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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방기] 섹스요?…부끄러워 말고 눌러요



IT/과학

    [신기방기] 섹스요?…부끄러워 말고 눌러요

    부부·연인 원할 때 누르는 섹스 버튼 '러브싱크'
    부침 심한 젊은 세대 섹스 포기까지 '4포 세대'
    섹스리스 급증하는 현대인에게 도움될지 관심
    전문가 "표현하지 않으면 섹스는 후순위로 밀려"

    '신기방기(新技訪記)'는 새롭고 독특한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인류가 오랜 시간동안 집착한 문제 중 하나는 '원활한 성관계'였습니다.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가졌고 실물처럼 정교한 조각상을 만들어 성관계를 가졌다는 기록이 나올 정도입니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기록에도 다양한 방식의 성관계를 기술했는데, 현대 사회에서는 금하는 보다 적나라한 성생활이 담겨 있습니다.

    인류 문명을 전후로 섹스가 인간 생활의 중요한 가치였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세만 해도 자유분방했던 섹스 문화는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산업화와 다양한 환경적 영향으로 통제되고 포장되면서 숨기듯 몰래 표현해야 하는 음성적인 행위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 인간의 근원인 섹스를 안하는, 못하는 사람들 늘어나

    오늘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더이상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데 주목합니다. 인간의 근원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섹스는 금세기 가장 절실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섹스를 안하는,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까요.

    미국 국가수면재단(NSF)의 연구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나 독신자 상관 없이 2010년 대에 들어 1990년대 보다 성병이 크게 감소하는 등 성관계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성인 2만662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2010년 들어 연간 평균 성관계는 9회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연간 월 1회 미만 성관계시 '섹스리스'로 규정합니다. 미국 성인의 대부분이 더이상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사일런트 세대)은 가장 자주 섹스를 한 반면, 1990년대 태어난 사람들(밀레니얼 세대)은 성관계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성관계 감소가 더 많은 노동이나 음란물 사용 증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합니다.

    물론 연령의 상관관계는 있습니다. 20대 미국인의 연간 성관계 횟수는 평균 80회였고, 60대는 약 20회에 그쳤습니다. 연구진은 섹스리스의 원인으로 두 가지 특이점을 지목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성관계 횟수를 유지할 수 있는 연인 또는 결혼한 배우자가 없는 독신 세대가 크게 증가했고 연인이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성관계 횟수는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현대인의 부족한 수면시간과 다양한 외부적 스트레스 요인이 성생활과 밀접한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를 막는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성욕을 위해 평균 7~8시간의 수면시간을 권장합니다.

     


    ◇ 결혼연령 늦어지고 독신자 늘자 성관계 횟수도 감소 '4포 세대'

    국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같은 섹스리스는 국제적인 추세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보라매병원 비뇨기과 연구팀에 따르면 성적으로 왕성한 우리나라 20대의 한 달 평균 성관계 횟수는 2004년 5.67회였는데, 2014년 3.52회로 크게 줄었습니다. 사회생활 안정기에 접어드는 30대의 경우도 2004년 5.31회에서 2014년 4.18회로 감소했습니다. 결혼하고 자녀를 두는 경우가 많은 40대는 2004년 3.22회에서 2014년 3.69회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이 2004년 27.5세에서 2013년 29.6세로 증가했다며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20~30대 여성의 성관계 횟수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30대 여성의 성관계 횟수 감소 경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선진 국가에서도 관찰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3포 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가 불안정한 사회 기반 속에서 취업·연애·결혼을 포기하면서 성관계 횟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외부적 환경 때문에 성욕과 같은 원초적 욕구까지 억제 또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성욕까지 포기한 '4포 세대'로 불러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결혼한 부부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강동우 성의학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30~40대 부부의 36.1%가 월 1회 미만의 섹스리스 부부이고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의 64%가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대부터 결혼은 안정적으로 성관계 배우자를 독점할 수 있는 권리이자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신의 DNA를 유전적으로 퍼뜨리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배우자와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섹스 파트너가 있더라도 현대인들이 병처럼 겪고 있는 다양한 원인의 수면부족, 부부관계의 압박, 경제적 환경, 자녀 육아·교육 등이 주는 스트레스가 부부생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있어도 이래저래 눈치 보여 마음 편하게 '섹스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하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출산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일부 연인이나 부부는 자신들만의 신호로 성관계 의사를 표시하기도 합니다. 직간접적인 구애 행위도 있지만 특정한 물건을 보여주거나 그림이나 글씨 등으로 자신들만의 신호를 보여주는 것이죠. 어찌보면 매우 원초적인 행위인데, 이런 경우 상대방의 응답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더 나은 섹스를 위해 등장한 섹스 버튼 '러브싱크' 눈길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흥미로운 제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러브 싱크(LoveSync)'는 특정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아마존의 '대쉬 버튼(Amazon Dash)'처럼 상대에게 섹스 의사를 묻는 인류 최초의 '섹스 버튼'입니다.

    성욕이 일어나면 상대에게 눈치보며 나지막한 소리로 은밀하게 섹스 의사를 물을 필요 없이 버튼을 눌러 상대에게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합니다. 상대가 일정 시간 내 버튼을 누르면 동일한 표시가 뜨고 서로의 마음과 몸이 동기화 되는 것이죠.

    물론 '섹스 하자'는 의사를 철회할 수 있고, 상대가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애견이나 자녀가 모르고 눌렀다가 당황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에게 성관계를 거부 당하는 민망함은 피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성적 좌절감 느끼지 않도록 하는 섹스 버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러브싱크 개발자는 프로젝트 설명을 통해 "자신의 성적 욕구가 거부당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버튼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성관계를 충분히 가지는 커플들에게도 도움을 준다"고 말합니다. 더 많은 섹스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법으로 '에티켓 섹스'를 하자는 주장입니다.

    이 버튼은 한 번 탭하면 15분 이내, 두 번 탭하면 1시간 이내, 세 번 탭하면 2.5시간 이내, 네 번 탭하면 8시간 이내, 다섯 번 탭하면 10시간 이내 응답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취소하고 싶다면 4초 동안 누르고 있으면 되구요.

    러브 싱크 개발자는 이 섹스 버튼의 장점으로 ▲로맨틱한 분위기 조성 ▲성적 욕구 증진 ▲원하지 않는 성관계 거부 ▲커플간 로맨틱한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상대가 로맨틱한 관계를 원하는데 알아듣지 못하고 지나치거나 외면하는 경우 상대는 상처받을 수 있거든요. 적어도 서로에게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신호를 주면 감정적 손해를 피할 수 있다는 겁니다.

    킥스타터의 러브싱크 프로젝트 홍보 동영상은 그런 점을 잘 설명해줍니다.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동영상이 보이지 않을 경우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의 성적 상태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로맨틱한 소통 장치

    섹스 교육 전문가인 케이트 맥콤스는 2017년 건강전문 매체 헬스라인에 "당신이 그 중요한 표현을 회피하면 어색함은 피할 수 있겠지만, 원하는 섹스는 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좌절감을 느끼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이때문에 이 섹스 버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관계는 솔직하게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한만큼 버튼을 이용하면 직접 또는 대면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트위터리안 @theapthomas는 "이것은 정말 멍청한 짓이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파트너와 성관계에 대해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면 이 버튼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제품을 보면 터치센서, 무드 링 라이트, 스틸로 만들어 주변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도록 설계됐지만 하나의 케이블로 연결된 유선 장치라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무선 제품이라면 연결 유효 거리도 늘어날텐데 말이죠. 스마트폰 앱으로 연동됐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상대적으로 성에 개방적인 서구권에서 틴더(Tinder)와 같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팅 앱들이 그런 점에서 '섹스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덧붙여 봅니다.

    거절로 인한 죄책감도 적고 기회를 놓치지도 않는다는 섹스 버튼 '러브 싱크'의 후원 리워드 가격은 일반 소비자판매 가격보다 40% 저렴한 2개 들이 한 세트에 44~57달러에 제공됩니다. 생각보다 비싸네요.

    올해 8월 출고 예정으로 현재 목표 후원금액 7500달러에 근접한 6500달러를 모금했습니다. 프로젝트 후원모금 기간은 약 한 달 남았는데 현재 145명이 후원에 참여했습니다. 많은 외신들도 획기적인(?) 접근 방식에 응원을 보내고 있지만 이 아이디어가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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