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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자유없는 ''자유게시판''에서 떠납니다"

    • 2008-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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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학교 홈피 떠나 활성화

    <사례1> 7월 31일 AM 02:57. 여고생과 사귀는 한 대학생. 며칠 후면 그녀와 사귄지도 벌써 200일이다. ''''혹시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고등학생과 사귀시는 분, 어때요?''''

    Re: ''''뒤치다꺼리 다 해주다보니 대학생에겐 고등학생(인 여자친구)이 여러모로 불편하죠''''

    <사례2> 같은 날 AM 03:24.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고 학교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모니터엔 ''''결제 실패''''란 경고창만 뜰뿐. 학교 카드에 대한 불만을 품고 게시판에 하소연했다. ''''오후 11시부터 8시간째 먹통. 왜 학교카드 결제 안 돼요?''''

    Re: ''''전 결제돼요. 평일엔 자정부터 30분 동안 점검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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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을 맞은 학교 캠퍼스는 한산하지만 ''온라인 캠퍼스''는 24시간 내내 분주히 돌아간다. 각 대학별 정보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대학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학이 없다''

    스누라이프(서울대), 고파스(고려대), 연정공(연세대), 이화이언(이화여대), 홍익인(홍익대), 성대사랑(성균관대) 등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존 학교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자유게시판을 탈피,학생들만의 진정한 소통공간을 만들기 위해 생겨났다.

    ◈ 자유 찾으러 학교 ''''자유''''게시판 떠나… 자발적 커뮤니티 생겨

    지난 99년 문을 연 ''스누라이프''는 현재 7만 여명에 달하는 누적 회원을 거느리며 전국 최대의 대학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6만 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이화이언''은 2001년 개설, 학기 중 동시 접속자가 최대 2,000여명에 달한다.

    ''고파스''는 이들 커뮤니티보다 늦은 2007년 3월에 설립했으나 올해 7월 현재 1만 7,000여명의 학생들이 가입했다. 학생들은 학교게시판을 떠나 고파스에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3월 6,000여건인 고려대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의 게시물은 3,100여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고파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종찬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학교가 운영하다보니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간섭이 심한 편''''이라며 ''''심지어 학교 측이 글을 작성한 학생의 연락처를 알아내 항의전화까지 한 적도 있다''''며 커뮤니티 개설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온라인 캠퍼스''''에는 강의정보, 족보(기출문제), 맛집, 취업정보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있다.

    스누라이프는 강의 정보만을 따로 모아놓은 코너가 족보자료실, 수업묻고답하기 등을 포함해 여섯 개나 된다. 연정공을 이용하는 한 학생은 ''''다른 정보는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족보자료실은 이용하는 편''''이라며 온라인 캠퍼스를 통해 기출문제를 얻는다고 말했다.

    수강정보뿐만 아니다. 이화이언에서는 취업백서 코너를 운영, 학생들에게 실제 직업군의 선배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업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고파스의 ''''생활의 발견'''' 게시판에서는 실생활에 필요한 쿠폰, 알뜰한 데이트 비법 등 각종 정보를 공유한다.

    스누라이프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스누라이프의) 벼룩시장을 통해 교재를 싸게 구입하고, 구인게시판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도 구했다''''며 온라인 캠퍼스의 유용함을 몸소 체험했다고 밝혔다.

    고민상담도 활발하다.

    이화이언의 한 학생은 ''''남자친구와 다퉜는데 먼저 연락해야 되는지 고민돼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연락하지 않고 기다리면 남자친구가 연락하게 된다''''며 기다리라는 의견 등 많은 조언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파스를 하루에 3~4시간 이용한다는 한 학생은 ''''네이버, 다음과 같이 불특정다수로 구성된 포털 서비스보다는 같은 대학구성원이 모인 커뮤니티가 더욱 공감가고 답변 신뢰도도 높다''''며 ''''학생들도 리플을 빨리 달기에 고민거리를 자주 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 ''''온라인 캠퍼스'''' 통해 행동하는 지성… ''폐쇄적'' 비판도

    지난 5월 31일,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받기 위해 이화여대에 방문했다.

    이후 이화이언에서는 수상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자는 공론이 형성됐다. 모금운동을 시작한 지 나흘째, 광고료 1,800만원을 훌쩍 넘은 2,500여 만원이 모금됐다. 그리고 한 일간지 1면에 ''''영부인 수상 철회 요구'''', ''''광우병 쇠고기 반대''''라는 광고를 실었다.

    비슷한 예는 스누라이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모금으로 경향신문에 실은 것. 모금운동을 주도한 동아리연합회측은 ''''열흘 동안 총 1,3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고 스누라이프를 통해 밝혔다.

    이러한 모금운동은 각 온라인 캠퍼스에서 치열한 토론의 성과로 빚어진 것.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사됐다.

    하지만 각 대학교 커뮤니티들이 폐쇄적이라는 비판도 많다. 외부인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증 메일, 휴대폰 인증 등 본교생 확인 절차를 거쳐야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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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이언을 이용하는 한 학생은 ''''일반인이 대학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면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기에 인증절차가 필요한 것은 당연''''이라며 ''''교내 구성원끼리 나누는 이야기가 밖으로 유출되면, 특정학교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가질 수 있어 공개를 꺼린다''''고 말했다.

    실제 타교생이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 접속해 분위기를 흐리거나 자료를 유출한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이화이언은 한달마다 비밀번호를 새로 부여, 본교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인증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 욕설과 음담패설도 … 하지만 제재는 없어

    지난달 29일 고파스, ''''인기 연예인 K씨와의 하룻밤 경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기 연예인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으면 돈을 얼마만큼 지불할 용의가 있냐는 내용의 게시물인 것. 댓글에는 만원부터 천만원까지 다양한 답이 달렸다. 게다가 ''''K씨가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댓글에는 ''''K가 뭐라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예요, 어차피 보지도 못할텐데''''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연세대 커뮤니티인 연정공의 가입자인 한 학생은 ''''게시글 성격이 폭력적인 부분이 많고 댓글도 맥락없이 비난하는 글 일색''''이라며 ''''마초적 분위기와 강의 자료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스누라이프에는 얼마 전 한 학생이 동성애자라고 밝혀 주위에서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이 수업 중 ''''악성 댓글에 관한 발표''''를 위해 조작된 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익명게시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로 일부 커뮤니티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익명게시판을 얼마동안 폐쇄한 커뮤니티도 있다.

    자체 정화운동을 실시하는 커뮤니티가 대부분이지만, 대학생이 썼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게시물들이 상당한 실정. 현재 각 사이트 운영진은 자체 이용약관을 만들어 어긋나는 게시물을 삭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진 측은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제재강도를 높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종찬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생 커뮤니티를 만든 취지가 자유로운 의사소통인 만큼 운영자가 게시판에 간섭하거나 개입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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