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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권' 빨간불…아시아나는 '안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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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경영권' 빨간불…아시아나는 '안전' 빨간불

    '갑질'과 '기내식' 대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새해 초부터 또다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영권 위기, 아시아나항공은 자금난으로 외형은 다르지만 위기가 경영진의 잘못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닮은 꼴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명희.조현민씨 갑질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경영권 이슈가 대한항공을 강타하고 있다. 대한항공 핵심계열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 경영권 이슈에 불을 댕긴 건 국민연금과 강성부펀드 두 곳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1일 회의를 열어 한진칼에만 정관변경 등을 추진하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제외됐다. 경영참여 방안으로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정관을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 관련 배임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외견상 한진칼이 타깃이 됐지만 대한항공 역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주주들의 사정권내에 들어갔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은 지주사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한진칼 경영권이 흔들리면 대한항공 경영권도 함께 위태로워지는 구조다.

    ◇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에 조양호일가 초비상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데 이어 강성부펀드는 오는 3월말로 예정된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 대비해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세결집에 나서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일가가 지분 28.7%로 최대주주지만 강성부펀드(그레이스홀딩스) 10.81%, 국민연금 7.3%로 2,3대주주가 연합전선을 펴고 군소 주주들을 상대로 세결집에 나설 경우 주주총회의 최대쟁점으로 부상한 조양호 회장의 이사직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분석도 있다.

    강성부펀드는 지난달부터 외국인과 소액주주, 기관들을 상대로 우군확보에 나섰다. 이들의 보유지분은 53%를 넘기 때문에 조 회장 연임를 결정짓는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표의 향방은 대한항공 경영권 향배를 바라보는 여론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여론은 조양호 회장 일가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대한항공 주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자녀들을 이사 등 회사의 주요보직에 앉히고 갑질파동까지 일으켜 잘 나가는 회사를 휘청이게 하고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점이다.

    조양호 회장과 대한항공 경영진이 우려하는 대목 역시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다. 여론전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기 위해 가용한 방편이 제한적인 반면, 강성부펀드는 경영실정을 파헤치며 현 경영진의 무능과 경영실책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강성부펀드는 31일 한진칼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석태수 대표에게 공격의 칼날을 정조준했다. 강성부펀드는 "석태수 대표는 한진해운 대표 시절 저유가에서도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 채 회사를 파산에 이르게 하고,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2천억원을 투자해 손실을 발생시켰다"고 공세를 취했다.

    특히, 지배주주 즉 조양호 회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시스템을 악화시켜온 당사자로 지목하며 퇴출을 요구했다.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현 경영진에게는 불리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이 7.2%증가했지만 영업익은 27.6% 줄었고 당기순손실 80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유가상승이 작용했다지만 사주일가의 전횡이나 갑질로 인한 회사 이미지 실추가 결정타였다.

    고립무원인 대한항공 측은 재계에서 나오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경영권 간섭 논리'가 힘을 얻기를 바랄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경영권 간섭 입장에 대해 대한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연금에서 정관변경을 요구해 올 경우 법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우에 따라 표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주주총회에 대비해 한진칼을 중심으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아시아나 제공)

     

    ◇ 자금난에 깊어지는 아시아나 항공안전 우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기내식.고장 대란 두 가지 이슈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기내식 대란 당시 아시아나를 이용한 국민들은 잇따르는 장시간 지연 출발 때문에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연말에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후 항공기들이 잇따라 고장을 일으켜 지연출발하거나 심지어 회항하는 일까지 속출해 항공사의 서비스수준에 대한 승객들의 불신이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부실 경영으로 인한 자금난이 서비스 추락의 원인이 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20년이상 노령 비행기가 가장 많은 아시아나의 고장대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사내에서는 잇따른 고장과 지연 회황에 대해 깊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한 아시아나직원은 최근 블라인드 글에서 "최근 여러기번 또는 동일기번에서 크리티컬한 결함들이 반복되고 있다"며 "2018년 12월중순 OZ38x 인천착륙후 1개엔진 오토 셧다운, 2018년 12월중순 oz94x 앵커리지 착륙후 1개엔진 오토셧다운 ,2019년 1월말 oz90x인천이륙후 수차례 강한 소음과 좌우로 흔들리는 진동으로 회항함"이란 글을 올렸다.

    그는 "결함이 생기면 해당부품 결함이 해소될때까지 시간이 걸려도 고치고 뛰워야 하는 거 아니오?"라고 반문, "회사도 언론도 국토부도 화물기에는 관심 1도 없는 것인가, 하지만 무서워서 이제는 가만히 못있겠소"라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지만 부채에 허덕이는 아시아나로서는 항공기도입과 정비 등 항공안전부분에 충분한 재원을 투입할 여력이 부족하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지게 된 부채에 허덕이는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총부채규모는 3조3천510억원으로(부채비율 623%) 감소했으나 단기부채가 적지 않고 보유자산도 처분할 만큼 처분해 자금운용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빚을 갚기 위해 지난해 광화문 사옥, 대한통운 주식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는 인천공항의 격납고도 담보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올해만 1조원에 이르는 돈을 부채상환용으로 조달해야 하지만 격납고로는 1/10도 조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쥐어짜기 경영에 직원들 피로감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이 극도의 내핍경영 방침을 세운 뒤 회사내부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2주안팎의 단기무급휴가까지 권유하는 건 물론 심지어 사무실 내부에서 컬러프린트 금지령까지 내려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모 임원은 부하직원을 성추행해 사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황이다.

    이와관련해 아시아나노조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회사임원의 성추행 발언과 태도에 대해서도 (직원들이)분노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 예방과 교육 그리고 사후처리에 대해 책임지고 있는 부문에서 발생한 것이라 더욱 그러할 것"이라며 "회사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사내에 소문이 있지만 피해자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 구체적 조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자금난에다 내핍을 넘어 쥐어짜기 경영으로 인한 직원 피로감, 성추문까지 불거져 회사내부가 흉흉하다고 한 직원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측은 "정비문제 해소 없이 운항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보잉사의 당사에 대한 정비신뢰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임원을 둘러싼 소문은 성추행이 아닌 성희롱 수준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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