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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소방서장 입건되자 소방관들 '부글부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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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제천 소방서장 입건되자 소방관들 '부글부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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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들 "세브란스 화재는 300명, 제천은 13명 투입..말이 되나"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관련 제천소방서장 및 지휘팀장이 불구속 입건되자 전·현직 소방공무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휘 지휘팀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자 소방관들이 한 목소리로 저항하고 있다.

    119 소방안전복지단 최인창 단장은 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 누가 지휘를 하고 현장을 누비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혹시나 유죄가 확정된다면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현장직이 책임져야 한다는 선례로 남게 될 거다. 그렇게 되면 소방관들은 구조활동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토로했다.

    서대문소방서의 고진영 소방위도 "단순히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다들 일 할 마음도 의욕도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사표를 써야 하나 생각도 든다"고 까지했다.

    사명감 하나로 버텨봤자 앞으로는 범죄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현장에서 지휘한 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은 곧 작전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소방관들은 앞으로 현장에서 '지금 내 행동이 추후 문제가 될까 안 될까를 생각하며 행동하게 될 것이다. 생명이 달려있는 현장에서 이게 책임소지가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며 화재진압 및 구조를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혀를 찼다.

    인력 부족 등 열악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직이 모든 책임 대상이 된 것이 부당하게 느껴진다고도 밝혔다.

    "제천 화재의 경우는, 지휘관의 자질을 판단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인력이 너무나 부족했다. 작전이고 뭐고 할 수가 없는 인력이고 현장이었는데…환경을 그렇게 열악하게 만든 수많은 요인이 있음에도 현장직이 모든 책임을 떠안고 뒤집어썼다고밖에 할 수가 없다."

    고 소방위는 최근 일어났던 세브란스 병원 화재에도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었다. 그래서 제천 화재가 더 안타깝다고 했다.

    "세브란스 화재 당시 대응 잘했다고 칭찬도 많이 받고, 지방·서울 화재 대응이 비교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세브란스 화재 때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입됐는 줄 알고 계시나. 300명 가까이 투입됐다. 제천은 인원 자체가 비교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장 화재 진압하기에 급급했지 작전이고 뭐고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조차 안됐을 거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제천 화재 당시 현장에 1차적으로 투입된 인원은 13명이었다. 그러나 그 중 의무소방대원과 현장조사 인력 등을 제외한 화재 진압 대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

    충북의 소방인력 충원율은 인구와 면적을 고려해 산정한 기준 인력의 50%가 채 안된다. 서울의 경우 충원율이 90%가 넘는다. 지방의 경우 고질적인 소방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익산소방서의 정은애 소방위 역시 지방 소방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호소하며 "소방관들의 직업 근간부터 무너뜨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지방 같은 경우 인력이 정말 턱없이 부족하다. 인력 뿐 아니라 무전 통신 등의 장비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제천의 경우 화재 현장에서 충북소방본부의 무전을 전달 받았어야 했다. 시 내부에서 통신하는 것보다 품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지휘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아끼기 위한 꼼수로 현장 소방대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제천 화재 당시 충북소방본부는 '2층 여자 사우나에 갇힌 사람들을 빨리 구해달라'는 신고 내용을 무전으로 현장에 전달하려 했으나 무전은 먹통이었다. 상황실과 현장의 무전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무전을 전달받지 못한 구조대원들은 그동안 지하실을 수색했고, 결국 2층에서 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정 소방위는 계속해서 "실책에 대해 조직 내부에서 징계를 내리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인다. 그런데 피의자 신분으로 사법조치까지 내리는 것을 보고는 다들 충격받았다. 많은 소방관들의 직업 근간을 무너뜨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건물 불법증축, 스프링클러 문제, 소방관 인력난 등 참사를 만든 수많은 원인이 있었는데 왜 참사 뒤 수습 단계에서 우리가 희생양이 되어야 하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밖에도 제천시의용소방대연합회는 제천경찰서 앞에서 '제천화재관련 소방공무원 사법처리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고, 대한민국재향소방동우회는 "분노와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성명을 내고 사법처리 반대 및 관심 촉구를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오늘 오후 1시께 이 전 소방서장과 김 지휘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추사 조사했다.

    이들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건물 2층의 구조가 필요한 이들에 대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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