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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을 해야 뜨는 한국당, 왜?…지지층 결집‧여론주목



국회/정당

    '막말'을 해야 뜨는 한국당, 왜?…지지층 결집‧여론주목

    나경원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막말 논란
    당내선 호평…보수층 결집 및 여론 주목도 높아
    김성태‧홍준표 등 ‘막말’ 논란 대비돼…지지율 영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여야 의원들이 극한 대립을 하며 파행을 겪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며 막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해당 발언 이외에도 '좌파 포로정권', '촛불 심부름센터', '먹튀정권', '막장정권' 등 수위 높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나 원내대표를, 한국당은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각각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국당은 제외한 여야 4당에서는 '막말' 내지 '품격 없는 발언'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막말'에 의존하는 배경에는 당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보수층 결집과 여론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여야 4당이 일제히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것과 달리 당내에선 호평이 주를 이뤘다.

    당내 핵심 당직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당내에선 다들 잘 했다고 나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민주당이 과민반응해서 타격을 입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내용도 그렇지만, 외신에 나온 걸 인용한 게 무슨 막말이라고 하냐"며 "야당으로서 충분히 적절한 지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을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가 이를 인용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한 것에 대해 당내에선 적극 옹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홍준표‧김성태 등 전임 지도부 시절에도 '막말' 논란은 빈번하게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당 지지율 상승과 북미회담결렬 등 대외환경 변화로 당내 분위기가 돌아섰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남북회담을 두고 '위장평화쇼'라고 지칭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반기를 든 당내 중진의원들을 '바퀴벌레', '연탄가스' 등에 비유해 구설에 올랐다. 급기야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선 '경남에는 빨갱이가 많다'고 발언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당내 후보들의 항의에 직면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지난해 7월 기무사 의혹을 폭로한 임태훈 군 인권센터소장과 관련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이 군 개혁을 이야기할 수 있냐", "남자가 화장을 많이 한다" 등 언급해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원내대표 체제 하에선 당 지지율이 대체로 20% 이하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의 기대감으로 여당 지지율은 50% 내외를 유지했단 점이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 취임 후 정부 경제정책 관련 지지층 이탈과 함께 지난달 27~28일 제2차 북미회담 결렬 등 영향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30.4% 지지율(YTN 의뢰, 지난 4~8일 전국 성인 남녀 2518명 대상,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을 기록,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자칫 막말 논란으로 불거질 우려가 있음에도 한국당 내에서 분위기가 우호적인 이유는 결국 당심(黨心)도 민심(民心)과 궤를 같이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현 정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거세졌기 때문에 야당의 대여(對與) 공세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지난달 27일 선출된 황교안 대표의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전대 TV토론 과정에서 초기엔 드루킹 댓글사건과 관련 '몸통'을 묻는 질문에 언급을 꺼리던 황 대표는 선거 막바지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현 정권과 명확한 대립각을 세워 보수 지지층의 결집시킨 셈이다.

    황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훨씬 더 심하게 '에이전트'라고 표현했다"며 "좌파독재 정권의 의회장악 폭거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신을 인용해 문 대통령을 '에이전트'에 비유, 나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에 견줄 정도로 수위를 높인 것이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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