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매 맞으며 도살장으로…경주마들의 비참한 죽음



제주

    매 맞으며 도살장으로…경주마들의 비참한 죽음

    어쩌다 제주서 죽음 맞나…동물보호단체, 도축 현장 영상 공개
    부상 당하거나 성적 부진한 말들 말고기 산업 발달한 제주서 도축
    한국마사회, 승용마 전환 등 경주마 퇴역 프로그램 지원 확대 계획

    은퇴한 경주마들이 제주의 도축장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는 실태가 폭로됐다. 사람들의 오락을 위해 평생을 달렸던 경주마들은 학대를 당하다 도축되고, 사람들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었다.

    ◇ 매 맞으며 강제로 도살장으로 끌려가

    유튜브 영상 갈무리.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 :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지난 3일 도내 한 경주마 도살 현장을 10여 개월 동안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3분 55초 분량의 영상에는 은퇴한 경주마들이 작업자들에게 반복적으로 폭행을 당하다 강제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한 암말은 도살 직전까지 반복적으로 얼굴을 구타당했고, 또 다른 암말 2마리는 막대기에 찔리며 강제로 도축장으로 끌려갔다.

    또 좁은 도축장 안에서 한 경주마는 전기충격에 기절한 다른 말이 한쪽 다리만 줄에 묶인 채로 들어 올려지는 광경을 지켜보고는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특히 경주를 뛰고 온 지 얼마 안 돼 끌려온 경주마도 있었다.

    영상을 공개한 페타는 "도축장에서 여러 마리의 제주마와 한라마, 그리고 22마리의 전직 경주마들을 확인했다"며 "다수의 말은 2살에서 6살 사이였고, 값비싼 혈통의 좋은 말들도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부상·성적 부진 경주마들 '말고기 인기' 제주서 도축

    어떻게 하다 은퇴 경주마들은 제주의 한 도축장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됐을까.

    한국마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해마다 전국 경마장 3곳에서 2700마리의 경주마가 경기를 뛴다. 이 가운데 다치거나 성적이 부진한 말 1600마리가 은퇴한다.

    보통 승용마나 번식마 등으로 다시 팔리지만, 수매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수백 마리가 말고기 소비가 많은 제주도에서 도축되고 있다.

    경마 산업에서 퇴출당해 주인에게 버려진 경주마들이 말고기 산업이 발달한 제주도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 마사회 "불법 도살 최소화…퇴역 프로그램 지원 확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마사회 측이 은퇴 경주마의 비윤리적인 죽음을 막기엔 제한적이다. 우리나라는 개인 마주제로 운영되고 있어 은퇴한 경주마 처분과 관련해 마주들에게 강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사회 측은 향후 불법 도살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승용마 전환 등 경주마 퇴역 프로그램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주마의 전 생애 소유권‧용도 변경 등의 이력을 기록하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경주 퇴역마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말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개인 재산권 침해 문제로 마주들에게 은퇴마들의 처분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강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동물단체의 폭로로 은퇴 경주마들의 비참한 현실이 공론화된 만큼 향후 마주협회 등과 협의해서 은퇴 경주마들의 복지를 증진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페타는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도축장을 운영한 제주축협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학대 논란에 대해 제주축협 관계자는 "트럭에 실려 온 말들을 내리는 과정에서 말들이 내리지 않자 막대기로 친 것"이라며 학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