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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에 '핵우산' 제공…우병우는 '눈뜬 장님' 논란



법조

    박근혜, 최순실에 '핵우산' 제공…우병우는 '눈뜬 장님' 논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박근혜 정부시절 최순실, 정윤회씨 등 대통령 주변인물을 상대로 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과 비위 예방활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됐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최순실씨 등의 비선활동을 알고도 박 전 대통령 뜻에 따라 일체의 비위 감찰 예방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일치되는 것이다.

    청와대 시스템이 완전히 고장나 있었지만,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대통령 지시를 핑계로 '눈뜬 장님' 행세를 하며 사실상 직무유기를 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 전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 친인척과 특수관계에 있는 주변 인사들에 대해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없다'며 '챙겨보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는 충격적 증언을 했다.

    윤 전 비서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들었냐"는 물음에 "당시 우병우 전 수석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고, 업무인수인계 과정에서도 그런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비서관은 우 전 수석 아래에서 민정비서관을 역임했다.

    윤 전 비서관 증언은 최순실씨와 정윤회씨, 문고리 3인방 등의 권력농단이 이미 2014년 말부터 강력하게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감시활동이 왜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최순실씨가 '권력실세'라는 사실은 2014년 말 정윤회 문건사건을 계기로 상당히 알려졌다.

    국정농단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들은 "정윤회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끝난 2015년 1월부터 승마업계 내부에서 '최순실씨가 권력 실세'라는 말이 파다하게 퍼졌다'"고 증언했다.

    특히 정윤회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던 박관천 전 경정도 박근혜 정부 권력 서열에 대해 "최순실씨가 1위이며 2위는 정윤회씨,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경정은 당시 정윤회 문건 검찰수사과정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으며 이 발언이 최초 알려진 것은 2015년 1월 초순 경이다.

    청와대와 승마협회 그리고 사정기관을 중심으로 최순실씨의 권력남용 의혹이 이미 널리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물론 우병우 전 수석도 국정농단사건이 터질때까지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두 핵심인물들이 최순실씨를 알면서도 대통령 지시로 관리대상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것'이라는 세간의 분석과 일치된다.

    아래는 우병우 전 수석 재판에서 검찰과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간 일문일답이다.

    [검찰과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 일문일답]
    ◇ 검사>최순실씨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관반의 감찰 대상인가요?

    ◆ 윤장석> 친인척 인사 부분은 민정수석실에서 관리차원에서 케어(care)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누구든 문제가 되면 법대로 처벌하면 되니까, 민정수석실에서 챙겨보지 말라고 했습니다. 문제가 되면 처벌하면 되므로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 검사> 증인이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나요, 어떻게 들었습니까?

    ◆ 윤장석> 우병우 민정수석에게서 들었습니다.
    또 특별감찰관법에서 특별감찰관이 대통령 친인척이나 수석비서관 (감찰)업무담당을 하므로 민정수석실에서 업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수인계를 받았습니다.

    ◇ 검사> 제가 묻는 말은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민정수석실의 감찰대상인가를 묻는겁니다?

    ◆ 윤장석> (민정비서관 시절)특수관계 범위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한 적이 없습니다.

    ◇ 검사> 대통령비서실 업무분장에 있는 대통령 주변인사에 최순실씨도 포함되죠?

    ◆ 윤장석> 대통령 이름을 팔아 범법을 저지르면 법에 따라 처벌하라는 것이 지시였고 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집행했습니다.

    ◇ 검사> 제 말은 최순실씨가 대통령 비선실세가 맞냐는 것입니다?

    ◆ 윤장석> 특수 관계인 범위에 대해 모릅니다.

    ◇ 검사> 그러면 대통령 주변에서 대통령 권력을 이용하는 주변인사는 (민정수석실에서)감시하지 않았습니까?

    ◆ 윤장석> 제가 있을때는 사기를 치거나 대통령을 이용하는 인사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제보를 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 검사> 제가 드리는 질문은 증인이 대통령 주변인사에 대한 사전 감시업무나 동향 파악을 하지 않았냐는 말씀입니다?

    ◆ 윤장석> 네, 맞습니다.

    ◇ 검사> 대통령 비서실직제와 업무 분장표에 따르면 대통령 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주변인물의 비위를 막는 것이 민저수석실 임무 아닌가요?

    ◆ 윤장석> 네, 맞습니다.

    ◇검사> 그런데 예방조치나 사전 사후 감찰은 안했습니까?

    ◆ 윤장석> 문제가 되면 공직기강 비서관실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비위가 들어오지 않아 예방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윤 전 비서관의 증언은 박근혜 정부에서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이 제공한 '핵우산' 아래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또 우 전 수석은 대통령비서실 업무분장에 따라 대통령 주변인사에 대한 사전 비위감찰 예방활동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뜬 장님' 행세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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