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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영화 '베놈'을 4DX로 봤더니…



문화 일반

    마블영화 '베놈'을 4DX로 봤더니…

    [리뷰] '베놈' 4DX판 체험기
    물결치는 좌석에 물·바람·연기
    관람보단 '놀이' 개념에 가까워
    빈약한 서사 '득'되는 아이러니

    영화 '베놈' 스틸컷(사진=소니픽쳐스 제공)

     

    애초에는 영화 '베놈'을 4DX판으로 볼 생각이 없었다. 상영 시간대를 고려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였다. 그렇게 우연히 이 영화를 '관람'하지 않고 '체험'했다.

    4DX 상영관은 일반 상영관과 달랐다. 각각의 좌석은 놀이기구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였고, 물·바람·빛·연기 등을 뿜어내는 특수 장비도 설치돼 있었다.

    영화 '베놈'은 우주비행선이 지구에 불시착하는 신으로 시작한다. 일반 상영관에서 봤다면 특별할 것 없었을 이 장면에 4DX 기술을 입힌 결과물은 흥미롭다. 우주선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물결치는 좌석으로 살려냈고, 지표면과 충돌할 때는 실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답게 격투신이나 자동차·오토바이 추격신, 마천루를 넘나드는 장면 등의 볼거리가 주를 이룬다. 이야기 개연성은 부족해 보였다. 극중 외계생명체 베놈이 숙주인 에디 브록(톰 하디)과의 공생을 택하는 이유 등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까닭이다.

    일반 상영관에서 봤다면 그저 그렇게 다가왔을 법한 이 영화는 4DX를 통해 하나의 재미난 놀이로 변주됐다. 극중 장면 장면의 분위기에 맞게끔 특수장비를 활용함으로써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덕이다. 빈약한 서사가 오히려 놀이 효과 몰입을 강화해 버리는 아이러니.

    한 예로 자동차 추격신에서는 좌석 진동으로 도로의 굴곡을 표현하고, 좌우회전 할 때마다 좌석 역시 함께 방향을 튼다. 베놈을 품은 주인공 에디의 몸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순식간에 상대를 공격할 때는 좌석 등받이에 설치된 안마기 같은 장치가 등을 때린다. 동시에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스크린 속 촉수의 존재감을 더한다.

     

    극중 폭우가 내릴 때는 상영관에 실제로 강한 바람이 불고, 폭발로 섬광이 일 때는 벽에 설치된 조명이 번쩍인다. 물이 등장하는 신에서는 실제 물이 얼굴에 튀는데, 극의 몇몇 설정상 관객에 따라서는 그리 유쾌한 기분을 느끼지 못할 듯하다. 그 단서는 베놈의 체액이다.

    카메라 시선을 따라잡는 좌석의 움직임도 눈길을 뜬다. 영화 속 배경인 건물 2층에 설치된 카메라가 1층에서 계단으로 올라오는 인물을 따라갈 때, 좌석도 이에 걸맞은 움직임으로 체험 강도를 높이는 식이다. 줌 인이나 줌 아웃에 따른 좌석의 변화도 흥미롭다.

    4DX는 멀티플렉스 CJ CGV가 지난 2009년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이다. 4DX 기술 도입 5년째이던 2014년, 당시 CJ CGV 측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열었다. 당시 두 편의 영화를 짜깁기한 10여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맛본 4DX 기술은 이미 안정권에 접어든 모습이었다.

    이 기술은 액션·어드벤쳐·SF·판타지 등의 영화 장르에 활용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되는 듯하다.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4DX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을 담금질해 온 4DX 기술은 '베놈'을 통해 스스로 높은 완성도를 입증해내고 있다.

    만약 커다란 기대감을 갖고 영화 '베놈'을 봤다가 어딘가 부족함을 느낀 관객들이 있다면, 놀이에 가까운 4DX판 '베놈'을 통해 그 빈 구석을 채워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지난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07분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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