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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자본주의가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신간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경제 시스템에서 개인의 소득 격차는 나날이 증가했다.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자본주의의 기본적 개념인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라는 명제조차 허구로 만들고 말았다. 자본주의 최선진국인 미국조차 ‘아메리칸드림’은 무너졌다. 계층 간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 역시 엄청난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이 경제위기의 원인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점일까? 자본주의의 과잉 때문에 한국 경제와 사회가 위기일까? <한국은 자본주의 사회인가> 저자 최성락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자본주의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저자는 본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점인 재벌그룹 중심의 경제 구조는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화, 확대됐다. 사실 10% 안 되는 회장 집안이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이 상식인 나라가 정상인가? 최순실 청문회에서 보듯 평균 이하의 지적 수준을 보여주는 재벌 3, 4세가 세습하는 대기업의 경영이 합리적일까? 현재의 ‘박근혜-최순실 사태’가 극명하게 보여주듯 정경유착은 더욱 공고하다. 물론 70, 80년대의 정경유착이 정치권력이 주도했다면 지금의 삼성이 보여주듯 자본이 정치권력을 주도하고 있는 점만 달라졌다.

저자는 재벌 중심 체제인 지금의 ‘한국적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로 지적되는 비정규직 문제, 엄청난 자산·소득격차, 청년실업 문제, 세습경영, 위험 수위의 가계부채 문제 등은 자본주의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자본주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2016년, 대한민국의 ‘한국적 자본주의’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 위기가 한국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본주의 원칙대로 하면 된다. 저자에 의하면 재벌 해체와 3, 4세 세습문제는 해결이 사실상 간단하다. 역시 자본주의 원칙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수천억의 손실을 내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던 것은 삼성의 경영권 세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서열 1위 최순실에 대한 로비 때문이지 않았는가.

책 속으로

그런데 한국은 다르다. 취업 여부에 따라 소득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같다. 그런데 한국 소득 불평등의 주된 원인은 직종 간 임금 차이가 아니다. 직종 간 임금 차이보다는 대기업에 다니느냐 중소기업에 다니느냐,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정직원이냐 파견직이냐에 따른 임금 차이가 더 크다. …
한국 사회는 같은 기술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하는데, 자기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 임금 수준이 정해진다.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자기 신분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임금 수준이 정해진다. 이건 자본주의가 아니다.
-166~169p, 「늘어만 가는 노동자 간 임금 격차, 한국은 자본주의일까?」에서

한국에서 재벌을 해체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어렵다지만 사실 한국에서 재벌을 해체하기는 굉장히 쉽다. 그냥 자본주의의 원칙대로만 하면 된다. 정말로 자기 지분에 의해서만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하는 것.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에 의한 회사 경영. 회사의 이익을 중시한 회사 운영. 자본주의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 기본들만 엄격히 지켜도 재벌가의 문제는 다 해결된다.
-264p, 「재벌 경영 체제는 해체돼야 한다.」에서

‘한국적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원칙대로 도입하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를 원칙대로 도입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민주주의를 도입했다고 해서 한국이 아무 문제 없는 천국이 된 것은 아닌 것처럼, 자본주의를 도입한다고 한국 경제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적 민주주의’보다 그냥 민주주의에서 우리는 더 살기 좋아졌고 문제가 해결되었다. 마찬가지로 ‘한국적 자본주의’보다는 그냥 자본주의가 지금 한국 경제보다는 더 나아질 것이다.
-296~297p, 「나가는 글_한국적 자본주의보다 ‘그냥’ 자본주의가 낫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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