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굴러온 차에 치여..
- 기어 'D', 사이드 브레이크 잠그지 않아
- 경사진 주차장 경고문, 보조제동장치 의무화
- "사랑한다 말하던 아이 땀냄새 기억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유미 씨 (하준이 엄마)
지난 10월 초 황금연휴의 첫날이었습니다. 4살 하준이네 가족은 모처럼 맞은 연휴를 즐기기 위해 놀이공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하준이는 그 놀이공원의 주차장에서 갑자기 굴러온 차에 치여서 목숨을 잃고 맙니다. 알고 보니 운전자도 없이 변속기의 기어를 드라이브로 한 채 세워놓은 차가 하준이를 덮친 겁니다. 이 아이의 부모님들이 지금 청와대 청원운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어떤 청원운동에 나서게 된 건지 직접 만나보죠. 하준이 엄마 고유미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고유미 씨, 어머니 나와 계세요?
◆ 고유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 한 달 조금 지났네요.
◆ 고유미> 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그 사고 당시에 어머님도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으세요?
◆ 고유미> 일주일 정도는 누워만 있었고 임산부라서 치료는 전혀 못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온 가족이 놀이공원을 찾으셨는데 10월 1일에 놀이공원 들어가기도 전에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고라고요?
◆ 고유미> 저희는 이번 추석에 시아버지 환갑이라서 특별하게 보내려고 창원에서 친정에 먼저 왔었습니다. 큰아이는 조심성이 많아서 제 손을 꼭 잡고 있었고 남편이 트렁크에서 아이들 찍을 카메라를 꺼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한 충격이 뒤에서 덮쳤어요.
◇ 김현정> 주차장에 경사가 좀 있었던 거예요? 거기다가 세워놓은 SUV 커다란 차량이 덮친 거예요, 뒤에서 굴러와서?
◆ 고유미> 소리를 질렀는데 차에는 아무도 없었고 범퍼가 저는 골반 높이였고 아이는 딱 머리 높이였어요.
◇ 김현정> 아이는 그 길로 쓰러졌고 어머님도 쓰러지셨고요?
◆ 고유미> 그래서 119를 불러서 싣고 갔는데 응급차에서 심정지가 한 번 왔었고 도착하니까 남편이 심정지가 다시 오면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병원에서 이야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바로 거의 2차로 심정지가 왔었고 그 길로 아이는 떠났죠.
◇ 김현정> 뭔가 제대로 치료도 한번 손도 못 써보고 그냥. 그 주차장이 경사가 어느 정도나 됐습니까?
◆ 고유미> 경사가 심하지는 않았고 완만한 경사입니다.
◇ 김현정> 어쨌든 주차장인데 차가 굴러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셨겠죠.
◆ 고유미> 네.
◇ 김현정> 경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 주차된 차들일 텐데. 그리고 나서 보니까 파킹으로 해 놓은 게 아니라 그것도 중립도 아니고 드라이브로 해 놓은 차로 차주가 차를 떠난 거였다면서요?
◆ 고유미> 사고 후에 차주를 불러서 문을 열어보니 기어는 D드라이브에 있었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잠그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 김현정> D드라이브에 사이드도 잠기지 않고. 그렇게 해놓고 어디 갔답니까, 차주는?
◆ 고유미> 가족분들하고 매표하러 가셨겠죠?
◇ 김현정> 지금 조사 중에 있죠, 아직도?
◆ 고유미> 지금 조사 중입니다.
◇ 김현정> 유사한 경우들이 과거에도 있었는데 그 경우에 의외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었다면서요?
◆ 고유미> 하준이가 있는 납골당에 우연히 작년에 비슷한 사건이, 용인 어린이집 사건의 피해자인 해인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 김현정> 해인이도 제동장치가 풀려서 미끄러진 SUV에 치여서 숨졌었죠.
◆ 고유미> 1차적인 부분이 그런 부분이 컸었고요. 해인이 부모님을 만나보니까 대부분 과실치사로 집행유예 판결이 났다고 하고 해인이 가해자 분들 집행유예로 판결이 났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케이스가, 다 경우가 다르겠습니다마는 생각보다 처벌 수위는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이다?
◆ 고유미>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현행법에는 주차에 대한 현행법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 건가요?
◆ 고유미> 도로교통법 제49조에 시동을 끄고 제동장치를 철저히 작동한다는 그런 포괄적인 내용 부분만 있고요.
◇ 김현정> 주차할 때는 시동 끄고 제동장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 고유미> 해야 한다는 부분만 있고, 보조제동장치를 포함한 미끄럼방지 조치 의무화에 대한 도로교통법 34조 개정안이 상정이 되어 있습니다. 아직 처리는 안 됐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동장치를 철저히 하라는 규정은 있지만 비탈진 곳이라든지 약간 경사진 곳을 따로 떼어서 더 강조하는 규정은 없는 거군요?
◆ 고유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포괄적인 걸로 다 해석이 된다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이렇게 사고를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걸로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드신 거예요.
◆ 고유미> 지금 한 해에 한두 건도 아니고 지금 비슷한 사고로 사망한 어린이가 둘이나 있고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청원홈페이지 (사진=20일 오전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 김현정> 청와대에 청원을 넣으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넣으셨습니까?
◆ 고유미> 현실적으로 사이드브레이크를 강제 의무화할 수는 없어서요.
◇ 김현정> 왜냐하면 이중주차 같은 경우들이 우리나라에 워낙 많으니까.
◆ 고유미> 그렇습니다. 그래서 경사진 주차장만이라도 경고문을 눈에 띄게 의무설치해서 보조제동장치에 대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청와대 청원을 올렸습니다.
◇ 김현정> 일단 여기는 비탈진 곳이다. 주차시 사이드브레이크 올리십시오라는 경고문이 확실하게 보이는 데 놔달라. 이거 하나하고 그다음에 보조제동장치. 보조제동장치라고 하면 어떤 걸 의미하는 거죠?
◆ 고유미> 34조 개정안에 보이면 고임목을 설치하고 조향장치를 도로 가장자리 방향으로 돌려놓는 등의 미끄럼사고 방지수칙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방향을 우측으로 틀어만 놔도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는 거군요.
◆ 고유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사이드브레이크도 올리고 방향도 틀어놓고 고임목까지 해놓으면 더 좋고. 이런 거예요. 20만 명의 동의, 20만 명이 차야 이게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는 건데 청원 마지막 날이 언제입니까?
◆ 고유미> 청원 마지막 날이 저희 하준이 생일입니다, 12월 5일이요.
◇ 김현정> 12월 5일이 하준이 생일이에요?
◆ 고유미> 네. 제가 청원에 성공할 수 있다면 하준이한테는 제일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 김현정> 하준이 4살이었으면 한창 귀여운 짓 많이 할 때인데.
◆ 고유미> 제 다리에 매달려서 사랑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이 땀냄새도 생각나고. 그래도 지금이 아니면 잊혀지니까요.
◇ 김현정>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어머니, 힘내시고요.
◆ 고유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2월 5일에 제가 결과 전하겠습니다.
◆ 고유미>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하준이법 청원운동을 지금 펼치고 계신 분이세요.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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