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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러시아 지원 얻고 푸틴은 북핵문제 개입 여지



국방/외교

    김정은은 러시아 지원 얻고 푸틴은 북핵문제 개입 여지

    김정은 "피를 아낌없이 바친 관계", 푸틴 "북한 체제보장 필요"...구체적 합의발표 없었지만 양쪽 모두 실리 챙겨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5일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이 나오지는 않았다.

    일부에서 러시아가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논의 착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관련한 입장 표명은 없었고 양국 경제협력 방안 등은 어느 정도 논의됐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대화의 교착 상황에서 중국 이외에도 러시아라는 후원자가 있음을 미국에 과시하는 효과를 거뒀고, 한반도 문제에서 다소 소외됐던 푸틴 대통령은 향후 적극 개입할 여지를 터놨다.

    김 위원장이나 푸틴 대통령 모두 비핵화문제, 지역안보 문제, 양국 경협 등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없지만 미국을 향해서는 상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 미국과 대화 교착 속에 러시아 후방 지원 효과

    김정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북러 관계를 과거의 혈맹수준으로 복원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애써 숨기지 않았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이어 주최한 연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두 나라 인민은 일찍이 지난 세기 항일대전의 공동의 투쟁 속에서 전우의 정으로 굳게 결합했으며 (소련군) 장병들은 조선의 해방을 위해 자신들의 피를 아낌없이 바쳤다"며 양국 관계가 혈맹의 관계임을 유난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격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로관계 발전을 가일층 추동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안고 러시아 연방을 방문했다"며 북러정상회담의 배경이 북미관계 급변과 관련 있음을 내비췄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 정권 수립 이후 혈맹의 관계였으나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1995년 '조러 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조약'을 러시아가 연장하지 않으면서 일반 국가관계로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하면서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도 중국을 4차례나 방문하는 동안 러시아는 찾지 않았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전 세계 초점이 조선반도 문제에 집중돼 있는데 이 문제를 같이 평가하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앞으로 공동으로 조정· 연구해 나가는데 대해 아주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며 지난 1월 중국 방문 당시 사용했던 '공동 조정· 연구'표현을 다시 인용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해법에 대한 미국의 기조가 강경해진 상황에서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든든한 후방 지원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푸틴, "북한 체제보장 필요", 북핵 문제에 개입여지

    이런 차원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에 체제보장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지원사격을 해준 격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자국 안보와 주권유지를 위한 보장이 필요하다"며 "국제법적 안전보장 문제가 제기될 경우 6자회담 틀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확신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과 한국의 보장을 충분하지 않다면 6자회담 틀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6자 회담 틀은 2002년 2차 북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져 2005년 9.19공동성명 등을 도출했지만 비핵화 검증방법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2008년 12월 이후 유명무실화됐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으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급부상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북미와 한국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톱다운식 해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안전보장 제공을 위한 다자안보 협의 체제에 대해선 북중러가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기대하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체제보장을 위한 6자회담 필요' 주장으로 중장기적으로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포석을 미리 깔아두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의 입장을 미국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행정부에 북러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북미대화 교착 국면속에서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역할을 부탁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비핵화 협상이 복잡하게 꼬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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