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쿠바 국민들이 25일 오후(현지시간)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차분한 분위기에서 추모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9분 카스트로 의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쿠바 수도 아바나의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고, 시민들은 집으로 달려가 한 시대를 풍미한 카스트로 의장의 역사적인 사망 소식을 함께 슬퍼했다.
AP 통신은 상점이 밀집한 아바나 23번가는 쇼핑객들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서핑하는 젊은이들로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 풍경이었다면서도 다만 카스트로 의장의 사망 후 크게 울리던 음악 소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피델은 우리 삶의 일부였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지만, 우리에게 이런 순간이 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통해했다.
한 시민은 "피델은 우리에게 모든 것"이었다면서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혁명을 일으켰고 그 덕분에 가난한 우리는 모든 것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9일간의 애도 기간 음악, 공연과 같은 연예행사를 전면 금지하고 모든 관청에 조기 게양을 지시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아바나 대학 학생 수 백 명이 캠퍼스에 모여 쿠바 깃발을 흔들며 "피델 만세, 라울 만세"를 외쳤다고 소개했다.
한 지도자는 "피델은 죽지 않았다"면서 "국민이 피델이고 내가 피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바 반체제인사들은 카스트로 의장의 별세 후 당장 쿠바 정치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쿠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대표 베르타 솔레르는 EFE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뀐 것은 없다"면서 "좋은 소식은 독재자가 1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쿠바 정부는 28∼29일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기념관에 카스트로 전 의장 추모 공간을 차리고, 29일 아바나 혁명광장에서 공식 장례식을 거행한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유해는 전국을 순회하고, 장례위원회는 화장한 그의 유골을 12월 4일 산티아고 데 쿠바의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