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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실명제 한 달, 전환율 19%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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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실명제 한 달, 전환율 19%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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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낮은' 실명 전환율 예상 "허수 때문일 것"

    (사진=자료사진)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한 달이 다 됐지만 실명 전환율은 20%에 그치는 실정이다. 여전히 실명 전환을 하지 않고 가상화폐 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다.

    검은 거래의 위험성이 있는만큼 이들을 어떻게 실명 전환하도록 유도할 지가 남아있는 숙제다.

    다만, 실명 거래제 도입 자체만으로 신규 투자자들의 가입을 어느 정도 제한했기 때문에 투기 과열 진정과 자금 세탁 방지라는 정부의 목표는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실명전환율 20%, 빗썸만 15%로 평균 낮춰

    28일 가상화폐 거래소에 계좌를 제공하는 신한·농협·기업은행 등 3개 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실명 전환해준 계좌는 32만 8191개다.

    전체 169만 5000계좌 가운데 19%가 실명 전환을 마쳤다. 가상화폐 거래를 이용하는 5명 가운데 1명만 실명 전환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 전체 가상계좌 12만 5000개를 제공했는데 이 가운데 3만 5400개의 계좌를 실명 전환했다. 28%가 실명 계좌로 전환한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가상계좌를 제공해온 기업은행은 57만개의 가상계좌 가운데 12만 7791개를 실명 계좌로 전환했다. 실명 전환율은 22%에 머물렀다.

    가장 많은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빗썸의 가상계좌 90만개 가운데 13만 9000개를, 코인원의 10만 가상계좌 가운데선 2만 6000개를 실명 계좌로 전환했다.


    빗썸의 실명 전환율은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가장 낮은 15%에 그쳤다. 코인원의 실명 전환율은 26%였다.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보통 20% 초중반의 실명 전환율을 보인 반면, 경찰의 압수수색 등 악재가 잇따른 빗썸만 실명 전환율이 15%로 낮아 전체 실명 전환율을 20%로 낮췄다.

    ◇ 투자자들 "더 투자하지 않는 이상 굳이 필요성 못 느껴"

    이처럼 기존 투자자들이 실명 계좌로 전환하지 않는 이유는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다.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기존에 투자했던 돈으로 가상화폐를 사고 파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각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지난달 30일 공지한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시행 서비스에 따르면, 기존 투자자들의 가상계좌는 모두 회수되기 때문에 새로운 입금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원화 출금은 가능하다. 입금해 놓은 돈으로 계속해서 거래도 가능하고, 본인이 원하면 원화로 바로 환전할 수도 있다. 새롭게 입금할 투자자가 아니라면 굳이 실명 거래 전환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6개월 간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지난 1월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다 2월 초 최저점을 찍고 차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캡처=빗썸 홈페이지)

     

    또한, 이처럼 실명 전환율이 낮은 것에 대해 투자자들은 시세와도 연관지어 설명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는 1월 초까지 정점을 찍은 뒤 30일 거래 실명제 이후 떨어지다가 2월 초 급락했다.

    더 급락할 것을 우려해 현금 출금하는 투자자들이 있을지언정, 새롭게 뛰어드는 신규 투자자가 갑자기 늘거나 돈을 더 투자하려고 실명 전환을 할 투자자가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낮은' 실명 전환율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금융위원회 가상통화대응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투자자들 입장에선 거래에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한 꺼번에 실명 전환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은 계좌로 꼽히는 수 중에는 실제로 가상화폐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허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실명 전환율이 낮다고 해서 금융 당국이 강제할 방도는 없다. 금융위 가상통화대응팀 관계자는 "은행 실명 계좌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자금 세탁 방지를 하자는 목표를 뒀는데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 이상을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와 권한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명 전환을 하지 않은 거래에 대한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 사람이 실명 계좌를 이용하고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행하는 등의 악용 사례나 차명계좌 등이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거래소의 데이터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자금 세탁 방지·미성년자와 외국인의 사용 금지 등 금융당국이 목표로 세웠던 지점은 어느 정도 충족했다고 본다"면서 "다만, 가상화폐 시장 자체가 투기적 자본으로 이뤄진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앞으로도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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