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고속도로 휴게소, 라면값 5000원의 비밀



사회 일반

    고속도로 휴게소, 라면값 5000원의 비밀

    망향휴게소에서 판매중인 5천원짜리 떡라면. 서울 유명 상가 판매가격보다 1천원이 비싸다. /노컷뉴스

     

    여름 휴가철이 절정에 이르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도 연일 대목을 맞고 있다.

    하지만 휴게소측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는 사이 휴게소 이용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과도한 음식값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망향휴게소에는 떡라면 한 그릇에 5000원을 받고 있다.

    최근 남해안으로 휴가를 떠났다 이 곳에서 아침을 해결한 정현숙(고양시, 43)씨는 “가족중 한 명이 떡 라면을 먹고 싶어해 주문을 했지만 너무도 비싸서 떡이 많이 들어간 때문인 줄 알았다”며 “그래서 대체 떡이 몇 개가 들어있는지 일일이 세어봤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 씨가 세어보니 떡은 12개가 들어있었다.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서울 목동 CBS 인근의 한 분식집에서 판매중인 떡라면의 떡 갯수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목동의 분식집 떡 라면 가격은 4000원으로 1000원이 더 쌌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값은 왜 이렇게 비쌀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수수료율이다.

    망향휴게소 떡라면집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운영권을 따낸 운영업체 A사와 계약을 체결해 입점했다.

    당연히 점포 수입의 일정부분은 운영업체에게 가고, 운영업체는 다시 일부를 도로공사에 임대료로 지급한다.

    운영업체에 들어가는 수입의 일정부분이 바로 수수료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휴게시설 공익성 및 경쟁력 강화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휴게소 음식들의 평균 수수료율은 약 46%로 거의 50%에 육박한다.

    정씨가 지불한 떡라면값 5000원 가운데 2300원은 떡라면집이 아닌 A사에게 들어가는 것이다.

    이 같은 수수료율은 국내 유통업계의 수수료율보다도 7%가량 높은 수치다.

    이 수수료율이 메뉴에따라 58%에 달하는 곳도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천휴게소(목포방향)의 경우다. 이 곳의 돈가스는 8500원. 약 5000원이 수수료인 셈이다.

    반대로, 수수료율이 낮을 경우, 음식의 전반적인 가격도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수수료율이 39%로 업계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고 알려온 보림로지스틱스의 죽암 휴게소의 경우, 라면을 3000원, 된장찌개, 육개장을 5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수료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A사는 이렇게 과도한 수수료를 받아가는 것일까?

    고속도로 휴게소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위치해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임대료와 무관치 않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휴게소 매출은 연 평균 약 7%씩 성장해왔다.

    2007년 7230억원이었던 매출이, 2016년 기준 1조 3246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임대료 수입 역시 꾸준히 상승해왔다.

    2016년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2006년 705억이던 임대 수입이 2016년 1760억 까지 증가한 것으로 돼 있다.

     

    연간 휴게소 매출에서 도로공사로 들어가는 금액의 비율 역시 2007년 10% 언저리에서 2016년 13%로 뛰었다.

    결국 전체 휴게소 수입의 13%가 도로공사에게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단골 메뉴로 지적이 돼 왔다.

    이에따라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4월 전국 15개 주요 휴게소를 대상으로 음식 원가구조 실태분석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가격 거품을 빼 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용자들은 Hi 쉼마루 어플을 통해서 해당 음식의 원가를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15개의 휴게소 원가공개가 전국적으로 200개에 이르는 고속도로 휴게소 전반의 가격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지는 미지수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