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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 배우 김형묵의 '신인'같은 열정과 '반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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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혈사제' 배우 김형묵의 '신인'같은 열정과 '반전 매력'

    [노컷 인터뷰] SBS '열혈사제' 강석태 부장검사 역 배우 김형묵 ①

    배우 김형묵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원더보이즈 필름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부정부패와 악의 상징인 이른바 '구담구 카르텔'에서도 가장 위에 위치하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살인까지 저지른 강석태 검사. 현실의 온갖 '악'의 모습을 압축해 놓은 듯한 강석태 검사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분노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강석태 검사가 단죄받는 순간, 시청자는 그 어느 때보다 통쾌함을 느꼈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이뤄지기 힘든 정의 구현이 드라마에서나마 구현되는 순간의 '카타르시스', 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데는 SBS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강석태 검사를 실제 '악당'처럼 느끼게끔 연기한 배우 김형묵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가 넘는 보기 드문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열혈사제'. 그 속에서 빌런(악당) 중의 빌런을 연기한 김형묵은 1999년 뮤지컬 '캣츠'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서 굵직한 배역들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 온 베테랑 연기자다. 그런데도 김형묵은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김형묵입니다"라며 자신을 낮춰 소개했다. 지난 2017년 '귓속말'을 통해 TV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발 디디기 시작한 것을 두고 자신을 '신인'이라 일컬은 것이다.

    인터뷰 내내 김형묵이 보인 열정만은 마치 '신인'처럼 강렬했다. 한편으로는 예능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캐붕(캐릭터 붕괴)'를 선보였듯이 유쾌하고 밝은 인물이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제작사에서 배우 김형묵을 만나 '열혈사제'를 통해 묵직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기분은 어떤지, 그에게 '열혈사제'와 TV 드라마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배우 김형묵과의 일문일답.

    SBS '열혈사제' 속 강석태 검사로 열연한 배우 김형묵 (사진=방송화면 캡처)

     


    ▶ 강석태와 함께 한 6개월의 시간도 끝났다. 기분이 어떤가.

    늘 작품을 할 때마다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통상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더 특별했던 거 같다. 좀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야 온전하게 '강석태'라는 옷을 입어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고 잘 보여드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몰려들던 때에 끝나서 아쉽다. 그리고 보통은 끝나고 바로 털어버리는데 바로 털리지 않더라. 포상휴가도 가고 예능도 하고 해서 그런지, 그리고 배우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아직도 있다. 마치 친한 친구처럼 이야기 주고받고 하니까 더 아쉬운 거 같다. 그럴 만큼 정말 좋았다.

    ▶ 시청률 20%가 넘는 등 드라마가 큰 인기였다. 끝나고 배우들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했다. 인기를 체감하나.

    엄청 체감한다. 확실히 작품이 사랑을 받아야 그 안의 배우들도 빛나는 것 같다. 배우들, 감독님, 스태프들,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잘 됐다.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 나를 알아봐 준다. 심지어 하루는 골목길을 가는데 꼬마가 요한(고규필 분)이 마지막에 입은 나사(NASA) 옷을 입고 와서 자기가 지구 최고 명탐정인데 나(강석태)를 처단하겠다며 총도 쏘고 가고, 다시 나타나서 수류탄을 던지는 시늉을 하고 간 적도 있다. 그래서 나도 쓰러지는 척 리액션을 해줬다.(웃음) 지나가다 보면 나이 드신 할머님이 내 손을 꼭 잡으면서 '실제로 보니 이렇게 잘 생기고 착한 사람이네'라고 하기도 했다. 정말 폭넓게 사랑받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KBS2 '해피투게더 4' 녹화를 위해 가는 도중 저글링을 선보이고 있는 배우 김형묵 (사진=KBS 유튜브 화면캡처)

     


    ▶ 정말 인기만큼 다양한 예능에 나오고 있는데, 궁금한 게 있다. KBS2 '해피투게더' 출근길(4월 27일)에 저글링은 왜 한 건가.

    아, 진짜 그거, 감사하다. 해명의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그게 저글링을 한 이유가 원래 촬영할 때 이야기했는데 편집이 되면서 방송에 나오지 못했다. 대학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삐에로'였다. 풍선으로 강아지도 만들고 저글링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내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일환으로 작가님이 말해서 저글링을 보여드린 거다. 그런데 방송에는 안 나와서, 보신 분들은 난데없이 출근길에 저걸 왜 하냐고 했을 수도 있다.(웃음)

    ▶ '열혈사제'에서는 정말 악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었는데 예능에서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무서운 캐릭터를 해서 그렇지 알고 보면 엄청 웃기고 유쾌하다. 사실 조심스럽긴 하다. 앞으로 악역 등 역할을 할 텐데 재밌는 이미지가 연기를 보는데 방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난 이런 재미있는 면도 되게 편안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악역만 해서 이런 모습을 못 보여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요즘 관객들께서(참고: 배우 김형묵은 오랜 시간 뮤지컬 무대에 올라서 그런지 인터뷰 내내 '관객'이라고 표현했다) 연기는 연기로 봐주시고 좋은 점은 좋은 점대로 봐주셔서 다행이다. 그래도 조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는 자세로 가면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 그래도 이번에 예능을 통해서 김형묵이라는 사람이 가진 매력을 잘 드러낸 것 같다.

    작가님과 감독님, 스태프들이 정말 편집도 잘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좋아해주실지 몰랐는데 다행히 좋아해주셨다. 하지만 그건 내 10분의 1도 안 보여드린 거다.(웃음) 내가 말도 잘 못하고, 또 박진영 선배님을 따라 하는 걸 보고 기분 나빠하실 수도 있는데, 나는 정말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존경했다. 춤과 노래를 따라 할 정도로 완전 빠져들었다. 심지어 뮤지컬 공연 때 박진영 선배님의 춤과 모션을 캐릭터에 녹여서 따라 한 적도 있다. 사실 박진영 성대모창도 3단계가 아니라 5단계까지 있다. 나중에 보여드리려고 아끼고 있다.(웃음)

    SBS '귓속말' 속 송태곤 역을 연기한 배우 김형묵 (사진=방송화면 캡처)

     


    ▶ '열혈사제' 이명우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귓속말'로 TV 드라마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귓속말'도 이명우 감독의 작품이다.

    사실 이명우 감독님은 내게 정말 고마운 분이다. 나를 발탁하고 발굴해 주신 분이다. '귓속말' 오디션을 볼 때도 나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TV 연기를 처음 하다 보니 생각보다 잘 못 했었다. 그래도 정말 해보고 싶어서 다른 오디션 참가자들의 상대 배역을 자처하며 오디션과 드라마의 분위기를 익히고,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송태곤' 역 오디션 제의가 다시 왔는데, 그때 내게서 열정이라는 가능성을 봐주신 거 같다. 내게는 이명우 감독님이 정말 은인이다. 덕분에 그때 이보영 씨, 이상윤 씨, 김갑수 선배님, 김홍파 선배님 등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고 많이 배우게 됐다. 그 이후로 제가 작품을 하고 연기자로 길을 나아갈 때 이명우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멘토로서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 그 인연으로 '열혈사제'까지 출연하게 된 건가.

    감독님이 제의하셨다. 작은 배역이지만 네가 잘할 수 있고 합류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시놉시스를 보게 됐다. 나는 작품을 선택할 때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열혈사제'는 콘셉트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하고 느낌이 좋았다.

    ▶ 메시지 뿐 아니라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캐릭터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잘 살아 있었다.

    그게 작가님이랑 감독님 두 분께 감사한 점이다. 두 분 다 모든 배역을 다 살려주려고 했다. 또한 남길이와 하늬 두 주인공도 작은 배역들을 안팎에서 다 챙겼다. 남길이가 리더십 있게 끌고 가면 하늬가 다 살뜰하게 챙겼다. 그런 에너지들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배우 김형묵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원더보이즈 필름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연기하면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단 캐릭터의 톤이라든가 템포를 어떻게 잡아갈 것인가 고민했다. 처음에는 강석태, 그리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 정도밖에 정보가 없었다. 작은 배역이지만 박지성 선수처럼 다른 배우들을 잘 받쳐서 그들을 빛나게 해야 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노력했다. '구담구 카르텔'들은 보이는 건 많지 않지만 나왔을 때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 나는 B팀에서 촬영했는데, 다른 팀(A팀) 촬영할 때도 가서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고 있는지 보기도 하고, 방송을 1화부터 다시 보면서 대본도 1편부터 다시 읽고 준비를 했다. TV로 볼 때는 갑자기 나오는 거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흐름을 가지고 이야기가 계속 진행되는 것이기에 대본과 다른 배우들의 흐름을 계속 따라가면서 내 톤과 템포를 바꿔나갔다. 그리고 이 기회를 빌려서 조감독인 B팀 박보람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박 감독님과 계속 상의하면서 촬영했고, 그러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 연극이나 뮤지컬은 다 완성된 상태에서 하는데 TV는 대본이 나올 때마다 캐릭터가 쌓여가서, 그런 게 어려우면서도 재밌을 거 같다.

    리얼하게 가는 재미가 있다. 유연성도 있고. 연기자로서의 성장이라든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는 이제 배워나가는 입장이라 그저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있다. 말론 브란도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연기자는 연극에서 시작해서 TV와 영화에서 연기가 완성된다'고 말이다. 정말 공감했다. 그래서 영국의 예술학교에도 합격해 유학 준비까지 했었는데 다 미뤄놓고 TV 연기에 도전했다. TV 드라마 연기는 정말 '판도라의 상자'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깨지면서 배우자고 마음먹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다행히 '귓속말'도 그렇고 운이 좋게도 내가 했던 작품이 다 잘 됐다. 그래서 요즘 주변에서 나보고 '시청률 요정'이라고 말한다.(웃음) 지금 차기작으로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라는 걸 찍고 있는데, 이번에도 또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배우 김형묵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원더보이즈 필름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열혈사제'를 촬영하면서 배우들과의 합은 잘 맞았나.

    준이(고준, 황철범 역)가 연기도 잘 하지만 연기에 다가갈 때 메소드가 나하고 통하는 게 많았다. 보통 배우들끼리 연기적인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그런 것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나 어땠어? 솔직히 이야기해줘'라고 하면 '이건 좋았어', '저건 어땠어'라고 서로 이야기하고 서로 잘 받아들였다. 그래서 좋은 연기도 많이 나오고, 준이랑 연기하는 게 되게 재밌었다. 연기하면서 마치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민재(이중권 역)도 정말 쾌활하고 좋은 친구고 연기 베테랑이라 많이 배웠다. 악역들 사이가 재밌었다. 그리고 알고 보니 '구담구 카르텔'이 모두 서울예대 동문이었다. 그래서 더 재밌고 더 친해졌다.

    ▶ 가장 가까이에서 '강석태'와 함께 한 사람으로서, 김형묵이 본 강석태는 어떤 사람이었나.

    보통 악인이지지만 선한 부분이 있다거나 한데, 강석태는 정말 말 그대로 '빌런'이었다. 이영준 신부님(정동환 분)을 밀어 죽였을 때, 이건 거의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떠나서 그냥 '빌런의 모습이었다. 이 사람을 연구할 때 어떠한 사연에 의해서 이렇게 됐을까, 타고난 사람도 있는데 이 사람은 어떨까 생각했다. 어떠한 상황이 되면 사람들이 지난 시간을 기억 못 하고 그렇게 사는 게 정당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 게 되어 버린다. 그런 전사를 많이 생각했다. 강석태는 검사면서도 쉽게 이야기하면 깡패보다 더한 살인마다. 정말 살인마와 다름없다. 사람이 권력에 미치면 그렇게 될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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