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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성소수자란 걸 알았을 때…'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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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이 성소수자란 걸 알았을 때…'환절기'

    퀴어 수작 22일 개봉…"서로 바라보며 자기를 발견하는 영화"

    영화 '환절기' 스틸컷(사진=명필름랩 제공)

     

    미경(배종옥)은 남편과 떨어져 살며 고3 아들 수현(지윤호)을 키운다. 수현은 엄마에게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지만 착한 아들이다. 어느 날 수현은 어려움을 겪는 친구 용준(이원근)을 데려와 함께 지낸다. 용준은 말수가 적고 표정이 어두운 청년이다.

    몇 년이 흐른 뒤, 군에서 제대한 수현은 용준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당한 사고로 중태에 빠진다. 식물인간이 된 아들 수현의 투병생활을 곁에서 지키는 미경은 혼자만 멀쩡하게 돌아온 용준이 원망스럽다.

    그 와중에 미경은 아들 수현과 용준이 연인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마는 용준 몰래 아들과 함께 자취를 감춘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환절기'(연출 이동은·제작 명필름랩)는 퀴어 드라마다. 2016년 열린 제21회 부산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인 2017년 제12회 런던한국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 받은 수작이다.

    이 영화는 엄마 미경이 그리는 감정선을 충실히 따라가는 데 특별히 공들인다. 엄마는 아들과 아들 친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안 뒤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감정의 진폭을 겪는다.

    6일 서울 용산에 있는 CGV용산점에서 열린 '환절기' 언론시사회·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종옥은 "자기 삶을 반추하며 화해하는 미경의 모습을 보며 내 나이대 여성이 겪는 갱년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섬세하고 좋았는데 남성이 썼다고 해 더욱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영화 환경에서 내 또래 여배우가 (작품을) 끌고가기는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이후 (영화를 못하면서) '할머니가 돼야 할 수 있나' 생각하던 때 '환절기'가 다가왔다"며 "더 늙기 전에 여자의 일생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즐겁고 의미있게 찍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환절기' 스틸컷(사진=명필름랩 제공)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른 이원근과 지윤호는 풋풋한 설렘으로 다가온 사랑과 함께 파도처럼 들이닥친 성장통을 견뎌내는 청춘을 연기하며 극에 특별한 활력을 불어넣는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그늘을 지닌 청년 용준을 연기한 이원근은 "극중 세 인물 사이 감정과 감성에 크게 매료됐다. 용준은 힘 없고 감정적이고 굉장히 외로운 친구"라며 "그 친구가 지닌 감정의 에너지를 비슷한 인물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경 아들 수현으로 분한 지윤호는 "그 동안 주로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환절기'는 내공을 쌓고 연기에 자신감이 붙었을 때 해보고 싶었던 장르였다"며 "이 영화 자체가 스물여덟 살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발점이었다. 너무 하고 싶었고 역량 안에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환절기'는 동명 그래픽 노블(작가 이동은·정이용)에 원작을 둔 영화로 원작자 이동은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2년 만에 빛을 보게 된 데 대해 이 감독은 "작품 속 인물들이 마치 계절과 계절 사이에 있는 것 같았기에 제목을 '환절기'로 지었다"며 "삼각형처럼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자기를 발견하는 영화다. 늦게나마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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