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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강제입원 안 되는 천가지 이유 가져오라고…"



법조

    "이재명, 강제입원 안 되는 천가지 이유 가져오라고…"

    전 분당구보건소장 "당시 힘들어 굉장히 많이 울었다"
    "한 달 동안 담당자들과 매일 회의하느라 다른 일 못해"
    1년 만에 수정구 보건소장과 교체 "이례적"
    이 지사 측 "진단 위한 입원 절차 지시한 것" 반박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에 대한 강제 입원을 반대했던 보건소장이 당시 이 지사로부터 입원이 안 되는 이유를 천가지 이상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21일 오후 2시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지사에 대한 12차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A 전 분당구 보건소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A 소장은 "당시 성남시 비서실장이 재선 씨가 문제 있는 상또라이인데 자신이 입원을 안 한다고 하니 강제 입원을 검토해 봐라는 취지로 말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네, 맞다"라고 대답했다.

    A 소장은 이어 "일단 제가 환자를 직접 본 게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성남시청)홈페이지에 올라온 재선 씨의 글들과 제 3자인 공무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상황에 대한 글들만 보고 판단할 수 없었다"며 "자해와 타해의 위험성을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건소 담당자들과 검토 끝에)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한 정신과 전문의인 B 성남시정신보건센터장도 재선 씨를 강제입원 시킬 수 없다고 한 사실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시장은 말로만 하지 말고 이 의사의 소견서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B 센터장은 환자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진단서와 의사 소견서를 써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가 문건을 작성해 A 소장에게 건넸다.

    A 소장은 "이 시장에게 직접 평가 문건을 전달했는데 너무 약하다고 하면서 연필로 여러군데를 고쳤다"며 "입원을 꼭 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많이 썼는데 조금 심하게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이 B 센터장의 이름 앞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전문의라는 직책도 직접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수정된 내용은 조울병이 굉장히 심각한 질병이고, 재선 씨가 자해와 타해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었다.

    A 소장은 B 센터장에게 수정된 평가 문건을 건네며 다시 작성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같은 의사로서 너무 죄송하고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검찰은 왜 미안했냐고 또 물었다. A 소장은 "보건소장으로서 부당한 지시를 위탁업체에 해서 제가 죄송했다"며 "2002년부터 보건소장을 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했는데 이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A 소장은 또 "이 시장이 분당서울대병원이나 성남시정신보건센터장의 직인을 받아오라 했다"면서 "B 센터장은 정식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직인을 찍는 것을 거부했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찍는 것은 허락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에도 "이 시장에게 관련 법령 자료 등을 보여주면서 재선 씨가 강제입원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며 "이 시장이 보건복지부의 자·타해 요건을 출력해 보여주더니 이렇게 많은 요건이 있는데 왜 못하냐고 질책하듯이 말했다"고 밝혔다.

    A 소장은 당시 이와 관련해 약 한 달 동안 매일 보건소 담당자들과 회의를 하고 시청에 가느라 거의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이 시장에게 질책을 받고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비서실장에게 굴욕적인 일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소장은 "비서실장에게 재선 씨의 주거지가 용인이기 때문에 관할 보건소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며 "시장의 친형이라 더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비서실장이 시장실을 나온 뒤 이와 관련한 법조항을 가져오라고 하면서 의사인 A 소장에게 법도 한 개도 모른다며 굴욕을 줬다.

    심지어 이 시장은 굉장히 얼굴이 빨개져서 나와 자신을 힐끗 쳐다보며 안 되는 이유를 천가지 이상 가져오라고 하면서 시장실을 나갔다는 것이다.

    A 소장은 "자신이 거부하니까 이 시장이 수정구보건소장에게 지시해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수정구보건소장은 할 수 없고 분당구보건소장인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1년 만에 A 소장은 수정구보건소장과 교체됐다. 이에 대해 A 소장은 "1년 만에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2002년부터 지금까지 보건소장으로 재직하면서 1년 만에 교체된 적이 없었는데 이후 1년마다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A 소장은 '중원구보건소장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는데 울먹울먹하기도 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창피하지만 그 당시에 굉장히 많이 울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증인이 중원구보건소장으로 재직할 당시 관내 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 대한 허위와 지연보고로 문책을 당했다"면서 "하남시보건소장으로 발령이 난 것에 대해 감정이 안 좋아서 지금 이렇게 진술한다고 주장하는데 맞나"라고 질문했다.

    A 소장은 "허위 보고도 없었고, 지연보고도 없었다"며 "당시 메르스는 전국에서 발생했는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당시 국민안전처 차관까지 보건소에 방문해 칭찬했고, 우리 보건소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감사를 3개월 동안 받았는데 휴대전화 발신내역을 다 내서 아무 이상 없음을 모두 입증했고, 감사 결과도 이 같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측 변호인은 '강제입원'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변호인은 "친형에 대한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진단을 위한 입원 절차를 추진했던 것"이라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진단을 위한 입원 절차를 지시한 것이지, 강제입원을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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