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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응원가 "못생긴 고대, 이대·숙대에 차이고"…여혐 논란



교육

    연대 응원가 "못생긴 고대, 이대·숙대에 차이고"…여혐 논란

    최근 새로 공개된 연세대학교 응원가 'Woo'에 여성 비하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연세대 페이스북은 9일 연세대 응원가 노래방을 오픈했다며 2017학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첫 선을 보일 새 응원가 'Woo' 등을 메들리 형태로 공개하며 "연세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는 필수 연세응원가. 영상으로 OT 전에 미리 숙지하고 가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분 18초 분량의 이 응원가는 지난해 2월 10일 연세대 공식 블로그에 '와이온(캐릭터)과 아카라카(응원단)가 새내기 후배게들에게 알려주는 연세대 응원 3탄'이라는 내용으로 응원단 율동과 함께 동영상으로 공개된 바 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자 이제 우리가 너희들을 깐다 / 여기~ 저기~ / 자 이제 우리가 너희들을 깐다 / 여기~ 저기~ / 자 이제 우리가 너희들을 깐다! (조금 더 크게) / 여기~ 저기~ / 고대 못생겼어 일단 못생겼어 / 그냥 못생겼어 고대 쒜이낏 / 고대 못생겼어 아직 못생겼어 / 계속 못생겼어 고대 쒜이낏 / 이대한테 차이고 숙대한테 차이고 /여기저기 차이고 차이고 또 차이고 / WOO WOO WOO WOO / WOO WOO WOO WOO (X2)"

    뒤늦게 논란이 된 것은 '이대한테 차이고 숙대한테 차이고' 부분이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고대 남학생들이 못생겨서 이화여대생과 숙명여대생들에게도 대우를 못받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게시물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고대가 못생겼는데 이대 숙대는 왜 나오는 거지?", "우리학교(를) 왜 괜히 저런 가사에 갖다 붙이나. 속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를 본 한 이화여대생은 "연세 새내기들에게 새로운 연고전 응권가를 소개한답시고 만든 영상이었는데, 눈과 귀를 의심케하는 문제적인 가사의 행진이 이 글을 쓰게 했다"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성차별적 여성혐오와 학벌주의가 결부된 응원가라고 지적한 그는 "'고대 못생겼어'를 훅(Hook) 삼아 만든 이 노래의 여혐 킬링 포인트는 '이대한테 차이고 숙대한테 차이고...'다"라며 "이 노랫말은 이대/숙대를 '대한민국의 어느 명문 남대생의 여자친구' 정도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대/숙대생들은 연고대생들이랑 사귀려고 이 대학에 다니는 게 아니다"며 "근데 왜 여자대학은 항상 '짝짓기' 대상이 되는 것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러한 이유로 "(학벌주의를 기반으로)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연대와 고대가 서로를 놀리면서 노는 건 잘 알겠다. 그런데, 이 놀이의 주체는 언제나 남학생이다. 연대 '공식' 응원가에서 '이대/숙대생에게 차여서 불쌍한 고대생'이라는 노랫말이 나오는 이유도 그러하다. 그 대학의 여성 주체들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연대가 고대를 놀리는데 사용한 방식은 이성애자 남성에게만 국한되는 표현이다. 여성에 대한 구애에 실패한 모습을, 즉 남성성이 박탈되는 모습을 학벌주의와 결부해 희화화한다"고 비판했다.

    "'학벌은 좋지만 이성애적 연애에 실패하는 남성 고대생들'의 실체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건 재미도 감동도 없는 그저 수준 낮은 놀이"라고 규정한 그는 "이대/숙대생 모두를 이성애자 여성으로 국한하는 것이고, 명문대 남학생들의 구애를 기다리는 존재로 상정한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연고대생들이 연고전이라는 대학 문화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들의 즐거움까지 박탈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그 즐거움을 이루는 핵심 요소인 '응원가'에 이런 식의 성차별적/학벌주의적 표현이 들어간다면 몹시 곤란하다"며 "저 노랫을 그세 흥얼거릴 연대생들을 생각하니 소름 돋고 짜증난다. 여혐과 학벌주의의 대환장 콜라보는 그래서 이렇게 무섭다"고 질타했다.

    현재 연세대 페이스북의 이 응원가 동영상 게시물은 조회 2만7천회, 공유 250여회, '좋아요' 등은 반응은 900여명, 댓글은 250여개를 넘었다.

    학교 응원단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문제 제기가 된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해당 곡을 뺄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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