 결국 지금 다 처벌을 받게 생겼느냐.

    ◇ 정관용> 그러니까 단톡방은 별건이에요, 사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건 버닝썬 사건도 아니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버닝썬은 결국은 압수수색조차 못 했습니다. 그 장소를 폐쇄해서. 결국에는 초동단계에서 지금 수사해야 될 곳을 수사하지 않고 그러니 증거 확보가 안 돼서 결국 승리는 기껏해야 횡령죄로 지금 처벌을 받느냐 마느냐. 그 혐의밖에는 남지 않았잖아요.

    ◇ 정관용> 그리고 경찰과의 유착 의혹도 참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된 게 별로 없어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강남역 사건 3주기를 맞이하여 여성들이 시위를 안 할 수가 있는 건지. 하는 게 너무 당연해 보입니다, 제 눈에는.

     


    ◇ 정관용> 아주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체 큰 줄기에 비해서는 조금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게 남녀 공용화장실 분리 그것도 정부 차원에서 나서기로 했는데 이건 어느 정도 시행이 됐나요?

    ◆ 이수정> 그런데 나름대로 공공화장실 같은 경우에는 분리를 시키느라고 노력을 한 것 같고요. 그러나 여전히 여러 가지 민간시설에서는 이게 분리가 안 된 화장실이 그대로 존재를 합니다. 이걸 그냥 권고 형태로만 집행해서는 강제력이 없다 보니까 사실은 영세한 식당 같은 데서는 분리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운 측면들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게다가 아까 말씀하신 여성 전반의 불안심리 또 경찰에 대한 불신 이런 여론이 겹치면서 시위로까지 이어지고 그런 과정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또 반대로 남성들도 목소리를 내다보니 남성 혐오, 여성 혐오 이런 식으로 확대된 양상. 이 점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수정> 그러니까 이제 디지털성범죄만 하더라도 사실 이게 피해자만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이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기존의 음란물에 노출된 많은 남성들은 사실은 음란물이 뭐 대수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은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아주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사실은 이해를 잘 못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남성분들 중에 음란물 보지 않는 분들이 훨씬 많으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왜 이렇게 여자들이 호들갑이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그게 이제 여혐 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향이 있고요. 여성들은 여성들대로 문제가 하나도 해결이 안 되니까 남자들이 모두 문제다 이래서 몰아붙여서 남혐 현상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번져나가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거의 대결구도처럼 논쟁이 진행되는데 사실은 그렇게 돼서는 구체적인 정책은 하나도 사실은 마련을 하기가. 결국은 스토킹방지법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그 법안이 입법되는 데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서로 대결구도로 논쟁을 하다 보니까 이게 사실은 법안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여성혐오, 남성혐오 이게 격화되다 보면 그게 또 어떤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거 아닙니까?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거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일종의 적대행위들이고요. 그런 종류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게 사실은 좀 더 구체적인 문제를 하나씩 다루어서 해결하는 게 그게 진짜 필요해 보입니다.

    ◇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혐오, 남성혐오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그 힘을 모아서 오히려 법 만들어 달라, 치안대책 세워 달라, 화장실 개선 사업에 지원해 달라.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거죠?

    ◆ 이수정> 경찰에게도 좀 더 엄격하게 수사를 해 달라고 요구를 해야 하는 거고요.

    ◇ 정관용> 그렇게 하면 조금씩 여성 피해자 비율을 줄일 수는 있을까요?

    ◆ 이수정> 저는 부정적인, 비관적인 생각만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지금 여러 가지 여건들이 바뀌어야 되는데 변화하는 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것들을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는 거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인권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정관용> 안전한 사회를 향해 함께 갑시다 해야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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