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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2019년은 워라밸 아닌 워커밸...그리고 컨셉팅"



사회 일반

    김난도 "2019년은 워라밸 아닌 워커밸...그리고 컨셉팅"

    11번째 '트렌드 책' 속 2019년은
    내년, '마케팅' 아닌 '콘셉팅'해야
    세포 마켓? "1인 크리에이터 시장"
    밥 잘 '사주는' 엄마, 아빠..간편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난도 (서울대 교수,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요. 2019년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벌써 2019년이야 하실지 모르지만 이제 두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리고요. 이분의 얘기는 미리 들어야 새해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바로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11년째 펴내고 있는 책이 있죠. 한 해 우리 사회를 주도할 트렌드, 유행을 미리 예측해서 책을 내고 있는데 그 책이 이제 막 나왔습니다. 만나보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이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난도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난도> 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작년 이맘때 2018년 키워드를 '소확행, 워라밸' 이런 거 얘기하셨어요. 그런데 실제로 올 한 해 내내 소확행, 워라밸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몰라요.

    ◆ 김난도> 그런 말씀 많이 하셨죠.

    ◇ 김현정> 어떻게 이렇게 딱딱 맞히세요?

    ◆ 김난도> 저희가 점쟁이는 아니고요. (웃음) 지금 있는 여러 현상 중에서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 상황하고 맞추어서 아마 이런 트렌드는 굉장히 내년에 더 강해지겠다, 그렇게 전망이 나오는 키워드들을 책으로 펴낸 게 벌써 11년째가 됐네요.

    ◇ 김현정> 그래요. 그렇다면 2019년. 본격적으로 2019년 얘기를 좀 해 보죠.

    ◆ 김난도> 좋죠.

    ◇ 김현정> 내년 한 해를 관통할 키워드 하나를 꼽아라 하면 뭡니까?

    ◆ 김난도> 저희가 매해 키워드를 그 해 띠 동물하고 연관을 시키고 있는데요. 내년 돼지띠라서 다들 돼지 꿈꾸시라. 이렇게 키워드를 정했습니다. 그래서 키워드가 10개인데 첫 글자를 쭉 합치면 돼지꿈을 뜻하는 'PIGGY DREAM (피기 드림)' 이라는 단어가 됩니다.

    ◇ 김현정> 피기 드림, 돼지꿈이라는 큰 우산을 하나 잡으신 거고 그 밑에 10가지 세부 트렌드 키워드를 쭉 정리를 하셨는데 이게 중요한 거잖아요, 세부 키워드.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게 첫 번째 순이다. 어떤 겁니까?

    ◆ 김난도> 금년에 1번으로 제가 놓은 키워드는 콘셉트입니다, 콘셉트.

    ◇ 김현정> 콘셉트

    ◆ 김난도> 그러니까 기업은 기업대로 콘셉트 있는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쳐다도 보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된 거 같아요. 예전에는 가성비가 좋다든지 품질이 좋다든지 브랜드가 유명하다든지 이런 게 구매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였는데 요즘은 콘셉트가 확실하냐, 콘셉트가 재미있느냐, 콘셉트가 나랑 맞느냐. 이게 아주 중요해졌어요.

    ◇ 김현정> 콘셉트만 확실하다면 좀 대충 만들어서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상관없다?

    ◆ 김난도> 제가 대충셉트라고, 러프셉트라고 이름을 붙인 건데요. 최근에 나온 이모티콘이나 광고들 보면 아주 완성도가 떨어져요.

    ◇ 김현정> 맞아요. 이모티콘마저 그래요.

    ◆ 김난도> 그런데도 재미있거나 콘셉트가 들어맞으면 굉장히 열광하죠. 이런 식으로 자기 콘셉트가 분명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흔히 마케팅을 잘해야 된다, 이런 말씀하시는데 저희가 '콘셉팅을 잘해야 된다.' 이렇게 신조어도 만들어보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마케팅이 아니라 이제는 콘셉팅이다.' 재미있네요. 두 번째 키워드 '세포 마켓'이라는 키워드를 꼽으셨던데 이건 뭔가요?

    ◆ 김난도> 두 번째 키워드는 사실 재미는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하겠습니다. 저희가 '세포 마켓, 셀 마켓'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요. 모두 1인 개개인이 SNS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서 자기 재능과 자기 상품을 파는 그런 1인 1마켓 시대가 열렸다. 그래서 유통 시장이 거의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 수준으로 세포 분열한다는 뜻에서 세포 마켓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보면 1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있고, 'SNS로 해서 공구 하실 분!' 이래서 물건 파는 사람들 많아요. 그게 유통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직 아닌데요?

    ◆ 김난도> 취업이 어려운 청년층들이 참 많고요. 반면에 기술적인 여건, SNS 플랫폼이라든지 이런 인프라는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많은 젊은이들 보면 내 SNS 팔로워들을 상대로 자기가 소싱해 온 물건을 판매하거나 영리도 취하고 내 자아실현도 하고 싶다. 이런 경향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분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게 되면 필연적으로 시장에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되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건 조금 부정적인 얘기이기는 합니다마는 얼마 전에 미미쿠키, 그것도 SNS로 팔로워들을 많이 모아서 거기서 쿠키를 팔기 시작했는데 그게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거잖아요, 지역 마켓이.

    ◆ 김난도> 제 책에서도 굉장히 걱정을 하고 비판을 한 부분인데요. 규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워낙 세포 단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좋지 않은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어서요. 저는 자정 작용을 통한 신뢰의 확보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24일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9' 출판간담회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미래의창 제공)

     

    ◇ 김현정> '세포 마켓은 유통시장을 흔들 만큼 내년에 성장할 것이다.' 트렌드 예측. 그다음에 이거는 뭐예요? 이거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아니라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 김난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라는 TV 드라마가 있었죠? 저희가 그걸 조금 패러디한 것인데 어머니가 밥을 해 주지 않고 사준다, 그리고 그 남는 시간에는 열심히 자기 계발을 한다. 사실은 이게 엄마만의 변화는 아니고요. 80년대생들을 흔히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릅니다. 굉장히 대한민국이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 태어나서 부모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랐고 어릴 때부터 디지털 디바이스를 아주 잘 쓰는 세대인데요. 이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남편과 아내가 됐다는 거죠. 가족은 소비에서 굉장히 중요한 단위입니다. 우리가 가족 단위로 소비하기 때문에요. 이런 밀레니얼 세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가족의 풍경을 저희가 '밀레니얼 가족'이라고 이름을 줬고요.

    ◇ 김현정> 밖에 나가서 사먹는 대신?

    ◆ 김난도> 밖에 나가서 사먹지 않고요. 가정 간편식. 흔히 업계에서는 HMR이라고 부르는데요. 조금만 수고를 하면 되는건데, 이게 이제 라면 같은 거랑 또 다른 거예요. 가족들이 맛있고 아주 영양 있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음식들을 선호하고요. 비단 식생활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우미 경제'라고 저희가 이름을 붙였는데 큰 부잣집이 아니더라도 내가 필요한 이슈가 있으면 바로 외부로 사람을 불러서 도움을 받는다든지, 내 시간을 아껴주고 나는 그 남는 시간에 내 자기 계발하는 데 쓰겠다. 이런 식의 생각들이 강해진다는 거죠.

    ◇ 김현정> 장사하시는 분들, 사업하시는 분들 신경 쓰셔야겠네요. 이런 식으로 가족 단위로 소비한다.

    ◆ 김난도> 그리고 가족 관계에서도 굉장히 변화가 많이 예상됩니다. 흔히 고부 갈등, 고부 갈등 그러는데요. 장서, 장모와 사위 간의 갈등이 오히려 더 커지고요. 부부 간에 따로 여행을 가는 케이스도 많이 찾아져요. 시간 맞추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엄마하고 딸, 중학생 딸이 갔다 오고, 아버지는 자기 친구들하고 또 따로 갔다 오고.

    ◇ 김현정> 제 주변에도 그런 가족들 꽤 있어요.

    ◆ 김난도> 대신 3대가 같이 가는 여행은 또 늘었습니다. 왜 그럴까 가만 분석을 해 보니까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비용을 내주시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에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가족 규범으로는 잘 해석이 되지 않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데요. 이런 일련의 모든 현상들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저희가 밀레니얼 가족이라는 새로운 가족상을 책에서 제시를 했죠.

    ◇ 김현정> 재미있네요. 재미있고 또 주변에 적용시켜 보니까 꽤 맞아요. 주변에 맞아요.

    ◆ 김난도> 이 말씀을 드리면요. 다들 '저만,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었군요.' 다들 그러세요. (웃음)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올해 우리가 워라밸, 워라밸. 그러니까 워킹하고, 라이프의 밸런스.

    ◆ 김난도> 그 워라밸이 금년의 트렌드였는데요.

    ◇ 김현정> '워커밸'이라는 게 2019년의 키워드가 될 거다? 워커밸이 뭐예요?

    ◆ 김난도> 내년은 더 쉽게 말씀드리면 감정 노동을 보호하는 운동이 아주 강해질 것 같습니다. 작년에 워라밸이나 52시간 최저임금. 이런 것들이 양적인 측면이었다면 내년의 워커밸은 그 근무 시간 동안 고객과 나의 관계에서 내가 어떤 질적인 노동을 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2018년이 work and balance 였다면 이제 'work and consumer, 손님과 직업 간의 균형', 또 'manners maketh consumer' 존중받는 소비자가 되려면 매너를 지키자.

    ◇ 김현정> 그런 운동이 벌어질 것이다.

    ◆ 김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질 거 같다. 그런 전망입니다.

     

    ◇ 김현정> 이런 키워드들이 10개가 쭉 있는 겁니다. 우리가 이제 중요한 핵심, 그중에서도 핵심 몇 가지를 짚어봤는데 들으시면 어떤 분들은 '이 트렌드를 우리가 꼭 쫓아가야 된 거예요? 나는 너무 숨이 차요.' 이런 분들 계실 수가 있는데 꼭 좇아가야 되는 게 아닌 거죠?

    ◆ 김난도> 네. 다만 고객을 상대로 해야 되는 분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업무에 있어서, 작년까지 열심히 해서 잘됐는데 왜 금년부터는 이게 잘 안 되지? 하는 분들은 트렌드를 따라야죠. 그거는 트렌드가 바뀐 것이고요.

    ◇ 김현정> 그 변화를 알려주신 거예요, 이런 거라는 것. 알겠습니다. 이제 2020년 연구 또 들어가셔야겠어요? (웃음)

    ◆ 김난도> 잠깐 쉬었다가요. (웃음) 2월 말부터 2020년 연구에 다시 들어갑니다.

    ◇ 김현정>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신 그 키워드들 명심하면서 내년에 한번 잘 방송 만들어볼게요.

    ◆ 김난도> 네. 내년에 다시 인터뷰하실 때 너무 틀린 얘기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김난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장이죠. 김난도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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